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
"채상병 특검법은 사실상 윤석열 특검법…증거 확정땐 대통령직 수행 불가능"
"제3자 추천 특검법, 살아있는 권력 수사 못하는 특검 거부할 수 있다면 찬성"
"임명하는 사람마다 극우…한일문제·5.18·이태원참사 등 상식과 동떨어진 주장"
"바이든 사퇴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도 임기단축 개헌 용단 내린다면 난국 돌파"

더불어민주당 정동영의원이 7일 국회 의원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대표와 정국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의원이 7일 국회 의원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대표와 정국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촛불 혁명 뒤 문재인 정부에서 7공화국을 열었다면 위대한 혁명이 됐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오히려 최악의 정권을 출범시키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7공화국을 여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는 용단을 내린다면 어려운 정국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4년만에 국회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정동영(전북 전주 병·5선) 의원이 '7공화국을 여는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윤석열 정부를 최악의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어려운 정국에서 '윤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하고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나마 나쁜 평가를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의 <정국인터뷰>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이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자진사퇴시킨 워터게이트와 닮은 꼴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순순히 이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은 살아있는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특검법'이기 때문에 정권 존속을 위해서라도 절대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 의원은 거야 구도의 국회 등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주권재민이 상식…총선서 심판 받은 대통령부터 무릎 꿇어야"

정동영 의원은 우선 상식 회복이 급선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 앞에 먼저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봤다.

정 의원은 "상식 회복이 급한 것 같다. 상식이라는 건 보통 사람들의 공통 감각인데 지금 정치가 이게 어긋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선진사회"라며 "영국의 경우 상식을 최고의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말에 힘, 믿음이 있고 거짓말을 굉장히 두려워 한다. 특히 '너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은 영국 의회에서 최고의 욕"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상식과 공정이라는 시대에 꼭 필요한 것에서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우리 정치가 상식을 회복한다"며 "헌법 1조에는 국민이 주권을 갖는다고 했다. 바로 그 주권자가 지난 4월 총선에서 국정 기조를 바꾸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까지도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는 이유는 108석이라는 탄핵 저지선이 국민의힘에게 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는 국민들이 완전히 범야권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고 봤다.

정 의원은 "(탄핵열차를 타기에는) 현실적으로 8석이 모자라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조금 더 화가 나다면 200석을 넘겼을 것이다. 명백한 위법 사항 증거가 확보되면 언제라도 탄핵이 가능한데 절묘하게 국민의힘에 108석으로 탄핵 저지선을 줬다.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역사에 남을 생각을 해야지 탄핵을 간신히 막는 게 목표가 되면 얼마나 참담하냐"고 밝혔다.

국회에서 강대강 대치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대화를 하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나도 오랫동안 얘기를 해오면서 신뢰를 쌓았던 여권 인사가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주호영 부의장,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나경원 의원, 정병국 전 의원 등과 어려 깊이 있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직검사가 최고권력 되는 경우는 서구에서 없는 일…尹정부 성공 어려워"

김능구 대표가 "검사만 했던 대통령이 얼마나 국정에 문외한이고 국민들 삶에 엄청나게 피해주는 것을 겪었는데 왜 또 다시 한동훈 대표에게 기대를 거는 것인가"라고 묻자 정동영 의원은 국민들이 한동훈 대표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민주주의 역사가 200여년이 된 서구에서도 현직검사가 바로 최고권력을 쥔 사례는 유일무이하다. 현재로 봐서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역사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윤석열 대통령이 겸허한 마음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남아있는 임기가 2년 반 정도 있는데 더이상 외교가 망가지지 않고 남북 관계가 전쟁으로 번지지 않고 민생이 더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고 국회에 있는 여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한동훈 대표를 잘 모른다. 보수가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그 과정을 살리지 못한채 극우 성격을 가진 정권까지 왔다. 이회창 총재도 그랬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아버지 후광을 이용해보려고 했던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을 데려와 만들지 않았나. 이런 수구정 성격을 가진 보수 집권은 한동훈 검사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동훈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본인이 하고 있는 국민 눈높이는 결국 상식이라는 말이다. 그 상식에 입각해서 말하고 행동하면 국민의 기대는 유지되겠지만 그것 벗어나는 순간 윤한 동일체로서 본인의 꿈과 희망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받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봤다.

정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은 사실 윤석열 특검법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은 절대 받을 수 없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와 닮은 골이다. 채상병 특검에서 증거가 확정되는 순간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하반기 정국이 아주 비상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권력 행사 운용 패턴을 보면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적이 없다. 채상병 특검도 결국은 윤석열 정부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을 공부한 윤석열 대통령이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쓰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와 배치되는 행동을 했다. 왕과 공화정 대통령의 권력 행사는 하늘과 땅 차이다. 공화정 대통령의 권력 행사는 헌법과 법률에 의해 제한된 것"이라며 "본인도 특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을 남용했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행사한 것이 바로 권력남용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이다. 공화국의 위임받은 권력이라는 것을 잠깐 망각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자르면 어떤 놈이 사단장을 해 먹겠는가'는 식의 말은 어법도 문제지만 그 말이 갖는 위험성을 간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채상병 특검법을 얘기한 것에 대해 "제3자가 추천한 특별검사가 도저히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없는 검사라고 한다면 비토해야 한다. 제3자 특검에 비토권이 있다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尹정부 임명하는 사람마다 극우 유튜버…증오와 혐오·분열의 언어 쏟아내"

정동영 의원은 촛불 혁명으로 만들어진 정부 이후 5년만에 다시 '최악의 정부가 탄생했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해 혹평했다.

정 의원은 "촛불로 만든 정부 이후 5년만에 다시 최악의 정부다. 그 정부가 수구, 보수를 넘어 극우적"이라며 "지금 임명하는 사람마다 전부 극우 유튜버다. 독립기념관장, 방통위원장. 지금 임명하는 사람들마다 다 인기 있는 극우 유튜버"라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은 "미국에서는 폭력을 수반하면 극우라고 하던데 한국적 기준에서는 보통 사람들의 공통 감각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면 극우"라며 "한일 문제도 그렇지만 5.18 광주민주화항쟁, 이태원 참사, 세월호 참사까지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는 것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증오와 혐오, 분열의 언어를 쏟아낸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고위 요직에 포진시키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1800만 명의 촛불 참여로 만들어진 정부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금자탑이자 찬란한 역사다. 평화적으로 살아있는 현직 권력을 끌어내리고 등장한 정부다. 그런데 그 정부가 5년 뒤에 최악의 극우 정권을 탄생시켰다.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우리도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최악의 정부를 출범시킨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개헌을 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87체제가 2017년에 30년이 됐기 때문에 헌법을 바꿔서 그때 7공확국으로 바로 갔어야 했다. 그러려면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던 국회의원 234명을 제대로 묶었어야 했다. 전체 78%이기 때문에 개헌선을 훌쩍 넘는다"며 "당시 민주당 134명에 한나라당 62명, 국민의당 38명이었다. 정권 출범부터 연합 정권의 길을 갔어야 했다. 그러면 보수도 재탄생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2016~2017년의 촛불이 더 컸다면 연합정치를 통해서 헌법개혁으로 가서 촛불 혁명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그 역사적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 안타깝"며 "탄핵 세력과 연대해서 장관 몇 자리 할애해서 권력을 나누고 그렇게 해서 헌법을 바꾸고 7공화국을 열었다면 위대한 시대로 기록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에서 자진사퇴한 것을 예로 들며 '윤석열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후보자리에서 내려왔는데 카말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라갈 것이다. 바이든이 스스로 사퇴한 것을 보고 아주 신선한 시각이라고 생각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이랬으면 좋겠다. 권력을 움켜잡으려고 해서 다 놓치는 것보다 본인이 어떻게 역사에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1년도 넘게 지지율 20%대인데 국정 운영 동력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기회가 있다. 7공화국을 연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5년을 채운다고 하면 어떻게 평가될지 뻔하다. 1년이 아깝다고 지키기보다 이를 잘라내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다면 현명한 선택"이라며 "7공화국 개헌 흐름의 칼자루를 쥐게 된다면 채상병 특검이니 거부권 정국이니 이런 것은 굉장히 사소해진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쥐고 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가져보지만 과연 여당이나 대통령실에 그런 자문과 상의를 하는 그룹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7일 폴리뉴스 에서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지난 7일 폴리뉴스 에서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 정동영 의원은 1953년 전북 순창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MBC에 입사, 1994년부터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한 뒤 제16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경선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고 원외에서 당의장을 맡았다. 2005년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해 NSC 상임위원장을 겸직,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를 역임했다. 민주당 내 원로이자 5선 현역 의원으로 과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 인터뷰 전문]

▲ 김능구> 반갑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이다. 진짜 왕고참이다 보니까 아주 뷰가 좋다. 

△ 정동영> 그렇다, 국회에서는 이 방이 제일 뷰가 좋다. 

▲ 김능구> 그렇다, 탁 트여서. 

△ 정동영> 나중에 카메라로 한번 보여달라. 

▲ 김능구> 그런데 지금 22대 국회는 국민들한테 정말 이게 뭐냐, 아마 지금처럼 삼복더위에는 더 짜증만 나는 이런 거 아니냐, 이랬을 때 어떻게 보면 국회에서 이제는 중진을 넘어서서 원로급에 속하시는데 뭐 다른 방도 없는가? 

△ 정동영> 상식 회복이 급한 것 같다. 그러니까 상식이라는 건 그냥 보통 사람들의 공통 감각인데 지금 정치가 이게 어긋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선진사회고, 특히 영국에서는 그 common sense, 상식을 최고의 원칙으로 삼는다. 그래서 말에 힘이 있고, 말에 믿음이 있고, 그래서 거짓말을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한다.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거짓말은. 영국 의회에서는 ‘너 거짓말쟁이야.’ 이게 최고의 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상식과 공정, 공정과 상식. 그건 딱 이 시대에 필요한 거다. 

▲ 김능구> 그렇다. 

△ 정동영> 핵심 가치다. 그런데 본인이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우리 정치가 상식을 회복하게 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권력 행사, 그러니까 권력은 기본적으로 어디서 나오는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거다. 헌법 1조. 주권재민, 국민주권. 그런데 주권자가 4월에 총선에서 국정 기조를 바꿔라, 이건 상식이다. 그러니까 출발은 거기서부터 어긋나고 있는 거다. 사실은 국민 앞에 무릎 꿇어야 되는 거다. 

▲ 김능구> 따르겠다고 말만 해놓고.

△ 정동영> 그런데 뭘 따르는가, 지금? 아니지 않나. 내 손으로, 내 힘으로 권력을 쟁취했으니 내 마음대로 쓴다, 뭐 이런 거다. 그런데 주인이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이다. 이게 일반 상식이다. 여기서부터 어긋났다고 본다. 그러니까 언론은 대개 양비론으로 얘기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주인인 국민이 4월 총선에서 선택했다. ‘이건 아니다. 바꿔라, 방향을.’ 그러면 방향을 바꾸는 게 맞는 거다. 

▲ 김능구>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제도적으로 다른 방도가 있을 것 같다. 국민이 명령했는데 따르지 않는다, 대통령이.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 정동영> 그래서 지금 국민들 입장에서는 금기어가, 전에는 금기어였다. 그런데 빨리 끝내라 하는 얘기를 식자들뿐만 아니라 시장 바닥에서도 삼삼오오 앉으면, 그런 소리 아니겠는가? 제가 모르는 분들 인사할 때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서 정리해라.” 뭐 이런 얘기인데, 

▲ 김능구> 우리 의장님은 그 단어를 표현하기를 좀 꺼리시는 모양이다. 

△ 정동영> 아니, 그게 금기어였다. 

▲ 김능구> 옛날에는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 정동영> 이런 것도 상식화된 말이다. 

▲ 김능구> 그렇다. 

△ 정동영> 이 부분을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별로 그 심각성이 안 느껴진다. 

▲ 김능구> 제가 여권 인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탄핵이 될 가능성이 없다, 이렇게들 단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더라. 없다. 

△ 정동영> 어쨌든 OO이니까 어떻게든···

▲ 김능구> 민주당에서 만약에 탄핵 열차를 실제로 올라탔을 때는 역풍이 대단할 거다. 

△ 정동영> 현실적으로 8석이 모자라다. 192명인데 지난 총선에서 사실 국민들이 조금 더 화가 나셨으면, 200석을 넘겨버렸으면 야당 손에 딱 들어오는 거다. 명백한 위법 사항의 증거가 확보되면 그건 언제라도 탄핵이 가능한데 하여튼 절묘하게··· 이걸 일반의사, 일반의지라고 그런다. 한 사람 한 사람은 표를 찍은 동기가 다 다르지만 이걸 100만, 200만, 1,000만 모아 놓으면 여기에 뭔가 정신, 사상이 들어 있다는 건데 108석을 국민의힘에 준 건 탄핵저지선을 준 거다. 그러니까 쉽지는 않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역사에 남을 생각을 해야지 탄핵을 간신히 막는 게 목표가 돼서야 얼마나 참담한가?

▲ 김능구> 어찌 됐든 간에 이것도 지금은 거의 상식이 되다시피 해서 국회에서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하면 대통령이 그것을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결 넘어오면 또다시 그게 폐기되고, 다시 또 법안을 만들어내고. 

△ 정동영> 강대강 대치다. 정치인데 여기서 뭔가 풀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힘, 여당의 중진 의원들도 만나보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국가가 망가지는 거고, 국민이 불행해지는 거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 얘기대로 다시 이재명, 한동훈, 윤석열 3자 회동도 하고, 정치는 주먹으로 하는 게 아니라 대화로 하는 거지 않은가? 

▲ 김능구> 그렇다. 

△ 정동영> 그래서 대화를 복원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여야 간의 대화도 하고.

▲ 김능구> 대화를 하려면 신뢰가 있어야 되는데 우리 의장님은···

△ 정동영> 대화를 하면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 김능구> 그런데 의장님은 여권에 신뢰가 가능한 분들이 계시다. 

△ 정동영> 그렇다, 오래 얘기를 해온 분들이 있다. 지금 지방에 있지만 홍준표 시장이라든지 주호영 부의장이라든지 정진석 실장이라든지 나경원 의원이라든지 지금 원외에 있지만 정병국 의원이나 이런 분들하고 뭐 여러 가지 깊이 있는 얘기도 하고 그렇다. 

▲ 김능구> 그래서 다들 정치가 복원돼야 된다.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여야가 모두 다 이야기하더라. 정치가 복원돼야 된다. 

△ 정동영> 오늘 아침에 사실은 최형두 의원이 지금 상임위원회 여당 간사로, 내가 지금 과방위에 있어서 같이 무슨 모임을 만들었냐면 ‘AI와 모빌리티의 기술 혁신을 위한 전략 조찬 포럼’ 그래서 의원들 그다음에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리고 산업계. 삼성, 현대, 네이버, KT 그리고 또 연구소, 카이스트 총장, AI 전문가, 교수들. 그러니까 학계, 산업계, 정부, 의회, 전문가 포럼을 앞으로 계속한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고 나온 얘기지만 이런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25만 원, 13조 민생회복지원금 주자는 법을 지금 만들었지 않은가? 그런데 거부권 하지 말고 예를 들면, 이거 폴리뉴스 특종일 수도 있다. 윤 대통령 거부권 하지 말고 야당이 주자는 거 절반, 민생지원금으로 50% 하고, 50% AI 지원, AI 핵심 기술 양성을 위해서 거기에 5조, 6조 투자하겠다. 이렇게 하면 이 정부의 업적도 만들고 또 야당도 수용하고 이렇게 되는 거 아니냐 하는 그런 아이디어도 제기됐다. 한번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 김능구> 제가 보니까 이태원 특검은 결국은 나중에 영수회담 때 대통령이 일종의 수정하면서 수용 의사를 했고, 바로 여야 간의 합의에 의해서 통과가 됐지 않은가? 

△ 정동영> 그런 게 정치다. 

▲ 김능구> 그러니까, 거기서 채 상병도 특검도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 정동영> 그렇다. 

▲ 김능구> 예를 들면 김건희 특검도 마찬가지고, 얼마든지 그 부분들을. 그래서 오히려 권력을 가진 자가 내려놓아야 된다지만 사람들은 어쨌든 민주당이 절대 다수니까 입법 권력자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법안에서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 정동영> 발휘할 수 있다. 저도 그런 방향으로 움직여 보겠다. 

▲ 김능구> 의장님이 대선배로서 앞장서서.

△ 정동영> 정치가 작동해야 된다. 아니면 상대를 없애버려야 할 정적 죽이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일단은 역지사지, 상호존중. 그러면서 상호공존 속에서 대화와 타협. 이게 정치인 거다. 그런데 상대를 제거해야 되겠다, 없애버려야 되겠다, 죽여야 되겠다. 이건 전쟁인 거다. 

▲ 김능구> 어쨌든 공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제가 드리는 말씀인데 박찬대 원내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다수 1당의 원내대표로서 지금 현재 입법 권력을 대표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본인이 욕을 얻어먹더라도 대화와 협상을 줄기차게 해야 되는데 전사 같다. 맨 앞에 나선 전사. 이건 좀 곤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는가? 

△ 정동영> 지금 현재 유권자들, 지지자들의 뜻이 있으니까 이해가 된다. 하지만 대화라는 건 물밑대화도 가능하니까. 박찬대 대표도 굉장히 합리적인 정치인이다. 

▲ 김능구> 본래는 flexible한 사람인데 너무 요새 경직돼 있게 보인다, 마음은 안 그렇겠지만. 그런데 그럴 때 금방 말씀하신 선배 중진들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 정동영> 그렇다, 같이 노력하겠다. 

▲ 김능구> (윤 대통령은)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자기들만의 시각으로 보는 것 같다. 제가 여기서 궁금증 하나 있는 게 검사를 26년만 했는데 똑같이 한동훈도 검사만 했다. 그런데 한동훈 대표한테 보수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국민들은 또다시 기대를 갖고 있다. 한 번 겪었는데, 검사만 했던 대통령이 국정에 얼마나 문외한이고, 국민들 삶에 엄청나게 피해를 주는 걸 겪었는데 왜 또다시 기대하는 건가? 

△ 정동영> 김능구 대표의 질문을 들어보니까 걱정이 된다. 요새 정부가 비판 언론에 대해서 재갈을 물리지 않을까 싶은데 폴리뉴스는 막강한 우리 구독자들이 계시고 하니까. 참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민주적 역사 한 200여 년 서구에서도 현직 검사가 바로 최고권력을 쥔 예는 유일무이하다. 현직 검사다. 바로 그 실증례다. 현재로 봐서는 이 정부가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연 역사에 어떤 평가가 될지 윤 대통령은 겸허한 마음으로 두려워해야 할 터인데 한동훈 대표 얘기 전에 우선 지금 남아 있는 임기가 2년 반쯤 되는데 2년 반 동안 더 이상 외교가 망가지지 않고, 남북 관계가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고 그리고 민생이 더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고 또 여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 

▲ 김능구> 이어서 한동훈도 똑같은 검사만 한 사람한테 왜 기대가 모아진다고 보는가? 

△ 정동영> 아직 잘 모르지 않은가. 한동훈에 대해서 잘 모를 거다. 

▲ 김능구> 몰라서 그런다? 우리 국민들은 정보화 사회에서 잘 안 다더라. 

△ 정동영> 저는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그 과정을 잘 살리지 못한 채 극우적 성격을 가진 정권까지 왔는데 연극으로 치면 거의 3막에 왔다고 본다. 마지막 종막에 왔다고 보는데 국민의 수준, 높이와 안 맞는다. 그리고 사실은 이회창 총재가 양자다. 보수 정통 세력에서 자생으로 나온 분이 아니고 또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도 사실은 외부에서 충원된.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보려고 한 것이고, 대표적으로 윤석열 후보는 정말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데려다가 대통령을 만든 거다. 거의 바닥에 왔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보수정당이? 

△ 정동영> 그렇다, 이런 형태의 수구적 성격을 가진 보수 집권은 여기서 한동훈 검사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 김능구> 한동훈 대표는 제가 볼 때는 제3자 채 상병 특검법, 이게 아마 윤한 갈등의 절정이지 않을까 싶다. 

△ 정동영> 본인이 한 얘기 중에 국민 눈높이라는 건 상식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그 상식에 입각해서 말하고 행동하면 국민적 기대는 유지되겠지만 그걸 벗어나는 순간 윤한동일체로서 본인의 꿈과 희망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 김능구> 그러니까 윤석열 상식을 그대로 하기 싫으니까 국민 눈높이로 바꾼 모양이다. 그런데 3자 특검법이 아직까지 반환점도 안 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제에서는 상당히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하기도 어려울 거다. 그러면 이건 각오를 하고 부딪혀야 된다고 보는데 어떤가? 그냥 전망으로서 한동훈 대표가 세게 부딪힐 것 같은가? 

△ 정동영> 못할 것 같다. 

▲ 김능구> 못할 것 같다고 보는가? 

△ 정동영> 그렇다. 

▲ 김능구> 생로가 없으면 할 거다. 

△ 정동영> 그렇다, 그런데 이 채 상병 특검법은 사실 윤석열 특검법이다. 그래서 이 정권으로서는 받을 수 없다. 

▲ 김능구> 받을 수 없다? 

△ 정동영> 받을 수 없는데 이게 워터게이트 사건과 닉슨 게이트와 닮은 꼴이다. 그러니까 결국 백악관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사임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러니까 본질이 윤석열 특검, 채 상병 특검에서 증거가 확정되는 순간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사실 지금 하반기 정국이 아주 비상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권력 행사 운용 패턴 형태를 보게 되면 무슨 일이 또 내일 벌어질지 알 수가 없는 형국에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온 시즌이 없다. 항상 윤석열발, 김건희발. 이 채 상병 특검도 누가 만들었는가? 야당이 만든 게 아니라 자신들이 만든 거다. 

▲ 김능구> 그러니까 본인이 누구보다도 그 내용에 대해서 제일 잘 알고 있겠다, 본인이 한 거니까. 

△ 정동영> 그렇다, 본인이 한 거니까 제일 잘 알고 또 이것의 위험성에 대한 것도 잘 알 거다. 얼마나 이게 명명백백하게 헌법 정신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거다. 

▲ 김능구> 그러면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도 잘 안다고 볼 것 같은가? 

△ 정동영> 두 분 관계는 잘 모르겠다. 

▲ 김능구> 아니, 이 내용. 

△ 정동영> 그렇다, 법률가들이니까 이 사건의 폭발성을 너무 잘 알 거다. 

▲ 김능구> 이 내용에 어떤 일이 있었고, 뭐 대통령실에도 한동훈 라인도 있었을 거고, 검사도 다 서로 공유하는 그거였으니까 잘 알고 있다고 본다면 금방 말씀하신 대로 이것은 수사가 좀 더 제대로 진행되면 이건 하야할 수밖에 없는 그런 폭탄 같다. 

△ 정동영> 폭발력이 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법을 공부한 사람인데 공화주의, 공화제에 대해서, 헌법 1조지 않은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 손바닥에다가 ‘임금 왕’ 자를 딱 썼다. 그러니까 왕의 권력 행사와 공화정 대통령의 권력 행사는 다른 거다. 하늘 땅 차이가 있다. 이건 헌법에 의해서, 법률에 의해서 제한된 권력 행사다. 본인이 또 특검을 통해서 수사했지 않은가.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권력남용죄 아닌가, 권력을 남용한 죄. 그리고 그때 청와대에 있었던 참모 우병우. 딱 그 케이스다. 권력 남용이다. 그런데 본인이 행사한 것이 그 권력 남용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건데 법을 아는 윤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권력 행사를 했는가. 이게 공화국의 위임받은 권력이라는 걸 잠깐 망각한 것 아닌가. 이런 일로 사단장을 자르면 어떤 놈이 사단장을 해 먹겠는가. 그 어법도 문제지만 그것이 갖는 위험성을 간과했던 것 같다. 

▲ 김능구> 위헌성? 

△ 정동영> 위험성이고, 위헌성이죠. 대통령 권력은 그러니까 내 힘으로 쟁취했으니까 내 마음대로 쓴다는 건데 내 마음대로 쓰는 게 아니다.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쓰는 거다. 

▲ 김능구> 제가 볼 때는 군주제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갈수록 갈수록 최극단으로 지금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제가 볼 때는 이렇다. 한동훈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내놓은 게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저 친구가 내관인지 폭탄인지 잘 알면서 이름만 제3자 특검, 마치 명분은 야당이 우리가 정국을 주도해야 된다. 이래서 거기에서 혼선을 OO하고 정국을 다르게 풀기 위해서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나를 죽이려는 거다. 이름만 제3자 특검 붙여놨지 붙이나 마나 누가 특검하는가가 중요하지 않다. 누가 특검을 하더라도 어차피 그런 과정으로 수사는 갈 수밖에 없을 거니까. 그러니까 도저히 못 받는다, 이런 것 같다. 

△ 정동영> 저는 못 받을 거라고 본다. 

▲ 김능구> 그런데 한동훈은 그걸 제일 잘 알고 있고, 그러면 이건 간단치 않은 것 같다. 

△ 정동영> 칼날 위의 의제다. 칼 로저스

▲ 김능구> 그러면 민주당 같은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는가? 제3자 특검이라도 다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 정동영> 제3자 특검에 비토권이 있으면, 제3자가 추천하는데 도저히 이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없는 특검이라고 한다면 비토할 수 있으면 받을 수 있다. 

▲ 김능구> 특검이 완전히 윤 대통령한테 수사를 주고자 하는 특검이라면, 

△ 정동영> 그렇다, 면죄부를 주고자 하는 특검이 명백하다면 그런 특검을 할 필요가 없는 거다. 

▲ 김능구> 비토권만 있으면 제3자 특검도, 

△ 정동영> 제 개인 생각이다. 

▲ 김능구> 저는 비토권 없어도 받아야 된다고 본다. 그건 역사가 증명했다. 그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이. 그런데 워터게이트보다도 더 이건 명확하게 이미 온 국민이 학습이 돼 있으니까.

△ 정동영> 우리 국민이 여기까지 온 건 그냥 지도자들이 정치, 정당이 이렇게 해서 온 게 아니라 우리 국민의 피해 대가로 온 거다. 그러니까 우리 국민의 수준을 지금 간과하고 있는 거다. 80년 5월 학살과 87년 6월 항쟁에 그 피어린 과정을 거쳐서 이룬 민주공화제다. 민주주의 역사 37년인데 이걸 윤석열 정권처럼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고 무사태평하기를 바란다? 불가능한 일이다. 

▲ 김능구> 저는 박근혜 특검을 했더라도 당시 1,800만 국민들이 촛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촛불을 이해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가? 

△ 정동영> 안타까운데 어떻게 촛불로 만든 정부 다음에 이런 정부가 출현해야 하는가. 

▲ 김능구> 그건 깊이 고민하셔야 될 것 같다. 

△ 정동영> 그렇다, 어떻게 촛불로 만든 정부 이후 5년 만에 다시 최악의 정부가 수구, 보수를 넘어서 극우적··· 지금 임명하는 사람마다 전부 극우 유튜버다. 독립기념관장, 방통위원장. 지금 임명하는 사람들마다 다 인기 있는 극우 유튜버. 그런데 극우라는 것은, 물론 미국에서, 지난번 이준석 청문회 때 보니까 미국에서 폭력을 수반하면 그렇다고 그러는데 한국적 기준에서는 한국의 극우의 특징이 있다.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의 공통 감각과 동떨어진 주장을 한다. 예를 들면 한일 문제도 그렇지만 5.18 또는 이태원 참사, 세월호.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는 것과 전혀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그런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증오와 혐오의 분열의 언어를 쏟아내는데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그렇게 고위 요직에, 그렇게 포진시키기도 어려울 것 같다. 처음 말씀으로 돌아가면 1,800만 명의 촛불 참여로 만들어진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아주 금자탑이다. 찬란한 역사다. 평화적으로 살아있는 현직 권력을 끌어내리고 등장한 정부다. 그런데 그 정부가 5년 뒤에 최악의 극우 정권을 탄생시켰다. 안치환 가수가 <아이러니>라는 노래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참 아이러니다. 

▲ 김능구> 의장님은 문재인 정부에 책임질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촛불 정부의 검찰총장이 지금 대통령이 되고, 극우적인 가치와 또 어찌 말하면 국민과 동떨어진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냐, 이랬는데 저는 늘 민주당 분들한테, 특히 중진들한테는 이야기한다. 문재인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서 자기비판을 해야 된다.

△ 정동영> 그러니까 적어도 윤석열 정부가 탄생된 것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잘못된 결과, 이 정권이 훌륭한가? 여기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 

▲ 김능구> 그런데 내가 보니까 문 대통령이 안 하신 것 같다. 

△ 정동영> 생각이 다를 거다. 첫 단추를 잘못 꼈다. 첫 단추가 사실은 제도를 바꾸는 것이었어야 한다. 무슨 얘기냐면 거의 수명을 다했다고 했던 87체제가 2017년에 30년이 됐었다. 2017년에 헌법을 바꿔서 사실은 87체제가 7공화국으로 바로 갔어야 한다. 그러려면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던 234명을 묶었어야 한다. 78%다. 

▲ 김능구> 그러니까 탄핵 연대, 촛불 연대를 했어야 한다. 

△ 정동영> 민주당 134명 플러스 100명이다. 100명에 국민의당 38명, 당시 한나라당이다. 62명. 100명이 박근혜 탄핵에 찬성했다. 이 100명과 함께 개헌으로 갔어야 한다. 나중에 한참 지낸 뒤에 단독 개헌안을 발의할 게 아니라 정권 출범부터 연합 정권의 길을 갔어야 한다. 그래야 보수도 재탄생한다. 

▲ 김능구> 그런데 그때 기록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도 똑같은 말을 주창했다, 방송에 나가서. 그때는 방송에 자주 나갈 때니까. 그랬는데 문재인 정부는 민주당 정부라고 말하면서도 민주당에서 일부, 흔히 말해서 문빠, 친문, 핵심들하고만 정치를 했다. 저는 검찰총장 임명 부분만 사과할 게 아니라 금방 말씀하신 그 부분, 그 대목에서 왜 그렇게 했냐, 이거다. 

△ 정동영> 안타까운 대목이고, 촛불 운동이 촛불 혁명으로 승화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거다. 촛불 혁명이 되려면 제도가 바뀌어야 된다. 4·19가 혁명인 이유는 제도가 바뀌었다. 5·16 쿠데타를 자신들이 혁명이라고 부르는 건 3공화국으로 간다. 4·19는 2공화국. 이런 것처럼 87년 6월 항쟁으로 6공화국 헌법이 출발했으면 사실은 87년 6월항쟁보다 더 컸다. 2016~2017년의 촛불은 더 컸으면 이것이 연합정치를 통해서 헌법개혁으로 가서 촛불 혁명으로 승화될 수 있었어야 하는데 그 역사적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너무 안타깝다. 당시에는 빤히 보였다. 왜냐하면 민주당 단독으로는 탄핵이 안 된다. 134명 갖고 안 된다. 200석이 넘어야 되는데 234명이었다. 100명이 탄핵에 가담해서 왔다. 그러면 사실 같이 만든 정권이다, 물론 경쟁했지만. 그러면 탄핵 세력과 연대해서 권력을 나누면 된다. 장관 몇 자리 할애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헌법을 바꾸고 7공화국을 열었으면 아마 위대한 시대로 기록됐을 거다. 

▲ 김능구> 의장님, 지금부터는 어떻게 가야 되는가? 

△ 정동영> 참 어려운 질문이다. 3년 남은 임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다. 본인이 스스로 사퇴함으로써 아마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라갈 거다. 우리 김능구 대표가 얘기하는 대로 바이든 사퇴한 걸 보고 저도 아주 신선한 시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움켜잡으려고 해서 다 놓치는 것보다 본인이 어떻게 역사에 기여할 건가. 이미 지금 1년도 넘게 20 몇 퍼센트 대 아닌가? 그러면 국정 운영 동력이라는 건 없다. 그러니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또는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가 생각나는데 한 꺼풀만 벗고 내려가 보면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귀는 임금님 귀인 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민초들은, 국민은, 대중은 그렇게 본다. 대통령은 역사에 기록이 되는데 그러면 여기서 어떻게 기록이 될 거냐, 세종대왕도 있고, 연산군도 있고, 전두환도 있고, 김대중 대통령도 있고, YS도 있고.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하나의 찬스가 있다. 뭐냐, 7공화국을 연 대통령이다. 아마 그런 거대한 흐름의 칼자루를 쥐게 된다면 채 상병 특검이니 뭔 거부권 정국이니 이런 것은 굉장히 사소해지는 거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쥐고 가는. 저는 그런 희망을 갖습니다만 과연 그런 자문을 하고, 그런 상의를 할 그룹들이 있을지 그게 의문이다. 

▲ 김능구> 그런데 의장님, 우리 역사를 그 사람 결단에 맡길 수만은 없지 않은가?

△ 정동영> 그렇다. 

▲ 김능구> 그러면 의장님 이하 우리 정치계의 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고 또 국민들은 어떻게 움직여야만··· 

△ 정동영> 저도 여당의 중진 의원님들하고 그런 대화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은 이 상태로 입법권과 집행권의 대치 속에서 대통령의 권력이 무소불위라고 하지만 국가가 부서지고 국민이 불행해지는데 이대로 있어서 되겠느냐. 그러면 서로 살길을 좀 찾아보자. 국민이 살길을 찾아보자. 여기서 지체된 7공화국의 길을 같이 좀 열어보자. 그러면 윤 대통령도 살아나고, 당신들도 그 과정에서 뭔가 새로운 힘을 갖게 될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해보고 싶다. 

▲ 김능구> 저는 거기에 한동훈 대표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아까 말한 기본적, 근본적인 본질상 한계는 있지만 당대표로서 국민 눈높이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 금방 말씀하신 그 변화를 여야 간에 토론을 하고, 함께 논의해 나가고, 이런 부분들에서 오히려 서로가 힘을 주고받으면서 나간다면, 거기서 국민 지지가 모아진다면 윤 대통령도 아니 움직일 수가 없게 되지 않겠는가? 

△ 정동영> ‘임기 단축이냐’ 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5년제에서 5년 차 대통령.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까지 5년 차가 행복했던 대통령은 없다. 임기 1, 2, 3, 4 중에 최악이 대개 5년 차다. 그렇지 않은가?

▲ 김능구> 한 자릿수도 많았고. 

△ 정동영> 윤석열 대통령의 5년 차? 어떻게 자리매김될지 뻔하다. 그 1년이 뭐가 아까워서. 차라리 그걸 잘라내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다면 현명한 선택인 거다. 

▲ 김능구> 어쨌든 한동훈 대표와 지금 이재명 대표가, 뭐 당선은 어대명이다. 그렇다면 두 분뿐만 아니라 여야 중진들이 같이,

△ 정동영> 그런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분위기를 만들어서 국회를 정말 그런 장으로 만든다면, 국민의 희망과 기대가 새롭게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이 또 역동성 있는 국민들이지 않은가? 

△ 정동영> 세계가 깜짝 놀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면서 전혀 정치사회적 혼란이 없었지 않은가. 지금 21세기 들어와서 그런 민주주의를 법률에 의해서, 헌법에 의해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을 교체해내고 하는 과정을 보면서 사실 대한민국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지금 이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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