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불체포특권 포기 후 기각 시 정치적 승리"
"부결되면 메시지 전달 떨어져, 그럼 총선도 끝"
"'천아용인' 다 당선되면 당원들이 尹 정치적 탄핵한 것"
당원 청원 사이트, 출당·징계 청원 2만5천명 돌파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2.7.15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2/603480_403551_5531.jpg)
[폴리뉴스 서정순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일 "검찰이 원하는 건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며 "이 대표가 정치적 승리를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자신에게 출당 및 징계를 요구하는 청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탈당 생각이 없음을 단호하게 밝혔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불체포 특권을 내려 놓고 체포 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호소했다. 이후 강성지지자들은 박 전 위원장을 비난하며 출당 요구까지 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검찰 조사를 안 받은 게 아닌데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건 분명한 야당 탄압"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의힘과 검찰이 원하는 건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며 이 대표에게 불체포특권 포기를 요구했다.
그는 "지금처럼 계속해서 2차, 3차, 4차, 재차 영장을 치고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둘 다 만신창이를 만들다 결국에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하게 하는 그런 그림으로 이어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이 대표께서 저는 승부수를 던져주셔야 한다. 기각되면 그 시간부로 저는 이 대표가 정치적인 승리를 거둔다고 보고 있다"며 "물증도 없이 계속 수사했는데 어떤 증거가 나온 게 없지 않나. 이런 제1야당 대표를 구속하면 윤석열 정권의 몰락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앞으로 민주당은 방탄 말고는 국민 앞에 보여드렸을 때 입법이고 뭐고 아무리 민생을 얘기할지언정 그게 전달력이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그러면 총선도 끝이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방탄 민주당의 프레임을 계속해서 씌우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탄압받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드리면 국민들이 오히려 나서서 이 대표를 더 지켜주고, 민주당을 지켜주실 거라고 저는 믿고 있다"며 "그랬을 때 민주당과 이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저는 결단하시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강성 지지층들의 당내 출당 청원과 관련해 탈당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진행자가 '출당 권유 내지 징계를 요구한다는 당내 청원에 1만7천명의 동의했다'고 하자 박 전 위원장은 "벌써 그렇게 됐냐"면서 "당내 청원 제도가 어떤 식으로든 자리를 잡은 것은 좋은 일이다.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당원 분들이 투표하신 건 반대 의견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제가 냈던 목소리들에 동의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으셨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 민주당 내 당내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못한 부분이 아무래도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나"라며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에는 그저 공격당하거나 문자폭탄을 받거나 하는 경우가 빚어졌다 보니까 그 부분이 좀 견고해진 상황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20일 민주당 온라인 당원 청원 사이트 '국민응답센터 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의 출당을 요구하는 안건은 게시 나흘 째인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현재 2만 5174명을 넘어섰다.
"尹 대 놓고 김기현 바라는데 천하람 되면 국힘에 엄청난 혼란 올 것"
박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젊은 세력들,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선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만약 '천아용인' 4명이 다 당선이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정말 노골적인 당무 개입, 또 선거개입에 대한 당원들의 경고,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인 탄핵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천하람 후보를 응원한 뒤 천 후보가 '나는 박 전 위원장과 가는 길이 명백히 다르다, 이용하지 마라'고 한 것에 대해선 "기득권을 들이받고, 굴하지 않고, 국민의 삶을 무엇보다 이야기한다는 점을 응원했는데, 대응을 보면서 천 후보의 한계를 확인하게 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좀 안타까운 부분은 이준석의 길이 아닌 천하람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길을 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조금 더 많이 유감이다. 천 후보의 대응을 보면 제가 무슨 픽을 당했기 때문에 어떠한 능력도 자질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앉은 것처럼 표현하시고 그런 시선에, 편협한 시각에 잡혀 계신 것 같더라"며 "조금 더 담대하고 아량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본인에게도 훨씬 득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응수했다.
천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에 더 위기가 찾아 올 것으로 예상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나 대놓고 김기현 후보를 바라고 있는 와중에 천 후보가 되면 당연히 당내 엄청난 혼란이 오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에는 청년들이 개혁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더 열리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며 "위원장에서 내려 오고 당내 많은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다음 총선이나 대선 때는 우리가 함께 세력화 해서 어젠다 싸움으로 이 국면을 바꿔야 된다, 86세대에 우리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합의는 이미 진작에 된 상황이다. 죽자 살자 한번 싸워보자는 그런 합의를 도출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