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특검 출범 이후 첫 강제수사…임기훈·이시원 포함
VIP 격노설 정조준…"오후 늦게까지 수색 진행"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피의자 조사 예정
'무죄' 확정 박정훈 대령, 해병대 수사단장 직무복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에 연루된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관련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다.

순직해병특검팀은 10일 오전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출범 이후 이뤄진 첫 강제수사로, 주요 압수수색 대상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과 국방부 국방정책관실, 국방부 대변인실과 군사보좌관실, 대통령실에 속한 국가안보실 등이다.

압수수색 대상자에는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과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2023년 7월 31일 'VIP 격노설'이 제기된 대통령 회의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안보실을 대상으로 회의록 확보를 시도하고, 국방부 내 채상병 사건 관련 언론 대응 방안에 대한 자료를 압수할 계획이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단초가 된 'VIP 격노설' 수사를 위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도착,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순직해병특검, VIP 격노설 정조준…"오후 늦게까지 수색 진행"

압수수색을 받고 있는 국가안보실은 'VIP 격노설'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에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해 이 전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은 같은 날 오전 11시 54분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02-800-7070' 번호로 온 전화를 받은 직후 박진희 당시 군사보좌관 휴대전화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사건 이첩을 보류하고 임 전 사단장을 정상 출근시키는 한편 국회 설명과 언론브리핑을 취소하라는 지시를 내려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 하루 전인 2023년 7월 30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과 허태근 당시 국방정책실장, 박 보좌관이 있는 자리에서 초동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결재까지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보좌관은 이 전 장관의 비서 역할을 하면서 김 전 사령관에게 장관 결재는 중간보고로 하고 이첩 전 최종 보고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어 임기훈 전 비서관은 2023년 8월 2일 국방부검찰단이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을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기록 회수에 앞서 윤 전 대통령, 이시원 전 비서관과 통화한 뒤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전화해 수사 기록 회수 문제와 관련해 경북청에서 연락이 올 것이라고 알린 인물이다.

특검팀은 오후 늦게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보고 상황 및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회의 상황,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서의 의사결정과정 등 의혹을 전체적으로 재구성할 전망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순직해병특검법 제2조 1호는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을 수사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2호에서는 채수근 해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및 대통령실·국방부·해병대사령부 등에서의 은폐·무마·회유·사건 조작 등 직무유기·직권남용 등 불법행위를 수사대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부터 진행된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주요 피의자들과 안보실·국방부 등 휴대전화·PC 등도 확보해야 돼서 늦은 오후가 돼서야 관련 절차들이 마무리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채해병 특검팀은 오는 11일 오후 3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채해병 특검팀은 오는 11일 오후 3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피의자 조사 예정

특검팀은 오는 11일 오후 3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을 비롯해 VIP 격노가 있던 회의에 대해 아는 대통령실 및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폭넓게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권의 외교안보 실세 참모로 수사외압에 관여한 핵심 피의자로 보고 있다. 그는 'VIP 격노설'이 나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배석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목격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김 전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보고 조사할 예정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대령이  지난달 1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1회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정훈 대령이  지난달 1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1회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죄' 확정 박정훈 대령, 해병대 수사단장 직무복귀

무죄가 확정된 박정훈 대령은 지난 2023년 8월 보직해임 이후 1년 11개월 만에 해병대 수사단장 직무에 복귀했다.

해병대사령부는 10일 "순직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된 박정훈 대령을 11일부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재보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군 검찰은 2023년 박 대령을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해병 사망 사건을 초기에 조사한 박 대령이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부 지시를 어긴 것이 항명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군 검찰은 당시 박 대령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전 장관의 지시가 부당한 것처럼 왜곡했다며 상관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으나 1심 재판부는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중단 명령은 정당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지난 9일 박정훈 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가 취소된 이후 이틀 만에 복귀 예정인 박 대령의 변호인단은 "무죄 확정을 환영한다, 그동안 박 대령이 뜻을 지키는데 외롭지 않게 언제 어디서든 함께해준 모든 분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표한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박 대령이 현직 군인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 특별검사가 밝혀야 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 과제 역시 진행 중"이라며 "박 대령과 변호인단 역시 남은 과제의 해결에 앞으로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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