AI·에너지·항만 등 핵심 계열사 수장 교체…3040 실무형 리더 대거 발탁

왼쪽부터 김영한 통영에코파워 대표이사, 김상균 HDC현대PCE 대표이사, 최선영 HDC랩스 대표이사, 이종원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 [사진=HDC그룹]
왼쪽부터 김영한 통영에코파워 대표이사, 김상균 HDC현대PCE 대표이사, 최선영 HDC랩스 대표이사, 이종원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 [사진=HDC그룹]

HDC그룹이 내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조직 전반의 리더십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그룹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향후 10년을 내다본 방향 전환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교체하고 젊은 실무형 리더를 핵심 보직에 배치했다.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변화한 산업 환경 속에서 실제적인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에너지·항만·기술 기반 제조 등 그룹의 미래사업 축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 대표가 대폭 교체됐다.

통영에코파워의 새로운 대표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사업을 총괄해 온 김영한 대표가 선임됐다. 그룹이 추진 중인 발전·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항만 개발과 운영 경험을 쌓아온 이종원 대표가 맡는다. 항만 물류의 경쟁이 강화되는 가운데 운영 효율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과 맞닿아 있다.

또한 HDC현대PCE에는 엔지니어 출신인 김상균 대표가 선임돼 기술 기반 생산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HDC랩스에는 최선영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통영에코파워, HDC랩스, 부산컨테이너터미널, HDC현대PCE 등 네 곳의 CEO가 교체되며 그룹 전반의 방향 전환이 본격화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본부별 전문 리더를 배치하며 조직 안정화를 도모했다. 특히 젊은 임원 발탁 폭이 큰 점이 눈에 띈다.

신규 임원 9명 가운데 5명이 30~40대다. 전체 임원 38명 중 40대 이하 비율은 기존 6명에서 12명으로 늘었고, 80년대생 임원도 16%까지 확대됐다. 기술 조직에서는 여성 임원도 신규로 선임되며 리더층의 다양성을 넓혔다.

건설·에너지·물류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현장 이해도가 높은 실무형 리더를 중심으로 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AI 기반 기술, 에너지 전환, 항만 물류 고도화 등 중장기 전략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분야는 정부 정책 변화와 글로벌 규제로 인해 기업의 대응 속도가 성패를 가르는 영역이 됐다.

업계에서는 HDC그룹의 이번 인사가 단순한 연례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주택·건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각화 작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실행력을 갖춘 인물 배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또한 그룹 내부적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논의되어 온 만큼, 이번 개편이 향후 조직 운영 방식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HDC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미래 대응력을 갖추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에너지·기술·물류 등 비건설 분야의 강화를 예고한 만큼, 내년에는 포트폴리오 확장과 사업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창사 5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대규모 리더십 개편은 그룹이 향후 어떤 방향을 택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업계는 HDC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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