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우편(이메일)은 이젠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너무 생활에 익숙해진 가운데 우린 습관적으로 이메일을 확인한다

자영업자 주상연(31. 경기 부천)씨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e메일을 통해 '중소기업의 정책자금을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다'라고 호소, 김대통령으로부터 '즉각적인 중소기업 대출관행에 대한 개선 지시'를 받아냈다. 또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은 'e메일을 통해 사표를 제출' 일신상의 안전을 위해 이메일을 이용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메일주소를 초중고 졸업앨범에 인쇄해서 세월이 흘러도 서로가 연락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도 올려났다. 오늘날 이메일이 신속성과 저비용,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무기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예비 대권주자들에서 대학생까지 발빠른 이메일 카드 보내기 확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연말에 네티즌 1만여명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사이버 카드를 일제히 발송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답신을 받았다.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 역시 5백명에게 카드를 발송하였다. 이에 반해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측은 e-메일 카드 보내기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연말 청와대 홈페이지 이용자 4만 5천명, 어린이 1만여명에게 e-메일 연하장을 보내 네티즌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했다.
특히나 연말연초가 되면 가장 바쁘고 혼잡했던 대학 구내 우체국이 인터넷 카드에 밀려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메일 카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데다, 동영상 목소리 캐릭터 등 다양한 방식을 이용할 수 있어 젊은 층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메일은 또한 전자상거래를 하는 입구역할에서 벗어나 쇼핑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케이티인터넷(대표 김태윤)의 샵클릭(shopclick.co.kr)에서 개발한 원스톱 이메일쇼핑 솔루션을 이용하면 간편하다. 이 솔루션은 이메일로 보내진 상품정보에 마우스의 커서를 대고 클릭하면 제품의 상세 정보를 볼 수 있다. 상품이 맘에 들어 구매 버튼을 누르면 받는 이의 이름과 주소를 입력한다. 이후에 결제수단과 확인 창이 차례로 뜨는데 순서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어느새 쇼핑이 끝난다.
이메일, 우체국을 넘어 이젠 은행업무까지 대신한다
바로 이메일 송금서비스이다. 만약 당신이 결혼할 친구로부터 청첩장을 이메일로 받아서 축의금 5만원을 보낸다고 하자.
당신은 우선 이메일 송금서비스 사이트를 가서 회원가입을 하고, 돈을 인출할 통장계좌나 신용카드번호를 넣는다. 사이트에서 돈을 받을 친구의 이메일 주소를 넣고 보내는 돈의 내역과 하고싶은 말을 간단하게 남긴다. 그러면 서비스 담당 사이트에서 친구에게 멜을 보내고 상대방이 통장번호를 입력하면 5만원이 그 친구 통장으로 입금된다. 반대로 돈을 청구할 수 있어 동문모임이나 발전기금, 정치인, 시민단체 후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e메일 송금서비스를 하는 곳은 페이레터(payletter.com), 메일캐스터(mailcaster.co.kr), 주택은행, 신한은행 등이며, 미국내 최대 e메일 송금 서비스업체인 페이팔(paypal)도 국내 시장 진출을 시도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의 곽치영 의원(민주당)은 이메일 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정치헌금을 모금하고 있다. 지난 29일 곽의원은 의정보고서와 자동 결제란을 담은 이메일을 자신의 홈페이지(kwack.or.kr)에 등록한 네티즌 100여명에게 보내 깨끗한 정치자금을 만들기 위한 계기를 만들었다.
이밖에도 파인드(대표 윤용니, pinewood.co.kr)는 이메일로 학습지를 보내고 틀린 사항은 고쳐줄 수 있는 '첨삭교육용' 이메일 솔루션을 개발해 학생의 능력에 맞는 맞춤형 이메일 학습지를 배달하고 있다.
이메일 사용이 늘수록 이메일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
전자우편의 올바른 활용과 위험성을 덜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은 반드시 알아둘 필요는 있다.
첫째가 자신이 받은 전자우편은 완전히 없앨 수 없다. 내 편지함에서 지운다고 해도 그 원본은 서버에 상당기간 남아있다. 물론 내가 보낸 메일도 남아있다.
둘째 전자우편이 반드시 내가 정한 수신인에게만 보내지는 것은 아니다. 전자우편에는 자동전달과 같은 장치가 있어서 보낸 편지가 발신인, 수신인도 깜빡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
셋째 전자우편 내용은 법률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이메일에 인종차별이나 성희롱성 글을 무심코 보낸다면 나중에 기소될 여지가 높다.
넷째 전자우편에 적힌 발신지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전자우편으로 자신을 권력층이나 특수한 신분의 사람으로 속일 수가 있다.
다섯째 직장인의 경우 회사내 컴퓨터로 온 메일은 개인메일일까? 미국의 경우는 회사 컴퓨터로 온 메일은 그 내용에 상관없이 회사의 통신물로 인정된다. 그래서 미국내 직장인들은 개인 메일주소와 회사주소를 따로 가지고 있다. 특히 회사로 온 메일은 회사내 누구든지 볼 수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이메일을 통해 치명적인 바이러스 침투가 가능하다. 최근엔 '쿠르니코바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견되었다. 메일에서 'AnnaKournikova.jpg.vbs'파일을 클릭하면 컴퓨터 내 데이터가 날라가고 아웃룩 익스프레스 주소록에 등록된 모든 주소로 한꺼번에 메일이 발송돼 메일서버가 다운되게 만든다.
이메일의 보안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사실 우리나라 국공립 연구소, 정부기관에서 나오는 90% 이상의 전자우편이 암호화되지 못하고 있다. 전자우편이 편하다고 마구 사용하다간 낭패볼 수 있다. 물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이메일은 스스로 변신하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디지털 세상을 사는데 더할 나위 없는 위대한 발명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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