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360km.. 대통령실 "계룡대 겨냥한 듯"
北 "'대한민국' 군사깡패들 중요 지휘 거점 초토화 위한 훈련"
김정은, 전군지휘 훈련 참관.. 군사 행보 강화
연이은 북 도발에 윤 대통령 '색깔론' 카드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 총참모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30일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군사훈련을 주재하며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꺼내 든 '색깔론' 카드가 보수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30일 오후 11시40~55분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36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군 총참모부(남한의 합동참모본부격)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에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조선인민군은 30일 밤 '대한민국' 군사깡패들의 중요 지휘 거점과 작전비행장들을 초토화해버리는 것을 가상한 전술핵 타격 훈련을 실시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전술핵 운용부대가 해당 군사활동을 진행하였다"며 "미싸일병들은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북동 방향으로 전술탄도미싸일 2발을 발사하였으며 목표 섬 상공의 설정 고도 40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 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하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벌써 14번째 도발이다. 한달에 2번 꼴로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7월 24일에도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사거리 360km.. 대통령실 "계룡대 겨냥한 듯"

대통령실은 미사일 발사 직후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안보실은 이날 오전 0시30분께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해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UFS(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을 2주차 하고 있고,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과 미국 B-1B 전략폭격기 두 대가 와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하다 보니까 북한이 스스로 밝혔듯 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사일이 360~370여km 날아갔는데, 우리 계룡대 정도를 겨냥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고 받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정보 수집 및 분석에 전력을 다하고 관련 정보 국민에게 신속·정확하게 제공 ▲항공기, 선박 등의 안전 확인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비한 태세 확립 등 3가지를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의 거듭된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일련의 행동은 일본과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의 심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역내 정세를 불안정하게 한다며 규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피에르 대변인은 이"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한동안 해왔듯이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응한 전군지휘훈련을 29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ㆍ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응한 전군지휘훈련을 29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전군지휘 훈련 참관 "남반부 전 영토 점령하라"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다. 지난 21일 해군 전대를 찾은데 이어 29일에는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도 방문해 전군지휘 훈련을 지켜봤다. 연이은 군 부대 방문을 통해 한미일을 향한 강경 메시지도 직접 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이 지난 29일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군지휘훈련'에 돌입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의 목표는 '남반부 전 영토 점령'에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훈련은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에 대한 전면전을 가상한 지휘소 훈련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런 형식의 전군지휘 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방문하시고 전군지휘훈련진행정형을 료해하시였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강순남 국방상이 동행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총참모장으로부터 전쟁발생시 시간별, 단계별정황에 따르는 적군과 아군의 예상행동기도에 대한 보고를 받으시고 전군지휘훈련조직정형과 진행실태를 구체적으로 료해하시였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유사시 전선 및 전략예비포병이용계획과 적후전선형성계획, 해외무력개입파탄계획 등 총참모부의 실제적인 작전계획 문건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깡패들의 분주한 군사적움직임과 빈번히 행해지는 확대된 각이한 군사연습들은 놈들의 반공화국침략기도의 여지없는 폭로로 된다고 하시면서 우리가 이에 철저히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시였다"고 전했다.

특히 훈련의 목표에 대해 "원쑤들의 불의적인 무력침공을 격퇴하고 전면적인 반공격으로 이행하여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연이은 북 도발에 윤 대통령 '색깔론' 카드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

이처럼 북한의 대남 적대 행보가 이어지면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꺼내 든 '색깔론' 카드가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시작으로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싸움'을 반복해서 언급하고 있다.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김관용 수석부의장 등 간부위원 61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공산 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 현실에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그 맹종 세력,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의 생존 방식"이라면서 "인접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발전하면 사기적 이념에 입각한 공산 전체주의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보수 지지층도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6월과 8월 실시한 정례여론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에 대한 긍정 여론은 약 38%선에서 답보했으나 보수 지지층의 국정지지율은 상승(65.1%→68.4%)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도 현재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저에 대한 인식도 포함돼 있겠지만 보수에 대한 인식 자체가 지금 굉장히 안 좋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8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 44~45%까지는 나와야 한다"며 "지금 무당층으로 나오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정권심판론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지난 21~22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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