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부 지역 안정화 위해 헤즈볼라 연일 타격.. 헤즈볼라 지휘관도 사살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전면전 임박
미, 레바논서 자국민 대피… 유엔총장 "레바논, 가자지구처럼 될 수도"
![레바논 내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4633_471644_352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과 18일 레바논에서 삐삐와 무전기 등 폭발사고가 발생하며 헤즈볼라가 보복을 공언한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교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일 레바논 남부를 대규모 폭격한데 이어 20일에는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휘관을 사살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21일과 22일 이스라엘 주요 인프라에 로켓과 순항 미사일을 동원해 맞대응에 나섰고, 이스라엘 역시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하면서 가자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은 자국민을 급히 대피시키는 등 국제 사회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가자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북부 지역 안정화 위해 헤즈볼라 연일 타격.. 헤즈볼라 지휘관도 사살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교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1일 밤부터 22일 오전 사이 이스라엘 북부 경제·산업 도시 하이파를 향해 약 150발의 로켓과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도 22일 새벽 드론을 날려 이스라엘을 타격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로켓 발사시설 등 290여 곳의 타깃을 전투기 공습했다.
양측의 교전은 지난 17일과 18일 발생한 무선 호출기(삐삐)와 무전기 폭발 사고 이후 매일 이어지고 있다.
19일 헤즈볼라가 폭발 사고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공언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군사자산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
그러자 헤즈볼라는 20일 로켓 140발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기갑여단 본부 등을 타격했고,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남부 지역을 공습해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사살했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8일 가자 전쟁 발발 후 거의 매일 로켓과 공습을 주고받았으나 제한된 공격으로 전면전 우려는 불거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을 마무리 지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목표가 레바논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 안정화로 수정되면서 헤즈볼라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우리는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귀환시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의 목표가 하마스 궤멸에서 헤즈볼라 저지와 피란민 귀가로 바뀐 듯하다"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굴복시키려 한다. 지상전으로 번질 수 있는 헤즈볼라의 공격적 대응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피[사진=AFP =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4633_471645_3530.jpg)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전면전 초읽기
만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18년 만의 전쟁이 된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침공을 계기로 결성됐으며, 자살 폭탄 테러로 레바논 남쪽의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결국 2000년 철수하게 만들었다.
이후 헤즈볼라가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북부를 위협하자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을 침공해 헤즈볼라 소탕에 나섰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땅굴과 게릴라 전술에 시달리다 유엔의 중재로 휴전을 맺고 다시 철수하게 된다.
전면전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레바논 헤즈볼라의 피해는 2006년 수준(75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이번 주에 39명과 45명 등 모두 84명이 이스라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가자전쟁 발발 다음날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싸움에서 이번주 직전까지 헤즈볼라는 민간인 포함 600여 명이 이스라엘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레바논서 자국민 대피… 유엔총장 "레바논, 가자지구처럼 될 수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되자 미국 정부는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를 떠날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미 국무부는 "미국 시민들에게 상업적 선택지가 남아 있는 동안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한다"며 "현재로서는 상업용 항공편 이용이 가능하지만 수용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 안보 상황이 악화할 경우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출국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이들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더 크게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도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 확대가 이스라엘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측에도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일주일여 동안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매우 큰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헤즈볼라와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양측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제2의 가자 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분쟁이 훨씬 더 강력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레바논을 또 다른 가자지구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전 세계의 파괴적인 비극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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