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정순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이자 국회 사무총장, 청와대 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이 이재명 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에 대해 "단정하기에는 좀 이르다"고 전망하면서 "꽤 많은 의원들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분위기는 (체포동의안) 부결이냐'는 진행자의 말에 이 같이 말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은 검찰과 이 대표 양측 모두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했던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습니까?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아라라고 하는 것 이게 깡패 인식이라고 생각됩니다'라는 발언에 대해선 "저렇게 할 수밖에 없게 검찰이 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에 대해) 꽤 많은 의원들이 고민 중인 것 같더라. 검찰이, 권력이 해도 너무한다는 건 다 동일하다. 저도 검찰이 너무 무도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이 대표가 대표로 나온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대선 이후의 행보에 대해 여전히 저도 비판적이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배 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당 대표까지 한 것은 염치가 없다는 게 유 전 의원 입장이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내려 놓겠다고 했고, 억울하다고 했으면 당당히 나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돌아오면 거취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당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전 의원은 "구속 되면 어떠냐"며 "그 정도 모험도 안 하고 자꾸 거저 먹으려고 그러면 되나. 만약 구속되면 권력이 무모하다고 그럴 거라 플러스가 될 거다. 당 대표 되고 정치적으로 큰 사람이라면 그런 걸 좀 원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억울하면 가결에 목맬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정치인으로서 감동이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에서 지고 인천에 보궐선거 나가고 한 모양들이 어쩐지 좀 꾀죄죄해보인다"며 "정치적으로 더 국민들에게 감동을, 울림을 좀 주는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쉽게 당선될 수 있는 인천이 아닌 험지인 분당으로 출마해서 떨어지는 편이 더 감동을 주고 울림을 주는 행동이었을 거라고 부연했다.

'의원들이 고민중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결일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는 "글쎄 그러겠죠"라며 "워낙 검찰 명분이 약하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아니면 안 나가든지 했어야 된다"며 "쭉 보여지는 모습들이 저래 가지고 내년 총선 제대로 치르겠냐는 걱정들을 한다"고 했다.

그는 향후 해외에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당 내 역할이 주어지면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유 전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철이 덜 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체포동의안 표결 전 설명에서) 한 장관이 지난 번에는 자신 때문에 부결됐다는 얘기들이 많았으니 이번에는 반성하고 좀 점잖아지지 않겠냐"면서 "국회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국무위원이 철이 덜 들었다. 장관한 지도 이제 꽤 됐으니까 앞으로 철이 좀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TV 토론 김기현 보고 실소"...천하람·이준석 돌풍에 "정치 혐오 산물"

유 전 의원은 22일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3차 TV 토론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천하람 당 대표 후보에게 "청년 정치인 그러면 되냐"고 소리치던 장면을 꼽으며 "실소를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김 후보가 황교안 후보에게 자기 문제를 질문하는 천 후보 보고 청년 정치인이 그러면 되냐고 몇 번 야단을 치던데 다 자기들이 가르친거다. 청년은 그러면 안 되고,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래도 된다는 소리냐"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무서울 후보로는 천 후보를 꼽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정치 신인들이 주목받는 상황을 걱정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천 후보가 등판되서 저만큼 흥행이 더 되는 거 아니겠냐"며 "천 후보가 빠졌다고 생각하면 누가 그렇게 관심을 갖겠냐"고 했다.

이어 '누가 당 대표 결선에 올라갈 것 같냐'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남의 당 사정을 잘 알지 못하겠지만"이라면서도 "5선 의원들이 나오고 했는데 천 후보 경력으로 봐서는 사실 컷오프도 통과되는 게 잘못된 거 아니냐. 정치 경력 얼마 안 되는 원외 위원장이 당 대표에 나오는 게 정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 후보, 이 전 대표가 돌풍을 일으키는 상황을 "정치 혐오가 낳은 산물이다. 지난 번 대통령 후보도 다 영선끼리 붙은 거 아니냐"며 "이런 상황이 걱정스럽기는 한데 다 우리의 업보"라고 반성했다.

계속해서 유 전 의원은 "천하람 후보의 이준석 대표 현상도 그게 정상은 아니라고 본다"며 "어쨌든 전부 권력 눈치 보느라고 비실비실하는데 저렇게 당당하게 대통령 권력에 맞서니까 그나마 흥행도 되고 관심도 갖는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하람 후보가 만약에 되면 대선 이 전 대표 때처럼 아마 내년 총선은 민주당이 아주 망한다. 망조가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가장 무서울 사람은 천하람 후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겠냐"며 천 후보를 내부총질러로 보는 '친윤'들이 문제가 있는 거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당 대표 후보에게는 쓴 소리를 했다. '황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신 스틸러'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선거를 3년 전에 그렇게 망가뜨려 놓고 이제 나이도 지공선사, 지하철 공짜로 타는 연세도 되셨는데 뭘 또 하겠다고 꿈틀대는 모습이 좀 애처로워 보인다"며 "그냥 은퇴하고 그만 하지, 미련 자체가 좀 애처로워 보인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김 후보와 황 후보의 단일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결선도 있고 저렇게까지 해놓고 무슨 단일화(를 하겠냐)"고 말했다. 황 후보가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으로 김 후보를 강도 높게 공격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