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혁신위 발족 성급…당론 채택할지는 최고위 권한”
정진석 “尹정부에 보탬되는 여당 역할 먼저 고민해야”
이준석 “어차피 기차는 간다…각자 위치서 노력했으면”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1 지방선거 승리 기세를 몰아 당 혁신위원회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등 보폭을 넓히자 국민의힘 내에서 비판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24년 총선 공천을 좌우하는 당대표 직에 관심이 몰려있는 가운데, 내년 6월까지가 임기인 이 대표에 대한 견제와 계파 간 파워게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2일,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3일에는 '정당 대표단' 자격으로 당 의원 5명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
권성동 "혁신위 발족, 성급했다...이준석 우크라이나 방문, 당정협의 필요했다"
'윤핵관'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당이든 어느 조직이든 끊임없이 자기 혁신, 자기 개혁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것이 옳았다고 저는 생각한다. 성급했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정진석 의원과 함께 5선 의원으로 장제원 의원, 윤한홍 의원 등과 함께 ‘친윤’ 인사로 꼽힌다.
그는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혁신위의 구성부터 어떤 인물로 할 것인지 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이템, 어떤 부분을 논의할 것인가를 먼저 정하고 발족하는 게 맞았다"며 "혁신위 출범부터 먼저 발표하고 인적 구성이나 논의 대상, 소위 아이템에 대해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앞뒤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논의 내용이 과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고 당원들의 뜻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나중에 최고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혁신위 결정을 당 의견으로 채택하느냐 마느냐는 최고위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최고위원들이 한 명씩 추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서는 "방문 시기, 형식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와의 연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외교나 안보, 국방 관련 사안에 대해선 긴밀한 당정 협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공천관리 과정에서 李, 제대로 중심 잡았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 대표의 혁신위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정 부의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으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올렸다.
이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 직후 혁신위원회를 띄우고 공천 개혁을 시사한 것을 직격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에 정미경 최고위원이 내정된 것을 두고 '당협쇼핑'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며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 와중에 이준석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차분하게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여론을 전한 뒤 "자기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면서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우크라이나의 자유‧평화 되찾기 위한 노력”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어록 중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는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지난 4월 말 정 의장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등의 예방을 받고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을 공유하며 "부의장님과 함께 저도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응원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했으면 한다"고 응수했다.
앞서 이 대표와 소속 의원들로 꾸려진 대표단은 지난 3일 저녁 우크라이나로 출국해 4일 NGO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피난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5일(현지시간)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 이들은 방문 기간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3일 CBS 라디오에서 당권 재도전에 대한 물음에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저랑 정책적 방향성이나 개혁적 방향성이 일치하는 분들이 나오면 그분들을 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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