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전초전인 4.26 보궐선거에 정치권의 촉각이 서서히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은평구청장 선거'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내년 선거의 전초전, 중간평가와 DJP연합공천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 대해 '김대중정부 중가평가'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여권의 3당정책연합 등 반昌연대에 맞서 '반DJ 정치선거'로 몰아가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번 보선은 DJP 공조 복원후 첫 민의 시험대인 데다 DJP공조의 상징성을 더해 연합공천후보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은 "최근 자민련 오장섭 사무총장과 만나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단일후보를 연합공천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여 DJP공조가 선거공조로까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 민국당과의 정책연합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선거연합군'으로 발전시키게 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
그러나 DJP 선거공조가 잘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 은평구는 전 구청장이 민주당이었고 호남출신이 29%를 차지하는 민주당 텃밭이므로 민주당의 양보가 어려울 듯 하고 논산시 또한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또 전북은 당연히 민주당 몫이겠지만 부산 금정구청과 경남 사천에 자민련과 민국당이 각각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DJP 또는 3당간의 내부갈등이 있겠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 3당의 선거공조는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민심의 시금석, 서울 은평구청장 보궐선거
5개지역의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중 유일하게 수도권에서 치루어지는 선거가 은평구청장 선거이다. 따라서 지역성을 크게 가늠할 수 없고 수도권 민심의 향배가 되는 은평구청장 선거가 이번 보궐선거에 핵심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평구는 16대총선 당시 유권자 344,977명으로 호남출신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선거지형도상 'Yellow belt'(DJ 강세지역)에 속하는 지역이다. 이때문에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줄곧 DJ와 DJ정당이 1위를 해왔으며 2번에 걸친 민선 구청장 역시 DJ정당에서 나왔다.
그러나 15대총선에서 은평을에서 이재오의원이 당선되면서 이 지역의 선거지형도가 바뀌어 갔고 16대 총선에서는 은평 갑, 을 지역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한나라당 강인섭, 이재오 후보는 각각 43.5%, 51.0%를 얻어 상대후보인 민주당 손세일 후보 37.7%, 민주당 이석형 후보 41.8%에 비해 월등한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또 은평구 전체의 한나라당 평균 득표율은 47.7%로 민주당 평균 득표율 40.0%보다 무려 7.7%를 앞서고 있으며 이는 서울시 한나라당 평균득표율 43.3%에 비해서도 4.4% 앞선 결과이다.
은평구는 DJ강세지역에서 'DJ-비DJ 경합지역 또는 비DJ 우세지역'으로
따라서 선거결과로 보면, 현재 은평구는 DJ강세지역에서 'DJ-비DJ 경합지역 또는 비DJ 우세지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듯 지역판세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은평구 보궐선거에 각 당은 면밀한 전략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DJP선거공조 나아가 3당 선거공조의 첫 작품으로서 수도권의 유일한 선거인 은평선거에서 패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갑·을 모두 현역의원을 배출한 상태에서 패배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민심을 잡으려는 여야 대리전으로 치루어질 은평보궐선거라는 점에서 여야는 후보공천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 은평구 지역정치권은 은평구청장에 출마하겠다고 도전장을 내건 예비후보들이 난립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고있는 중이다.
후보공천에서 양당 승부 판가름 예상
우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공천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송미화 시의원, 김성호,김영준,임호식 구의원, 황병오, 김영춘 등 전직 시의원을 비롯하여 나영수 은평문화원장, 김장주 은평구의회 운영위원장, 최희주 은평구 부구청장, 김치운 계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노양학 전직 자민련 위원장 등 10여명이 자천타천 입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자들의 난립으로 공천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나 갑구의 손세일 위원장이 총선 이후 지구당 관리에서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갑,을 모두 실질적으로 이석형 을지구당 위원장이 관리하고 있어 지구당간 갈등으로 인한 내분의 여지는 없는 듯하다. 그러나 이위원장의 출마설 또한 거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거론되는 후보로는 노재동 서울시 의정회 이사, 남대우 구의원, 임석순씨(약사), 임선화씨(강인섭선대본부장 역임), 임상묵씨(이재오선대본부장 역임), 김해업 은평발전협의회장 등 6명이 물망에 모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얼마전 갑·을 지구당 위원장인 강인섭, 이재오 의원의 주재로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고 이달 안으로 후보자를 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원만한 공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내부 반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경선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양당의 중앙당도 투표율이 30%를 넘지 못하는 보궐선거에서는 후보공천이 사실상 선거결과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의 후보공천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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