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여권이 선거법 위반 및 비리혐의 의원들에 대해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어 중부권 15명 의원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이총재가 이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데...

휘몰아치는 여권의 정계개편이 '한나라당에는 존립의 위기'가 되고있다. 정계개편의 성격이 '반昌 연대'로 '한나라당 분열'을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내에서는 의원이탈설이 끊임없이 나도는데, 그 중심에는 한나라당 중부권 의원, 선거법 위반 관련 의원 15명이 거론되고 있다.
'3월 경천동지설'에 긴장한 한나라당-강경대응하기로
존립의 위기에 놓인 한나라당이 초비상사태이다. 정계개편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한나라당이 연일 여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권철현 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여권이 사정과 선거법 재판을 통해 야당의원 탈당을 유도, 군소정당 연합 단계를 거쳐 '이회창 포위 전략'에 따라 정계개편 하려는 작업에 사실상 착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5일 열린 총재단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계좌추적이 무차별,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모 의원의 경우 가족 등 30여명에 가까운 주변 인사들에 대한 계좌추적이 이뤄지고 있지만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에 걸린 한나라당 한 수뇌부는 "중부권 야당 의원들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워낙 집요하게 이뤄지고 있어 최근 정계개편설과 맞물려 이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는 정계개편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의원들이 대거 이탈할 지도 모른다는 '3월 경천동지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의 대여 정국대응 기조가 강경대응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총재단회의 등에서 내년 6월13일로 계획된 지방선거를 한달정도 앞당기려던 방침을 백지화하고, 자민련이 추진중인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17일께 부산에서 국정보고대회를 개최, 현정부의 `야당파괴 음모'를 성토키로 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계개편을 추진하지도 않고 여건도 아니다"고 하면서도 한나라당의 내분을 즐기고 있는 분위기다. 김영환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자기당 의원을 너무 의심하지 말기 바란다"며 이총재와 비주류 사이를 이간시키는 발언을 했다.
두 마리 토끼 잡기-한나라당의 선수치기?
사실 한나라당 내외의 상황과 결부돼 일부의원의 이탈 여부는 정치권의 끊이지 않는 관심거리였고, 실제로 일부 의원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최근 한나라당이 들고 나온 정계개편 논란은 흔들리는 의원을 다잡고 여권에게 화살을 돌리기 위해 선수를 친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이미 한나라당 내부에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총재의 당운영에 대한 비판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권이 선거법을 위반했거나 안기부 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리혐의가 드러난 일부 의원들을 1차 타켓으로 삼고 있다는 소문이 계속 나돌았기 때문.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정계개편과 관련한 당의원들의 이탈설제기는 흔들리는 당을 추스리려는 '자작극'이라고까지 하고 있다.
탈당 의혹 15명-중부권 초선, 비주류가 중심
실제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따라 한나라당 조정무, 신현태, 박혁규, 김용학 의원들이 여권의 회유와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이미 이총재가 집안단속을 위해 "이들을 만나 고충을 듣고 설득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4.13 총선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돼 재판은 받고있는 한나라당 의원은 김부겸, 심재철, 김원웅, 정인봉, 유성근, 이재오, 김일윤, 남경필, 안영근, 김무성, 김형오, 김호일, 권오을 의원 등이다.
더욱이 정치권 주변에서는 안기부 자금 수사과정에서 국고수표를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등 '파렴치 행위'가 드러난 전·현직 의원 15명의 명단이 실린 괴문서가 나돌고 있고, 민정계 일부가 집단적으로 이총재에 반기를 들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4명의 의원들이 워낙 반DJ 감정이 심한 상태라 탈당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특히 이총재의 당운영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조정무 의원도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측의 전망이다.
아무튼 한나라당은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비주류 의원들의 연속적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고심하고 있다. 이총재도 이를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직개편 때 비주류를 대거 등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한나라당의원들이 과연 대거 이탈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올 봄 정계개편 소용돌이는 여야간 치열한 신경전으로 당분간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