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테네시주에 신규생산시설 세우고 냉장고·오븐 등 생산계획 세워
포스코, 미국 철강 관세로 인해 현지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SK, 대규모 반도체 공장 미국에 세우기로 한 계획 차질 없이 진행 중
![세탁통 들어 올리는 LG전자 로봇.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로봇이 세탁통을 들어 올리는 모습. [사진=LG전자]](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3/686896_496885_639.jpg)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 LG전자,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통해 고율 관세의 압박을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하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지 생산 확대는 대미 무역 흑자 증가에 대한 우려 또한 낳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테네시주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세우고 냉장고와 오븐 등을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조주완 대표는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즉시 미국으로 생산지를 이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LG전자가 과거에 세탁기 공장을 세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정으로 보인다.
포스코 역시 미국의 철강 관세로 인해 현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주태 포스코 미래전략본부장은 "고성장 시장에서의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국 내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도 각각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 증자와 보잉, GE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세우기로 한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는 한국의 건설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그룹의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발표는 건설 계열사들의 해외 수주를 증가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333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미국 수주액은 99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미국 내 생산시설 건설로 인해 수주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법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대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발주한 조지아 배터리 공사는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건설업계에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미국에서의 실적이 북미 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투자 여력이 적어 수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한국 대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고율 관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이중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어떻게 나아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