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배후는 일본”
“21세기 대통령 이념 타령은 시대착오”
홍범도 장군 자유시 사건 관여? “비난하려면 역사공부 해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일본은 반성 없는 나라” “물고기는 국경 없어”
“한미일-북중러 접점이 한반도 DMZ” “목숨 내놓고 평화 지켜야”

폴리뉴스(김능구 대표)는 지난 14일 '스페셜 인터뷰'에 시민사회 원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최근 정국과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명예이사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배후는 일본"이라면서 "일본이 미국을 앞세워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폴리뉴스(김능구 대표)는 지난 14일 '스페셜 인터뷰'에 시민사회 원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최근 정국과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명예이사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배후는 일본"이라면서 "일본이 미국을 앞세워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대담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지난 14일 <스페셜 인터뷰>에 시민사회 원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최근 정국과 여러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이사장은 동아일보 기사출신으로 자유언론 활동, 재야 민주화운동, 제14,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원로 정치인이자 시민사회 원로다.

 

[다음은 이부영 명예이사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최근 정국이 여러 면으로 불안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이념에 매이지 않는 사람이다, 진영 대결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도 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극우정당이 집권한 것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보시나.

대통령이 이념을 그렇게 강조하지 않나. 근데 그 이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불분명하고, 지금이 이념에 매달려야 될 시대인가. 중국이나 북한, 베트남, 라오스같이 공산당이 아직 집권하고 있는 나라들도 이념이라는 거는 완전히 증발되거나 풍화돼버린 것 같다.

소련을 아직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로 오인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푸틴 대통령은 공산당 대통령 후보에게 선거로 승리한 사람이다. 푸틴을 공산당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큰 착각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경제 체제가 어떻게 보면 초기 자본주의의, 천민자본주의 같이 빈부 격차가 엄청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21세기에, 대통령이 이념 타령을 하는 건 시대착오다. 그걸 가지고 국민을 좌익 우익으로 가르고 공산당 비공산당으로 가르려고 한다. 글쎄, 저는 불가능한 일을 여기서 또다시, 자기들을 위한 지지자들을 결집하는데 구시대적인 이념 지형으로 나누고 있다 이렇게 생각한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보수층에서도 지지층 결집이 아니라 오히려 이탈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이 메시지를 던지고 움직이면 다 가세하는데 이념 전쟁 부분에서는 거의 동참을 안 하고 있다. 본인들도 알고 있는 거다.

우리가 지난 시대에 좀 들었던 얘기들, 공산전체주의 세력, 도대체 누구를 지칭하는 건가.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산주의는 이미 좀 생소하고 낡은 게 됐다. 미국이든지 중국, 다른 나라들도 실용주의외교 노선을 걸으면서 자기 나라, 자기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면 이념이 좀 다른 사람(나라)들하고도 손잡고 공장도 같이 세우고 투자도 한다. 절대적인 반공주의를 내세우는 게 우리 국가나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더욱 이상한 건 친일 색채를 띤 ‘뉴라이트’라는 걸 내세운다. 뉴라이트는 이명박 정권 때 앞세웠던 것 같은데, 우리 국민들 DNA, 뼛속 깊이 잠재돼있는 것이 친일에 대한 아주 본능적인 거부다. 그런데 자꾸 그쪽으로 간다.

최근에 독립운동 영웅 같은 분(홍범도 장군)을 이념적인 이유 때문에 육사에 있던 동상을 딴 데로 옮겨 어디에 처박아 놓으려는 것. 저런 사람이 앞으로 나라를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가 이런 데에 대한 불안감? 조금 심하게 (말)하면 만정이 떨어지는 거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9월14일 폴리뉴스와의 '스페셜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배후는 일본"이라며 "일본이 미국을 앞세워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은 9월14일 폴리뉴스와의 '스페셜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배후는 일본"이라며 "일본이 미국을 앞세워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어제 51개 역사단체에서 일제히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런데 뉴라이트들은 독립운동을 부정하고 임시 정부를 부정한다. 도대체 누가 윤 대통령한테 그런걸 주입시켰나. 주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전에는 안 그랬으니까.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어느 이념에 제대로 정착돼 있는 것 같지 않다. 말이 전부 앞뒤가 다르다. 누가 그러더라.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부정하는 건 오히려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를 더 돋보이게 해서 나라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자기 부정하는 거다. 이런 비판도 있더라.

1937년 6월에 있었던 김일성의 보천보 습격 사건. 그건 몇십 명이 와서 경찰관 몇 명 살해하고 불 지르고 도망간 사건이다. 이런 소규모 항일, 그것도 의미 있는 투쟁이지만 청산리, 봉오동 전투는 전쟁이다. 북에서는 오히려 보천보 이런 거는 역사적으로 좀 과장한 반면에 봉오동, 청산리 전투는 별로 다루지 않았다. 그런 역사적 과오를 오히려 우리 안에서 저지르는 게 누군가. 요새 자꾸 그런 말을 써서 전 그 말 쓰기 싫은데, ‘이적 행위’ 비슷한 거다.

그리고 홍범도 장군이 1920년대 소련 자유시 사건에 관여했다고 비난한다. 이런 것도 역사 공부 좀 해본 사람은 (안다). 당시 소련도 사회주의 혁명으로 겨우 나라가 자리를 잡으려고 할 때였다. 내부에서 레닌 정권을 반대하는 많은 무장 세력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는 만주가 점점 일본 세력이 커지면서 소련(연해주 쪽)에서 독립군들이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소련도 자기네 국내 치안이 불안한데 외국 사람들이 와서 무장하고, 그 안에서 활동한다고 그러면 어떻게 그걸 받아들이겠나. 총을 무장해제하고 필요할 땐 다시 찾아가라. 근데 그걸 거부하니까 소련 내부 치안을 담당하는 쪽에서는 ‘복종해라, 무기 맡겨놨다가 필요할 때 다시 찾아가서 또 항쟁할 때 써라’ 이랬는데, 의사소통이 안 돼서 그랬는지 참변이 일어났다. 그런 거를 홍범도 장군한테 뒤집어씌운다.

역사 공부 좀 제대로 하면서 이런 문제도 봐야지, 그냥 자기들 바라보는 시각에서 조금 어긋나면 무조건 다 가지치기하듯이 쳐내서 우리 역사를 그야말로 보잘 것 없고 볼품 없는 걸로 만들어버리는 이런 짓은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사장님께서는 동북아평화연대 고문이시다. 동북아평화연대가 상당히 역사적 의미를 가지면서 진행됐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나.

동북아평화연대 대표를 하면서 연해주 우수리스크라는 데에 고려인문화센터를 (세웠다).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 이런 분들의 도움을 받고 김지하 시인도 같이 참여해서 10년 가까이 걸려서 그 센터를 세워 놨다. 다 아시겠지만 소련이라는 나라는 국토가 커서 58개 민족인가 사는데, 이 민족들 가운데 자기 고유 문화센터를 가진 민족은 아마 몇 안 되는 것 같다. 그중에 우리 고려인들이 우수리스크에 그런 문화센터를 가졌다.

우수리스크는 독재자인 스탈린이 일본이 소련을 배후에서 침공할 우려 때문에_유럽 쪽에서는 히틀러의 침공을 받을 입장이었다_동·서 양쪽에서 침공을 받으면 소련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만주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에게 소련이 대단히 큰 공포를 느꼈다. 그래서 비밀 불가침 협상을 해서 조선인들이 독립운동하는 것을 안 하게 하도록 일제와 밀약을 했다. 1937년 우수리스크 근처 라즈돌니노예역이라는 작은 역이 있는데, 거기서 우리 고려인 동포 18만 명을 강제이주시켰다. 그때 홍범도 장군도 카자흐스탄으로 쫓겨간 거다. 우리 민족이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한테도 중간에 껴서 그렇게 피해를 당하고 살았다.

이제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이런 나라에 흩어져 있던 동포들이 일부 연해주로 돌아오고 있다. 그분들이 어떻게 연해주에 다시 정착하도록 할 것인가, 도울 수 있는 고민을 하고. 또 우리가 분단된 지 60~70년 이렇게 되니까 연해주나 만주 그런 쪽에서 있었던 독립운동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됐다. 그래서 이제 우리 역사나 문화에 대한 것을 제대로 정리를 해보자는 뜻에서 동북아평화연대라는 걸로 운동하던 친구들이 좀 가서 돕고 그랬다.

그런데 요새 홍범도 장군 문제 같은 게 다시 생기는 걸 보면 정말 마음이 안 좋다. 어쩌자고 우리가 이렇게 반도에 분단이 돼서 찌그러져 있는 것도 모자라서 여기 안에서도 연해주나 만주 쪽에서 독립운동하던 분들에 대해서 그렇게 잘못된 인식, 일본인이 보는 인식을 가지고 이걸 탄압하나. 뉴라이트 인식이라는 게 그런 거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지난 14일 '스페셜 인터뷰'에 시민사회 원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최근 정국과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지난 14일 '스페셜 인터뷰'에 시민사회 원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최근 정국과 현안에 대해 고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도 1차 방류를 종료하고 곧 2차 방류를 시작한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적이라는 것만 내세우고 국가 차원에서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있는 형편 아닌가.

제가 말을 잘못 들었길 바랐다.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나. 거기서 일본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하는 걸 양해하도록 합의한 거다. 내년 선거 때 가까우면 우리 국민 민심이 확 뒤집힐 거니까 될 수 있으면 일찍 (방류)해달라고 한국 쪽에서 일본에 요청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게 오늘내일 며칠 방류하고 마는 게 아니라 앞으로 30년 동안 계속 버리는 거다. 버리고 난 다음 금방 태평양 쪽에 가서 물을 떠가지고 (검사)하니까 오염된 게 별로 안 나왔다. 지금 안 나온 걸 가지고 괜찮다고 하는 건가? 30년 뒤에는 어떡할 건가. 그리고 그 물이 돌아서 동해나 남해로 오려면 3년이 걸리니 그러는데 태평양에 사는 물고기들은 우리 제주도 근해나 동해, 서해로 왔다 갔다 하면서 산다. 물고기는 노박 붙어서 사는 게 아니고 먹이 따라, 수온 따라서 왔다 갔다 하는 거다. 그런데 오염되려면 몇 년이 걸릴 테니까 먹어도 된다? 지상에 사는 사람의 눈으로만 본다. 물속에는 국경이 없다. 물고기들은 자기가 살 만한 데 옮겨가면서 산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버린 걸 그렇게 합리화시켜주려고 애쓸 건 없지 않나. 잘못된 건 잘못된 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그냥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라는 건 국경 없이 다 통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30여 년에 걸쳐서, 그 뒤에 여러 가지 오염수들이 일본에서 또 나올 거다. 그걸 태평양에다 자기 뒷간에 오물 풀어놓듯이 계속 한단 말이다.

일본은 사실 히로시마·나가사키에 인류 최초로 핵폭탄을 맞았다는 것 때문에 제일 먼저 원자력 폭탄의 피해자가 돼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좀 이렇게 덜어주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 자기들이 나서서 바다에다 오염수를 풀어놓고, 그것도 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합리화하고, 계속 그렇게 풀어놓는단 말이다. 돈이 조금 더 들긴 하지만 그러지 않고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지금 제시가 됐지 않나.

결국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끝난 다음에 위안부 문제라든지, 또 강제징용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안 한다든지, 731부대 등 일본이 전쟁 범죄에 대해서 하나도 제대로 반성하거나 받아들인 적이 없다. 이런 일본이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들에게 위해를 끼치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앞으로 30여 년 계속 내버리면서도 ‘해가 없다’ 이러는 거다.

이거는 2차 세계대전 때 자기들이 저지른 식민지배나 인권을 짓밟았던 것에 대해서 사죄하는 거하고 연결된다. 일본은 잘못을 가장 많이 저질렀으면서도 안 저지르고 사는 나라인 것처럼 (하는) 그런 나라다. 우리가 일본한테 유감이 많은 민족이기도 하지만, 일본이 전 세계에 대해서 해코지를 하면서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섬나라 사는 사람들 본성 비슷한 건데 아주 좁게 보고 좁게 행동한다.

-환경 문제, 오염 문제 이런 부분에서 유럽이라든지 이런 나라에서 아주 철저하지 않나. 그런데 지구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인데 IAEA 보고서라고 해서 과학적으로 이상 없다는 부분을 미국도 그렇고 지금 다들 묵인하는 것이 상당히 좀 의아스럽다.

IAEA는 미국이 중심이 돼서 만든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그대로 반영된 기구다. 이름만 국제원자력기구 이렇게 만들어 놨지 자기들이 잘못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데 앞장서주는 강대국들을 위한 기구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일본이나 미국의 이해관계, 혹은 프랑스, 영국의 이해관계_프랑스 같은 나라는 태평양 한가운데서 핵실험을 했지 않나. 영국도 마찬가지고_그거 다 합리화시켰다. 그러니까 강대국들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 특히 미국과 관련된 건. IAEA 같은 국제기구 너무 믿을게 안 된다.

ICJ 국제사법재판소라는 데가 있다. 지금 푸틴을 전쟁 범죄자라고 기소해 놨다. 그래서 이번에 남아공에서 15차 브릭스 정상회의 했는데 거기 푸틴이 못 갔다. 왜냐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ICJ 체포영장을 받아들인 나라다. 거기 가면 체포가 된다. 그래서 영상으로 참석하고 안 갔다. ICJ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데, 전부 미국 프랑스 영국 이런 나라들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9월 14일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스페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9월 14일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을 모시고 스페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홍근 기자]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사실상의 군사동맹이 성사됐다고 하는데 오히려 지금 안보 면에서는 더 불안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불안한 정도가 아니다. ‘한미일 준군사동맹’이라 표현하고, 그걸 강화시켜서 북핵을 저지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상호안보협의체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오히려 한국 미국 일본이 뭉치니까 북쪽에서는 북한 러시아 중국이 또 한 덩어리가 됐다.

그런데 한미일, 북중러가 안보 공동체로 부딪히는 접점이 한반도 DMZ다. 그 에너지가 모여서 자칫 잘못하면 한반도에서 큰 액을 갖게 생긴 거다. 생각해 보시라. 우리가 가깝게 생각하는 임진왜란, 그게 중국 명나라하고 일본의 전쟁 아닌가. 국제 전쟁이었다. 그리고 청일전쟁은 청나라하고 일본, 러일전쟁은 러시아하고 일본하고 싸움 아닌가. 그게 다 한반도 안에서 벌어졌고, 최근 한국전쟁도 싸움은 우리가 했는데 어떻게 보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배후에서 그 들끼리의 전쟁이었다.

이 동아시아에서 어떤 이유가 됐건 전쟁이 일어날 때 강대국들이 자기들은 피해를 안 당하고, 자기 국토로는 전쟁이 안 번지면서 한반도에만 이렇게 국한시켜서 분쟁이 지속되도록 해 여기 사는 사람들만 남북이 모두 피해를 당했다. 저는 특히 남쪽에 민주화운동을 했거나 평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목숨을 내놓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미일 군사협의체 보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서 그게 만들어졌다. 들어보셨겠지만 미국의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라는 게 있었다. 2000년대 초부터 지금 다섯 차례인가 발표가 됐는데, 리처드 아미티지라고 국무부 부장관 했던 사람이고 조셉 나이는 하버드대학 교수하면서 미 국방차관 했던 사람이다. 민주-공화 양당을 대표하는 전략통이다. 그 사람들 이름으로 발표되는 게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이고, 거기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게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일본 돈, 일본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로 미국 각 연구소에 있는 일본통 연구자들로 만들어진 게 인도태평양전략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인 것 같은데 일본 돈으로 일본 두뇌들을 움직여서 만들어진 거다. 외피는 인도태평양 전체에 미국의 군사력을 동원해서 중국을 막아내고 여러 가지 경제동맹 같은 것도 보호하는 걸로 그렇게 돼 있지만, 내부는 일본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고 있다.

그전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서 점령을 하려다 미국한테 반격을 당해서 원자탄까지 맞고 패전했는데, 지금 미국의 힘을 빌려서 일본이 새롭게 대동아공영권으로 만들고 있는 거다. 일본은 머지않아서 미국이 퇴조할 거를 잘 안다. 미국의 힘, 군사력을 빌어서 지금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나 중동까지 뻗어나가면서 일본의 이해관계를 만들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보인다.

지금 미국은 뭐냐 하면 한반도는 앞으로 일본이 관리하라는 거다. 그것이 이번 한미일 군사동맹의 핵심 부분이다. 미국과 일본의 하위 체계로 한국이 들어가는 거다. 이때까지는 한미, 미일 이렇게 일본은 안 끼었었다. 그런데 이제 중간 관리를 일본이 하고, 미국은 더 넓은 부분에서 한다는 거다. 머지않아 일본 군대가 한반도에 상륙하고, 일본 한국 미국 해군이 이제 동해가 없어졌으니까 일본해에서 독도에 상륙할 거다.

-동해가 없어졌다는 소리는 뭔가.

한미일 정상회담 직전에 미 국방성에서 전쟁 지도에 일본해로 통일을 해버렸다. 동해는 없어졌다. 이제 독도가 동해안에 있던 독도가 아니고 일본해 속에 있는 독도이고, 그 앞은 미 해군, 일본 해군, 한국 해군이 다 함께.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데 윤석열 정권은 지금 계속 그걸 쫓아가라고 국민들에게 강요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독도 분쟁이 미국이 편드는 속에서 한국은 공동 소유 이런 식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거다. 국내 신문엔 이런 거 보도 안 된다.

-지금 보니까 일본이 만드는 ‘제2의 태평양 전쟁’이다.

미국을 앞세워 대동아공영권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는 거다. 아마 곧 미국은 자기들 스스로 그것을 뒷받침할 경제력이 안 되기 때문에 퇴조할 수밖에 없고, 일본은 이제 군사대국화를 하면서 자기들이 착실하게 메꿔 나가겠다는 건데, 일본이 얼마나 그런 능력이 있을지 두고 봐야겠다. 야무진 꿈이긴 한데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김정은-푸틴 정상회담을 보면 유엔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거 아닌가 싶고, 북이 그동안 염원하던 위성 발사 기술 이런 부분을 갖추게 되면 또 다른 차원이 이루어지지 않겠나.

바로 그 말씀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만듦으로써 북한이 고립됐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준 거다. 그건 윤석열 자신의 책임이다. 북한은 한미일 군사동맹 때문에 자기들이 위협을 받는다고 그러고, 중국이나 러시아도 이해관계가 일치하니까 북중러가 함께 동맹 비슷하게(아직 그 사람들은 동맹이라고까지 얘기를 안 하고 있지만).

그리고 자연스럽게 북한이 겪고 있던 유엔 안보리 제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하면서 북한도 러시아를 지원할 충분한 이유가 생긴 거다. ‘넌 하면서 왜 우리는 못하게 해’ ‘왜 유엔이 윤석열은 제재 안 해?’ 이렇게 될 거 아닌가. 러시아한테 그런 제안을 하고, 러시아는 그걸 받아들이고. 그거 보면 김정은 위원장도 굉장히 기민하다.

마침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라는 게 개최되니까 김정은은 유럽까지 날아갈 필요 없이 바로 기차 타고 연해주 건너가서 거기서 푸틴하고 정상회담을 할 수 있게 시간도 착착 맞아 들어갔다.

이번에 푸틴-김정은 정상회담을 한 곳이 보스토니치인가? 거기가 보스토크라고 유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굉장히 중요한 기지이다. 그 근처에 수호이라고 소련의 아주 유명한 비행기 제작공장이 있다. 거기 다 몰려 있다. 이건 북한이 필요한 위성 정보다. 위성에 장착할, 대기권 진입할 때 필요한 기술이라든지 지난 몇십 년 동안 북한이 군사제재를 받으면서 항공기를 제대로 들여오질 못했다. ‘미그29’라는 게 가지고 있는 제일 주력 전투기인데 그게 1980년대에 만들어진 거다. 공군력이 형편없이 약하다. 북한은 그런 것도 두려운 거다.

일본이 뒤에서 부추겨가지고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전략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려다 보니까 북중러를 결속시키고, 북에 대한 제재가 아무것도 없어져 버렸다. 바이든, 기시다, 윤석열이 북에게 날개를 달아준 거다. 자기들이 먼저 한미일 군사동맹을 만들어서 비난할 명분도 없다.

-미 군사 분석가에 따르면 이제 미국이 큰일 났다. 북이 대기권을 뚫는 기술이 계속적으로 난항을 겪었는데 그게 해결되면 미국으로 북의 핵무기 발사가 지금 현실화될 위험에 처했다는 이런 분석이다.

그 문제는 오늘이냐 내일이냐 이런 거였다. 북한이 미국까지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이미 쏘아 올렸다. 고각도로 쏘아 올려서 높이가 5천km, 6천km 올라가서 떨어지는 건 900km 정도인데, 이걸 따져보면 45도나 이런 식으로 저각도로 쏘면…. 탄두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그 안에 있는 핵무기가 타버리지 않도록 감싸는게 기술이고 특수 금속으로 그걸 만들어야 되는데, 아마 지금까지 고각도로 쏴서 길지 않은 거리까지 가도록 만들면서도 몇 차례 훈련을 했을 거다.

고각도로 쏴서 들어올 때도 대기권 진입할 때 굉장히 고열을 견뎌야 된다. 북한이 상당 정도 그것을 이미 만들었을 거다. 몇 차례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완벽하게 하는 기술은 아마 소련(러시아)에서부터 받게 될 거다. 인공위성은 지구 둘레를 도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이 다 갖춰져야 된다. 이때까지 소련이 북한에게 그런 기술까지는 넘기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번에 이제 그걸 한다는 거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도 큰일 났다.

*이부영 이사장은 1942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유신 체제에 맞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다가 1975년 해직되었다. 이후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7년간 복역 후 재야 민주화운동을 주도하였다. 제14대(민주당), 제15대(통합민주당), 제16대(한나라당) 총선에서 당선되며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3년 김부겸 등과 독수리5형제라 불리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민주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하였으며, 2012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한일협정재협상국민행동 상임대표, 동북아평화연대 고문 등을 맡아 시민사회 원로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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