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민의힘, 대전환으로 틀 깨야”…총선 책임론엔 선 그어

국민의힘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국민의힘 상임고문단(회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20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전당대회 룰 개정에 여론조사 반영을 포함시킬 것과 총선 백서 집필 시점을 전당대회 뒤로 미루는 ‘선(先)전대 후(後)백서’를 주문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108명의 당선자를 내는데 그친 국민의힘은 황우여 비대위원장을 추대해 당을 정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전당대회에 여론조사를 활용한 민심을 반영할지와, 총선 패인을 진단할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의 역할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의화 “국민의힘, 대전환으로 틀 깨야”…총선 책임론엔 선 그어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을 갖고 "국민의힘이 약간의 틀을 바꾸는 정도가 아니고, 국민이 정말 바뀌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대전환을 해서 틀을 깨주길 바란다"고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장은 "국민의힘 총선 참패는 대변혁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영속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의정 대란을 보면 나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심상치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방치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며 "하루빨리 정통성 있는 지도부가 구성돼서 다 함께 지혜를 모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에 당원투표를 반영하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당원투표) 100%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대체로 당심과 민심을 적절히 배분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게 시대 흐름이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신영균 상임고문은 "민심 때문에 우리가 (4·10 총선에서) 떨어진 것 아닌가.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습해서 곧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총선 백서에 대해선 전당대회로 지도부를 구성한 후 작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재출마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상임고문은 "총선 백서는 발행해야 한다"며 "시기적으로 전당대회를 넘긴 뒤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여러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선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총선 백서가 특정인에 책임을 씌우는 것이 아니냐는데 대해선 "총선 백서는 특정인의 책임을 묻는 식이 아니라 상임고문을 포함한 모두의 책임“이라며 ”윤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이 책임지라고 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상임고문단은) 그동안 우리 정치사에 획을 긋고 누구보다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어른들“이라며 ”많이 가르쳐 주고 당의 방향도 가르쳐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새로 시작하게 된 22대 국회 구성이나 정국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며 "(상임고문단이) 걱정하는 부분이 최소화되고, 기특하다고 하는 평가를 받도록 분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는데, 그 의미를 잘 담아 준비하겠다"며 "시간이 한정적이다. 잘 준비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지도부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에 국회의장이 되고자 하는 분들의 발언을 사전에 보고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며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한 번 방망이를 칠 때는 우를 보고, 두 번째는 좌를 보고, 세 번째는 국민을 봤다는 정신을 기억하셔서 국회를 잘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우원식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내 경선 과정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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