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사태가 터지면서 조풍언씨가 또 다시 정치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조풍언씨와 대우, 그리고 현 정권의 삼각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 부대변인은 지난 7일 ‘대우사태 배후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라는 성명서를 내고, “김우중씨의 대우 부도 직전 대우 계열사 헐값 매각의혹의 실체는 알짜기업이었던 '대우정보시스템'을 헐값에 매수한 장본인이며, 김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매입한 '조풍언'씨로 밝혀졌다.”고 주장하였다.
또“검찰이 대우사건 수사를 서둘러 덮으려 하는 이유도 도무지 석연치 않으며, 단군이래 최대의 국가 도둑질사건의 실체와 정치권 연루의혹을 낱낱이 밝혀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조풍언씨와 대우, 그리고 현 정권의 삼각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조풍언, 김대통령 일산자택 매입
조씨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99년 7월 김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6억8000만원에 사들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이다. 이후로 조씨는 한나라당의 대여 공격에 자주 등장하였다. 한나라당은 일산 자택 구입 당시 조씨가 매입 과정에서 외환관리법을 위반했다며 청와대 비호 의혹을 제기했었다.
작년 2월10일에는 한나라당 이신범 전의원이 김대중대통령의 막내아들 홍걸씨가 조씨가 제공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호화주택에 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였으며, 홍걸씨는 LA인근의 평범한 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아니라 한나라당의 홍사덕 당시 선대본부장은 지난해 16대 총선을 앞두고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이 조성한 시가 1500억원 상당의 ‘아도니스 골프장’을 조씨가 114억원의 헐값에 매입했다는 특혜매각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건도 아도니스 골프장 소유주인 김우중 전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매각을 반대해서, 거래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또한 백두사업 의혹 사건에도 거론되었다. 지난해 5월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사건의 중심인물인 로비스트 린다 김과 조씨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목포출신, DJ이웃집에 살아 - 김우중 전 회장과는 고교후배

그러면 과연 조풍언씨는 누구이기에 현정부 들어 계속 정치공방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가?
조씨는 목포출신으로 김대중대통령과는 이웃집에 살았고 오래 전부터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 미국 망명 시절 경제적,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고, 김대통령 일가와는 거의 친척 같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소문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가 없으며,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조씨는 목포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상경해서, 경기고와 고려대를 졸업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으나, 70년대 초 우연한 기회에 무기중개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다고 한다.
무기중개업체 기흥물산도 이때 설립하였으며, 조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서도 한국을 드나들며 무기중개 사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가든스위트 호텔을 경영하는 등 상당한 재력의 소유자라고 알려져 있다.
김우중 전 회장과는 상당한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중 전 회장의 경기고 2년 후배로 4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하였으며, 대우의 아도니스 골프장이나 대우통신 TDX사업부문 매각에 깊이 관여한 것도 이러한 친분관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전회장은 사업이 어려울 때 조씨와 상의했고, 미국에 드나들 때면 조씨를 자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조씨가 고교 선배인 김우중씨가 재벌 총수로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대우정밀이 국방장비 생산과 무기거래에서 쌓은 노하우와 정보를 바탕으로 무기중개상으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씨가 김대통령 측근 인사들 사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조씨 스스로 웬만한 자리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등 극도로 행동 반경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 주변 인사들 가운데는 “얼굴은 모르지만 조씨 이름을 들어보았다. 대단한 실세로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관급 인사들도 조씨에게 줄을 선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조씨를 가리켜 ‘얼굴 없는 김대중정권 막후 실세’로 표현하기도 한다.
모든 의혹에 대한 공개검증이 필요
어쨌든 한나라당은 조풍언씨의 대우비리 연루를 주장하면서 '조풍언씨 - 대우 - 현정권'의 커넥션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주장이 단지 근거없는 정치공방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야 하고 검찰은 의혹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조풍언씨도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두려울 것이 없다면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지 말고, 떳떳하게 나와서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풀어야 할 것이다.
여당도 조씨에 대한 의혹 사건에 대해 조씨가 직접 나와 해명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소문은 음지에서 자란다’는 말이 있다. 쓸데없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씨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