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에 의해 민주당의 국가보안법, 사립학교 관련법 등 개혁관련법이 유보되었다. JP와의 DJP 공조는 反개혁의 길로 몰고가는 '강한 보수의 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JP의 손에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교육위원들이 마련하고 의원총회까지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시안'이 최고위원회에서 유보돼 '최고위원들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민주당에 압력을 행사해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이 JP의 손에 좌지우지되고 개혁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일고 있다.

사립학교법 유보-JP의 입김 때문

JP가 지난 20일 국회 자민련 총재실에서 사립학교 재단법인 대표들은 만나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유보한 것은 자민련이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급진적인 개혁은 화를 부른다"고 말했다.

이는 JP가 사립학교 재단법인 대표자들에게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민주당 지도부가 유보시킨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공로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DJP 공조가 당의 개혁정책 추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최고위원들도 JP의 압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사학비리 예방 차원에서 민주당 교육위원들이 마련하고 당내 법안심사 소위와 의원총회까지 거쳐 당론으로 확정된 사립학교법 개정시안을 의결기구도 아닌 최고위원회에서 유보시키자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들이 이해를 못하거나 사립학교 재단들의 로비에 의해 물러섰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설훈, 이재정, 임종석 의원등 민주당 교육위원들은 이에 반발 최고위원들을 설득해 당론화하는 작업을 추진하되, 그래도 안될 경우 의원입법을 통한 '독자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개혁정당 민주당, 보수 앞으로?

DJP 공조로 인한 민주당의 개혁 후퇴가 이후 더 큰 부담으로 대두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들어 그동안 국민들에게 약속한 개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상근 목사는 민주당 당직자 연수회에서 "개혁, 민주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체감온도가 낮다"고 지적하면서 개혁의 성실한 완수를 주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개혁 마무리는 말로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김 대통령이 강력히 주문한 보안법 개정 주문에도 자민련의 반대에 부닥쳐 유보한 상태고, 사립학교법도 유보시켰다. 인권위원회법이나 부폐방지법도 크게 퇴보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DJP 공조를 이유로 JP의 요구나 주장을 거역할 수 없는 구조로 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중권 대표가 JP와 가깝고 이념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더욱 JP의 손에서 민주당이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필연적으로 개혁의 후퇴로 귀결될 것이고 개혁을 바라던 민주당 지지자들의 실망감으로 인해 민주당의 운신의 폭은 점점 좁아들 것이라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개혁정당임을 자임했던 민주당이 DJP 공조로 인해 점점 보수정당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 JP에 잘 보이려 노력하는데

게다가 민주당 지도부라는 최고위원들이 JP에게 잘 보이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도 간파되고 있다. 21일에는 민주당 내 개혁파의 대표격인 김근태 최고위원이 JP와 만나 만찬을 함께 했고, 22일에는 JP의 주관으로 민주당과 자민련 양당 지도부가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같이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달 말쯤 JP를 만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차기 대선에서 JP의 지지를 얻기 위해 JP에게 구애의 손길을 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JP의 입김에서 벗어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의 개혁에 계속 딴지를 걸고 있는 JP가 있는 한 DJP 공조가 개혁 완수를 위한 '개혁의 힘'이 아니라 反개혁의 길로 몰고 가는 '강한 보수의 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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