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미래연대가 이총재와 당지도부에 대한 집단적 비판 계획이 당 지도부의 의총 취소로 무산되고 말았다. 소장파와 개혁적 의원들의 이총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그러나 그동안 국가보안법 개정, 크로스보팅, 당내민주화 강화 등 당의 정체성과 운영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이들 소장파들의 집단적 반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 당지도부가 최근 적극적인 대응자세로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 6일, 한나라당 개혁적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는 모임을 갖고 8일 있을 의원총회에서 당의 정체성과 운영방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8일 당 지도부가 의원총회를 갑자기 취소하고, '야당말살 정계개편음모 규탄 및 정치혁신 결의대회'를 개최해 지도부에 대한 소장파 의원들의 정면 비판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김부겸 미래연대 공동대표 등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갑자기 취소하고 명분 없는 '규탄대회'를 개최했다"고 당 지도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미래연대, 당 정체성 및 운영방식에 공식 비판할 계획
김부겸 미래연대 공동 대표에 의하면 지난 6일 미래연대 소속 회원들은 모임을 갖고 당이 이 총재와 일부 측근들에 의해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념적으로도 지나치게 보수화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8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총이 갑자기 취소돼 이러한 미래연대 소속 의원들의 계획은 뒤로 미뤄지고 말았다. 하지만 미래연대는 회원들의 뜻을 모아 이 총재 면담이나 의원총회를 요구해 반드시 공식적으로 당 지도부에 문제 제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래연대는 구체적으로 "국가보안법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밝히는 한편, 북한에는 남한의 국가보안법 개정을 위한 노력을 알리면서 김정일 서울 답방을 계기로 북한도 인권 및 지난 테러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등 가시적인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공개서한도 제출"할 계획이었다.
더불어 이 총재와 측근들의 독단적인 당운영도 비판하면서 조속한 당직개편을 통한 민주적 당운영을 촉구할 예정이었다.
특히, 개혁적 소장파 의원들은 "근거도 없는 탈당설을 가지고 지도부가 앞장서 떠들면서 일부 의원들을 매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한나라당의 '의원 빼가기 정계개편' 주장을 탐탁치않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권철현 대변인은 "당을 비판하고 개혁적이라는 사람들이 탈당 예상자로 거명되고 있다"며 당 운영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들을 의심했다.
그러자 김부겸 의원은 "당이 얼토당토않은 소문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해당 의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을 이런식으로 매도해도 되느냐"며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도 8일 있었던 '야당말살 정계개편음모 규탄 및 정치혁신 결의대회'를 두고 "소문만 가지고 규탄대회를 하는 것은 내부 단속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여당은 "이렇게 자작극을 해서까지 내부단속을 해야할 만큼 자신이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개혁세력 집단적 반발 일으키나
아무튼 미래연대 등 한나라당 내 개혁세력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치 않다. 그동안 이 총재에게 당의 정체성 및 민주적 운영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지만 전혀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수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 한나라당 지도부라는 지적이 많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조만간 있을 당직개편에서 이러한 문제 제기들을 수용할 것이라는 기대석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지만, 만일 이 총재와 당 지도부가 개혁세력의 요구를 외면할 경우, 개혁세력의 집단적 반발도 예상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영남기반이 흔들리면서 이총재의 대세론이 한풀꺾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소장파들의 반발까지 겹친 이총재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이총재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의 정치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