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초선의원들로 구성된 원내부대표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5월 30일 오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초선의원들로 구성된 원내부대표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가 그래도 실력은 있다! 정치권에 떠돌던 말이다. 나름 설득력을 지녔던 이 가설이 윤석열 정권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는 중이다. 권력의 핵심인 대통령실을 봐도 정부 각 부처를 봐도, 실력을 뿜어내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난세인데, 영웅이 보이질 않는다.

윤석열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설익은 정책 발표로 논란을 유발했다. 교육개혁 차원에서 발표한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개편안이나 노동개혁 차원에서 발표한 주 69시간 근무제로부터 가장 최근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해외직구 규제까지 조용할 새가 없을 정도다.

논란을 유발한 만큼 성과를 냈는가? 그것도 아니다. 결국 철회하거나 후퇴하고 말았다. 당연히 평가가 좋을 리 없다. 한국갤럽이 5월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1%에 불과했다.(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악의 무능함을 노출하고 있는 보수 정권, 이것이 현재의 성적표다. 국민의힘이 최근 회의실에 이런 백드롭을 내걸었다. “국민공감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 ‘유능한’이 들어가 반가운 슬로건이긴 한데, 과연 해낼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보수가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져 버린 이유는 뭘까? 일차적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공부보다는 술을 가까이하는 것이 문제다. 지난 대선 당시 대선후보 TV토론에 대한 방송 논평에서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난다. “윤석열 후보는 기초학력 부족 상태다.” 대통령이 되려면 주요 국정 분야에서 평균 60점 이상, 과락을 면할 정도의 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저학력 상태라도 대통령이 된 이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실력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정부 각 부처로부터 핵심만 요약한 맞춤형 보고서를 수시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인수위원회 시절에만 집중했어도 과락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자회견을 본 소감 역시 대선후보 TV토론을 보던 당시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윤 대통령은 여전히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일부 과락을 면할 정도의 분야도 있지만, 대부분은 과락을 면하기 어려운 실력이다.

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사람이라도 잘 쓰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지만, 그것도 잘 못하는 것 같다. 인사의 범위는 여전히 개인폰 주소록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임명한 후에는 격노를 수시로 해대는 바람에 소신 있게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모양새다. 결국 떼로 무능을 노출하는 중이다.

보수 붕괴의 모든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을 데릴사위로 들인 보수 지지층과 국민의힘 책임도 만만치 않다. 무조건 대선에 이기고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간택한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업자득이기도 하다.

보수의 복원 지점, 그 그라운드 제로는 어디일까? 역시, 실력이다. 보수 진영에는 사실 인재가 넘쳐난다. 문제는 권력을 쥔 한 줌의 보수 정치인이 인재를 좁게 쓰기 때문에, 오히려 출중한 인물이 배제되는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흐르다 보니, 생각이 바른 보수 진영 인재는 스스로 권력을 멀리한다. 이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야 답이 보일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정치학박사
명지대 연구교수
정치경영컨설팅(주) 대표
전 국회연구관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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