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사태-尹 구속기소에 '책임론' 불거져
극우 세력, 전광훈 중심 '광화문파'-전한길 중심 '여의도파'로 분화
김건희 "극우들 미쳤다.. 저희가 언제 극우였나" 녹취 공개

극우성향의 尹극렬지지자들은 지난 1월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항의하며 서부지법을 떼려 부수고 난동을 부리고 폭행, 폭력을 행사하며 3시간여 무법천지를 만들었다. [사진=연합뉴스] 
극우성향의 尹극렬지지자들은 지난 1월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항의하며 서부지법을 떼려 부수고 난동을 부리고 폭행, 폭력을 행사하며 3시간여 무법천지를 만들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자 기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던 전광훈 목사와 신남성연대를 향한 '극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극우 세력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탄핵 반대집회가 열리는 장소에 따라 '여의도파'와 '광화문파'로 갈리는가 하면 신남성연대는 향후 집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년 전 명품백을 수수할 당시 '극우는 미쳤다'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극우 진영 내 반발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을 가장 강력히 지켜주면서 '내란도 탄핵도 합법적 구속도' 모두 부정하는 '극우세력'에 대해 김 여사의 '극우 절연' 발언이 공개되면서 극우진영내에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尹 구속기소에 '책임론' 불거져

극우 세력, 전광훈 중심 '광화문파'-전한길 중심 '여의도파'로 분화

탄핵 반대 집회가 점점 극렬해지고 폭력화돼가고 있다. 그 배후에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핵 반대 집회가 점점 극렬해지고 폭력화돼가고 있다. 그 배후에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들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극우 진영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등 그동안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던 주축 세력을 향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60명이 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속된데다 결국 윤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자 이들을 향해 '윤 대통령 체포 1등 공신'이라는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극우 유튜브인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26일 라이브방송에서 전광훈 목사를 향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개○○ 오늘 너는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냐'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메시지를 보낸 인물은 부산의 한 대형교회 담임 목사다. 해당 목사는 최근 한국사 일타강사인 전한길씨와 함꼐 세이브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지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로 경찰이 전광훈 목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세이브코리아측이 '전광훈 죽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신 대표의 학력·출신을 거론하며 "고졸, 전문대 출신" "길바닥에서 우파코인을 타고 뜬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방송 직후 온라인에선 세이브코리아가 주축이 된 '여의도파'와 기존 전광훈 목사와 신해식 대표가 있는 '광화문파'로 갈라지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를 향한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 27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집회에 더 이상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난 토요일(25일)에 대규모 집회를 했는데, 이제 더는 못 하겠다"며 "왜 같은 진영에서 '네가 광화문에서 춤추고 검찰청 앞에서 집회 안 해서 대통령이 구속기소 당했다'고 비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너 때문에 대통령이 구속됐다', '너 때문에 이런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고 하는데 이제 집회 안 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자신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탄핵 반대 집회 참가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배 대표는 다른 유튜버가 자신에 대해 거짓 정보를 퍼트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배인규는 화교 출신이다, 중국에서 돈을 받는다' 등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뜨고 싶으면 네가 해라. 난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건희 "극우들은 미쳤다.. 저희가 언제 극우였나" 녹취 공개

극우세력의 내분 속에 민주당은 29일 3년전 "극우들은 미쳤다"는 김건희 여사의 녹취를 공개해 파장이 더욱 크게 일고 있다. [사진=jtbs 유튜브 갈무리]
극우세력의 내분 속에 민주당은 29일 3년전 "극우들은 미쳤다"는 김건희 여사의 녹취를 공개해 파장이 더욱 크게 일고 있다. [사진=jtbs 유튜브 갈무리]

이런 극우세력의 분화 양상은 탄핵 반대 집회에서 '지도부' 역할을 하던 인사들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3년 전 "극우들은 미쳤다"고 말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극우 세력의 분화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2022년 9월 13일 최재영 목사로부터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하는 당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촬영된 1분 31초 분량의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최 목사로부터 진보 일각에서 윤 정부의 극우화 우려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 된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그들이 나라를 이렇게 망친 것"이라며 "저희가 언제 이렇게 극우였나.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제가 이 자리에 있어 보니까, 객관적으로 전 정치는 다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막상 대통령이 되면은 좌나 우나 그런 거보다는 진짜 국민 생각을 먼저 하게끔 돼 있다. 이 자리가 그렇게 만든다"고 했다.

이어 "저는 이편저편이 아닌데 대통령 자리에 올라가니까"라며 "보수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니까 그들의 비위를 살짝 맞추는 건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에선 권양숙 여사하고 김정숙 여사 만났다고 저를 막 뭐라 그런다"며 "영부인으로서 당연히 모시고 제가 그렇게 하는 건 당연하지 않냐. 보수도, 저 극우들은 미쳤다"고 했다.

김 여사는 극우 세력과 선을 긋는 모습이지만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미 극우 그 자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 1년차 때만 해도 극우 세력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 본인이 그 세계 자체가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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