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4077_528056_830.jpg)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금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며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심의 기술주 조정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8%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92%, 나스닥종합지수는 0.84% 각각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138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오며 2007년 이후 최장 상승 흐름이 종료됐다. 반도체 대표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1.55%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19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와 20일 미국 9월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동시에 아마존이 120억 달러(약 17조6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히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오라클(180억 달러), 메타플랫폼스(300억 달러), 알파벳(250억 달러)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해당 기업들은 AI 인프라 확충, 데이터센터 투자 등을 명분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실질 수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의문이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 4개사의 3분기 자본지출 규모는 1,120억 달러(약 164조 원)에 달한다.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거품론'이 다시 부상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 약화도 위험자산 선호를 낮추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57%로 집계돼 일주일 전 대비 20%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인하 확률은 43%에 그쳤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밝혀 시장의 매파적 해석을 자극했다.
가상자산과 금 시장도 동반 하락했다. 코인베이스 기준 비트코인은 18일 오전 9시(한국시간) 9만2천30달러로 1.83% 하락했다. 장중에는 9만1천 달러대까지 밀리며 한 달 반 동안 상승분 30%를 모두 반납했다. 블룸버그는 금 현물가격이 온스당 4,034달러로 1.2% 하락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불확실성과 기술주 부담이 겹치며 위험자산 전반에 조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글로벌 운용사 관계자는 "AI 투자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자본지출이 실질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밸류에이션 조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경우 기술주 조정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