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내란특위 2차 청문회에 前 HID부대장 증인으로 출석
“노상원, 임무 후 대원 '폭사' 명령”
“잔인·반인륜적 면모…계업 수첩의 ‘수거대상’ 용어 낯설지 않아”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2.24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2/680202_489557_5824.jpg)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현직 시절 '임무를 마친 요원들을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보사 여단장이었던 박민우 육군 2군단 부군단장은 지난 4일 국회 '비상 계엄 선포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증언하며 “'계엄 수첩에 적힌 '수거 대상'이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前 정보사 여단장 “노상원이라면 '계업 수첩'에 적힌 일들 가능해”
지난 4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정보사 여단장 출신으로 현재 육군 2군단 부군단장인 박민우 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준장에게 "왜 노상원이 이렇게 상상 밖의 일을 저질렀다고 보는가"라고 질문하자 박 준장은 "노 사령관이면 (그의 수첩에 적힌 일들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건 제 경험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준장은 "제가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을 할 때 당시 노상원 사령관이 시나리오나 영화를 많이 응용한 지시"를 다수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박 준장은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얘기를 듣고 앞에서는 말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쌍욕이 나왔다"며 "노 사령관은 특수전 비전문가라 제가 (제거하라는 지시 이행을) 안 하고 안전하게 복귀시키면 되는 것 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준장은 그러면서 반대 의견을 드러내면 노 사령관이 부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고 그대로 추진할까 봐 감정을 표출하거나 지시를 주변에 알리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준장은 "그 사람의 잔인한 면, 반인륜적인 면을 봤기 때문에 계엄 수첩에 적힌 용어들이 낯설지 않았다"라며 "그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만약 제가 (정보사) 여단장으로 있었으면 노상원하고 뭘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다만 박 준장은 “군 조직 성격상 계엄은 노상원만 보고 할 수 없다”며 “그 위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을 보고 하는 것이다. 윗선 영향력 때문에 (계엄을) 준비하고 실행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박 준장은 지난해 8월 불거진 ‘정보사 사령관과 베테랑 여단장 간의 폭행 및 상관 모욕 법정 다툼’에서 여단장이었던 인물이며, 당시 사령관은 문상호 전 사령관이었다. 박 준장은 이 사건 이후 정보사에서 직무 배제돼 현 보직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구속기소 된 상태로 예비역 민간인 신분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 기획한 ‘비선’으로 지목됐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1일과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안산의 롯데리아 매장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장, 김봉규·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노 전 사령관의 거처에서 확보한 60∼70쪽 분량의 수첩에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나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표현한 내용이 발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