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하며 3개월 연속 '2%대' 기록
고환율, 자연재해가 불러온 불안정한 경제 상황
빵(6.3%)·커피(8.3%)원재료가격인상 두드러져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4/688130_498219_2224.jpg)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1% 상승하며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는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의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장보기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농축산물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물가의 불안정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1%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초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다시 2%대를 넘어섰다. 가공식품의 물가는 3.6% 상승해 1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빵(6.3%)과 커피(8.3%)와 같은 원재료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김치(15.3%)와 햄·베이컨(6.0%)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외식물가 역시 3% 상승하며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생선회(5.4%)와 치킨(5.3%)의 가격 상승은 각각 19개월,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기, 가스, 수도 요금도 3.1% 상승하여 생활비 전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5.2% 인상되면서 교육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폭은 감소했지만, 농축수산물은 0.9%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분기 물가상승률은 2%를 유지하고 있으나, 잠재적인 상승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어 물가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라면이나 맥주 등 일부 가공식품의 출고가가 인상될 예정”이라며 향후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은 농축산물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피해 지역은 사과, 양배추, 마늘, 양파, 소고기 등의 주요 생산지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세욱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산불로 인해 사과 재배지는 국내 재배면적의 9%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가격이 2~3년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환율 또한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은 1472.9원으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자극받아 최종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 또한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물가를 최대 0.7% 포인트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물가 상승 압력 속에서 한국은 저성장과 고물가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억눌렸던 물가 상승과 고환율, 관세전쟁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가 이어질 경우, 성장률 둔화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다양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생활비 증가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먹거리 품목별 수급 점검과 공공요금 인상 자제를 통해 물가 방어에 나설 계획이지만, 향후 경제 상황의 전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 근처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환율 등 상방 요인과 낮은 수요 압력 등 하방 요인이 상쇄되며 목표 수준(2%) 근방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환율과 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물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경제는 다각적인 요인들로 인해 물가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생활비 증가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