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장 "코로나 엔데믹화 과정" 치료제 17만7천명분 도입.. 건보 등재도 추진
與 "빈틈없는 조치 취해야" 野 "정부·여당 의료대란 수습 나서야"
![마스크 쓴 시민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8/661112_467668_2153.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에는 한주에 35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유행이 이어지다 환자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위기 단계 상향 없이 현행 의료체계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달 26일 약 18만명분을 들여오고 10월부터는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예상과 달리 9월 이후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병청장 "코로나 엔데믹화 과정" 치료제 17만7천명분 도입.. 건보 등재도 추진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환자 수는 1366명으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7월 3주 226명에서 6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번 유행은 지난 겨울 백신 접종률이 낮았던데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치명률은 0.1% 이하라는 점이다. 60세 이하의 치명률은 0.02% 이하이며 70대 치명률은 0.16%, 80세 이상은 0.73%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 확진자는 이달 말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환자 수는 작년 8월의 절반 수준이지만 월말에는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위기단계 조정 없이 환자 추이를 보며 추후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국장은 "주 변이 바이러스인 KP.3의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은 이전 오미크론과 차이가 없고 대부분 경증이라 현 위기 단계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고위험군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치료제 수급이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도 21일 브리핑을 통해 올여름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다가 이후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며, 위기 단계 상향 없이 현행 의료체계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1일 "현재는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령층의 치명률이 높기에 정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치료제 도입이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돼 생각보다 빨리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달 26일 17만7천명분이 들어와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월 이후부터는 건강보험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 치료제 건보 등재를 언제까지 마무리할 생각인가'라는 질의에 "3분기 안으로는 협의를 끝내고 10월부터는 건보에 등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10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환자들이 중증도에 따라 치료받도록 의료대응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과거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된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유보영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야간에 응급실로 코로나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데, 이번 주까지 지자체와 협력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 중 야간이나 주말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 목록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경증환자는 공공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와 달리 방역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현재 호흡기 증상으로 외래 내원하는 분의 40~50%는 코로나19로 확인되고 있다"며 확산세가 빠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전 연령대에서 확산 중인데, 65세 이상의 입원율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는 부분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 발표와 달리 10월까지 지금의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앞으로 1~ 2개월가량 백신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정부가 보유 중인 백신은 현재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백신 없이 10월까지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與 "빈틈없는 조치 취해야" 野 "정부·여당 의료대란 수습 나서야"
여야 정치권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방역관리에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빈틈없는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는 당장 이번주부터 치료제를 추가 공급하고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입원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렇지만 방역관리에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빈틈없는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만에 하나 대유행에 대비하는 동시에 확진 입원환자 현황, 진단키트와 치료제 배포 상황, 입원실 확보방안에 대한 정보와 지침을 보다 더 상세하게 안내하고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는데도 7개월째 대책 없는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전국 의료기관들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신경 쓰는 게 아니고 일본의 마음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의료대란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