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군절서 "韓, 가장 위해로운 제1적대국" "흡수통일 꿈꾸는 한국 괴뢰들"
미사일 시험 발사 이어 신형 240㎜ 방사포 개발 성공.. 군사력 강화 집중
러 "북한 압박 지속시 핵실험도 가능".. 한·미 정보당국 "전쟁 임박 징후 없어"
국민 91% "北 비핵화 불가능".. 61%, 한반도 유사시 美 핵우산 불신
![북한 신형 조종방사포탄 개발, 사격시험 진행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4779_438203_4220.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의 대남 강경 무력행사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건군절 행사에서 "한국은 제1의 적대 국가, 불변의 주적"이라고 재차 강조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 포탄을 개발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같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러시아는 "한반도의 직접 군사 충돌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한반도 위기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정은, 건군절서 "韓, 가장 위해로운 제1적대국" "흡수통일 꿈꾸는 한국 괴뢰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조선인민군 창건일인 지난 8일 건군절 오후에 국방성을 축하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협상이 아닌 힘으로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성에서 연설하며 "한국 괴뢰 족속들을 우리의 전정에 가장 위해로운 제1의 적대 국가,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유사시 그것들의 영토를 점령, 평정하는 것을 국시로 결정한 것은 우리 국가의 영원한 안전과 장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천만 지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써 우리는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화국 정권의 붕괴를 꾀하고 흡수통일을 꿈꾸는 한국 괴뢰들과의 형식상의 대화나 협력 따위에 힘써야 했던 비현실적인 질곡을 주동적으로 털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평화는 구걸하거나 협상으로 맞바꾸어 챙겨가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의 국경선 앞에는 전쟁열에 들떠 광증을 부리는 돌연변이들이 정권을 쥐고 총부리를 내대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은 사전에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자. 항상 임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적들이 감히 우리 국가에 대고 무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역사를 갈아치울 용단을 내리고 우리 수중의 모든 초강력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적들을 끝내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건군절 76주년을 기념하는 경축 연회도 열었고 주애도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방상 강순남, 인민군 총정치국장 정경택, 총참모장 리영길과 대연합부대(군단급 부대)장 등 군 주요 지휘관들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인 조용원·리일환·박정천·조춘룡·전현철·박태성 등이 함께했다.
미사일 시험 발사 이어 신형 240㎜ 방사포 개발 성공.. 군사력 강화 집중
북한은 강경 발언에 그치지 않고 대남 도발을 지속하며 군사력 강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여러 발을 발사한데 이어 열흘 새 4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최근에는 조종(유도) 방사포탄과 탄도 조종 체계를 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국방과학원이 11일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우월성을 검증했다"며 "240㎜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체계 개발은 우리 군대 방사포 역량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고 주장했다.
국방과학원은 "이 같은 기술적 급진에 따라 240㎜ 방사포의 전략적 가치와 효용성이 재평가되게 될 것이며 전투마당에서 240㎜ 방사포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북한의 방사포는 122·240·300㎜ 등이 있으며, 240㎜는 흔히 '서울 불바다' 위협이 제기될 때 거론되는 장사정포에도 해당한다. 북한이 240㎜ 방사포탄의 유도화를 추진한 것은 서울·수도권의 표적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도 기능이 없는 북한의 기존 240㎜ 방사포탄의 유효사거리는 40km, 최대사거리는 60㎞로 추정되는데, 신형 240㎜ 방사포탄은 유효사거리는 70km 이상, 최대사거리는 100km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240㎜ 방사포탄에 GPS 조종날개를 장착해 유도 로켓처럼 발사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유효사거리가 늘어난다"며 "유도 기능이 없으면 바람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표적을 빗나갈 수 있는데 유도 기능이 있으면 정확하게 표적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방사포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신형 240㎜ 방사포탄 개발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라는 평가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두 차례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생산능력 제고를 주문했다.
그는 특히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122㎜와 240㎜ 방사포탄의 조종화(유도화)를 실현한 것은 현대전 준비에서 중대한 변화"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의 이와 같은 적극적인 방사포탄 개발은 러시아 무기 지원이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에 양국 간 호환이 가능한 122㎜ 방사포탄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40㎜ 포탄 개발도 러시아 수출을 위해서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건군절 맞아 딸 주애와 국방성 방문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2/634779_438204_4321.jpg)
러 "북한 압박 지속시 핵실험도 가능".. 한·미 정보당국 "전쟁 임박 징후 없어"
김 위원장의 최근 강경 발언과 군사 도발이 잇따르며 한반도 위기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는 남북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무부 제1 아주국장은 이에 대해 "한반도의 직접 군사 충돌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젤로홉체프 국장은 1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서해상 포 사격이 한반도 교전의 전조에 해당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진지하게 무력 충돌을 준비하는 것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한은 안보를 지키고 국방을 강화하며 주권을 지키기 위해 합리적 조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을 겨냥한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위험한 군사 조치를 한 것이 원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는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 놓았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진행할지는 한반도의 군사적·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핵잠수함이 한국 항구에 입항하고 미 공군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등 다른 도박이 계속된다면 북한 지도부는 국방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핵실험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위협하는 것과는 달리 전면전을 할 능력과 의도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최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전면적인 전쟁 준비나 태세를 갖추고 있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및 탄도미사일 등 상당량의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춰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 자문은 2일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일러 자문은 "물론 북한이 어느 정도 전쟁을 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지표는 전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일러 자문은 "북한 정권의 대화 거부 및 무력 증강, 선제 타격 가능성 위협 등은 또다시 '북한이 (전쟁을) 준비 중인가'라는 질문을 야기한다"고 말하면서도 "해당 문제를 지난 40년간 고민해온 사람으로서 대답은 일부 약점에도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91% "北 비핵화 불가능".. 61%, 한반도 유사시 美 핵우산 불신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인식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종현학술원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제2차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15일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0% 포인트다.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이 91.0%에 달했다. 지난해의 77.6%보다 13.4%나 높아졌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미사일(MIRV)로 이어지는 미사일 기술 개발의 고도화를 통해 미국 본토를 공격 가능한 상황에서 한반도 유사 시에 미국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60.8%)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의 48.7%보다 12.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 공동선언을 통한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로 북한의 핵 위협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63.4%나 됐다.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자의 71.9%가 '북한의 핵 위기 해결을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한 점을 볼 때,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은 절감하나 북한의 핵 위협을 해소할 정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추론된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는 '한국의 핵 잠재력 강화'를 꼽은 비율이 20.6%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와 유사한 한미의 핵 공유'(20.4%), '한국형 3축 체계 강화'(18.7%), '한반도 미국 전술 핵무기 재배치'(16.2%), '항공모함 등 미국 핵 전략자산 상시 순환 배치'(15.4%), '북핵 공격 대비 한미연합 훈련 강화'(8.8%) 등의 순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2.8%로 지난해의 76.6%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그 이유로는 '북한의 고도화된 핵무력을 통한 대남 군사도발 대비'(4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북한 핵무기 사용 시 미국의 대남 핵우산 제공 등 충분한 군사력 행사에 대한 불안'은 37.1%, '중·러 및 주변국의 잠재적 핵위협에 대응하는 자위권 강화'는 22.9%로 나타났다.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은 84.3%로 지난해(72.4%)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