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서 “노동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 핵심 과제…걱정 안 해도 돼”
한국노총, ‘노란봉투법’ 재추진 요구…민주당 “당론으로 추진”
민주노총서 “억지로 일 시켜 산출 내는 시대 가고, 창의적인 자발성 중요한 시대 올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한국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을 방문해 “우리 사회가 노동시간 단축과 주 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양대 노총 방문을 계기로 조기 대선을 고려해 노동계와의 거리를 좁히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에 주 52시간제(화이트 이그젬션) 예외 제도 문제로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데,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 당시 반도체 협회,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주 52시간 예외 제도를 만들어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며 “필요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쪽 입장도 들어야 한다. 대중이 동의하는 합리적 얘기를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핵심은 역시 사람들의 노동 시간을 늘리고 노동을 강제해서 생산성을 올려 경쟁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것”이라며 “연구개발직이 졸려 죽겠는데 3시간만 자고 연구하라고 강제로 시키면 연구가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성장만 하고 우리가 분배 문제나 사회 정의, 사회 개혁의 문제를 모른 척하고 그냥 무시하고 가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이거는 일종의 상대에 의한 프레임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사회가 아주 안정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면 우리는 진보적 가치를 좀 더 전면에 내세우고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이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보인다는 논쟁에 대해서는 “성장 중심, 또는 우클릭 등의 얘기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노동 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한국노총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노총이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재추진 등을 민주당에 입법 과제로 제안했고, 민주당은 이미 당론으로 추진했던 바인 만큼 앞으로도 당론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지난 17일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아 ‘노란봉투법’을 발의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고장난 마이크를 바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민주노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던 중 고장난 마이크를 바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한국노총 방문을 마친 뒤 민주노총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동시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노동의 질이 강제로 채찍으로 때려서 억지로 일 시켜서 산출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가고, 정말로 창의적인 사고의 자발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럴 때 피곤해 죽겠는데 장시간 일 시킨다고 효율성이 생기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주 52시간 예외 제도가 총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세상은 누구의 편, 보수든 진보든 이런 것 따질 것이 없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 사회의 갈등의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는 ‘불합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다.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똑같은 시간을, 똑같은 효용을 내면서 일하는데, 안정적으로 고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보통 정규직 보수의 60% 선밖에 주지 않는다”며 “불합리 그 자체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사실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반드시 정규직이 돼야 하고,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니까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반대로 절대로 정규직으로 뽑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고용 불안정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합리들을 우리가 고쳐 나가야 한다. 합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 시대의 제일 과제”라며 “진보도 좋고, 보수도 좋고 다 좋은데, 그것보다는 일상적, 일반적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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