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즘 이강인 선수가 장안의 화제다. 그를 포함해 정우영 선수 등 새롭게 국가대표팀에 편입되기 시작한 축구 신인들을 축구계에서는 황금세대라 부른다. 대한축구협회가 2014년 시작한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으로 키워진 선수들이다.

과거 우리 축구는 기술보다는 정신력에 의존했다. 전형적인 후진국 축구다. 골든세대들은 확실히 다른 축구를 선보인다. 정밀하고 유려하며 통쾌하다. 우격다짐으로 억지로 밀어 넣는 골은 보기 힘들다.

문화계에서 골든세대들이 맹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뉴진스 그리고 임윤찬 등. 마치 우후죽순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인물이나 그룹이 출현 중이다.

경제계에서도 스타트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는 우리 스타트업 116곳이 대거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이들이 앞으로 경제계의 골든세대를 형성할 것이다.

눈을 돌려 정치계를 바라보면 우울하다. 진즉에 이뤄졌어야 할 세대교체는 더디기만 하고, 여전히 구태의연한 계파 정치에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 조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속에 개혁신당이 최근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불과 24일 만에 온라인 당원 5만5천여 명을 모아 창당을 하는데 성공한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창당대회 기자회견에서 창당 비용도 기존 정당과 비교할 때 10분 1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창당 과정에서부터 과거에 보지 못한 저비용 정치를 실현한 것이다.

개혁신당은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일련의 도발적인 정책 공약도 발표해 국민적 관심을 유발했다. 이 또한 과거에 보지 못한 광경이다. 개혁신당이 정책 공약을 발표하자 이미 신당을 만든 정당도 심지어 두 거대 정당도 서둘러 정책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비용 조직선거를 저비용 정책선거로 바꾸려고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정치권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번 총선은 과거에 보지 못한 정책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개혁신당은 창당 과정에서 보여준 새로운 모습만으로도 이미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몸으로 때우는 정치가 아니라 기술로 선도해나가는 정치다. 이것만으로도 정치사에 큰 기여를 했다고 봐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정치계의 황금세대가 될 수 있을까? 창당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 평가할 때,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정책 역량 면에서 그러하다.

이제까지 이 대표는 정치적 논쟁을 잘 벌이는 인물로만 알려졌다. 이 정도에만 그친다면 그는 정치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련의 정책 발표로 과거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면모가 드러나는 중이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내건 정책 공약의 배경부터 세부 내용까지 잘 파악하고 있다. 당연히 기자들의 질문에도 막힘이 없이 설명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사실 이것은 모든 정치인이 갖춰야 할 기본역량이다.

영국의 총리는 매주 의회에 출석해 의원들과 난상토론을 벌인다. 미국의 대통령은 수시로 기자실을 찾아 현안을 설명하고 즉문즉답에 응한다. 우리는 이제 그런 정치인, 그런 지도자를 가질 때가 되었다.

이준석 대표가 한국 정치사에 골든세대 1세대로 기록되길 바란다. 아울러 제2, 제3의 이준석이 등장해 개인이 아닌 한 세대의 힘으로 한국 정치의 황금시대, 골든 에이지를 이끌어주길 희망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정치학박사
명지대 연구교수
정치경영컨설팅(주) 대표
전 국회연구관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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