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한화갑, 김덕룡, 박근혜, 박상천, 정동영의원의 홈페이지를 보자. 2002년 예비대선 후보자들은『21세기 첫 번째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홈페이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에서 권력이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2002년 예비대선 후보자들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합법적인 정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예비대선 후보들은 네티즌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소속 커뮤니티와 온라인 후원회가 사이버 선거전에 홍위병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몇몇 예비 대선 주자들은 후원금을 모집하면서 홍보뿐만 아나리 '꿩먹고 알먹기'식의 전략을 보이고 있어 인터넷 캠페인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기대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화합을 바탕으로 지역연합론 제안"- 한화갑 최고위원 홈페이지

한화갑 최고위원은 동교동계의 유일한 대권후보로 대중성 확보를 위해 바쁜 후보 중의 한사람. 그의 홈페이지(www.hhk21.com)를 보면 '화합, 안정, 개혁, 한화갑'을 강조하는 플래쉬 효과를 눈에 가장 잘 띄게 배치하고 있다. 이 배치는 한 최고위원이 최근 언급한 '영남양보론'과 더불어 '영호남간의 지역화합론'을 홈페이지에서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주요일정'과 '동정'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구대학교 강연, 대구지역 시민단체 간담회, 그리고 지난해 지역구인 신안.무안군과 영남의 경산.청도군과 자매결연을 맺은 공로로 경북 경산시장이 수여한 명예시민증 등 한화갑 최고위원이 영남 지역민에게 다가서려는 부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2002년 대선에서 전체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영남지역민들의 지지가 곧 승패의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화갑 최고위원 홈페이지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눈길을 끄는 것은 e윈컴의 『열려라 정치』에서 '네티즌이 뽑은 국회의원 1위 한화갑'과 '포스닥 정치증권 시황 '을 메인 페이지에서 노출시켜 네티즌들의 한화갑 인기도를 보여주려 하고 있는 점이다.

"21세기 대통령학을 정립한 한국의 케네디"-김덕룡의원 홈페이지

한나라당의 비주류를 대표하는 김덕룡의원 홈페이지(www.kdr21.com)를 보자. 우선 인트로 화면을 벗어나 메인 페이지를 보면 여타 대선후보 공식 홈페이지와 달리 화면 상단에 위치한 내용이 '컴퓨터 바이러스 잡는 법'이 게시되어 있다. 그리고 '안성기 인터뷰'나 이슈란을 통해 사회문제를 게시하고 있다. 메인 페이지만 보면 홈페이지에다 매체적인 성격을 가미한게 눈에 띈다.

그러나 좌측의 'VOD로 본 김덕룡'코너를 보면 '역시 대선후보, 홈페이지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가 하얀남자', '김덕룡이 걸어온 길', 'DR 의정활동평가', 'DR의 개혁과비전', 'DR의 서초사랑', 'DR이 드리는 말씀' 등 대선 홍보용 동영상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머리가 하얀남자'편은 마치 지금이 대선 기간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
떠오르는 태양과 김덕룡을 오버랩시키고, 미국의 존F 케네디, 영국의 토니 블레어 등 개혁을 강조하는 가하면, '21세기 대통령학을 정립한 김덕룡'이라고 활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종국에는 「존 F 케네디=김덕룡」이라는 '이미지 전이(轉移)전략'을 써 '케네디'를 김의원의 브랜드로서 정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케네디에게서 느낄 수 있는『개혁과 정도』또한 강조하고 있다.

'머리가 하얀 남자'편은 앞으로 차기 대선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각하겠다는 듯이 자막과 함께 휘몰아치는 구름 뒤에 김덕룡 의원이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이 마지막 장면이다.

'DR의 개혁과비전'편에서는 '21세기 정치인으로 김덕룡 의원'을 홍보하고 있으며, 'DR이 드리는 말씀'을 통해 '21세기 대통령학을 정립한 한국의 케네디'로 막을 내리고 있다.

"다시 살아나는 故 박정희 대통령"- 박근혜 부총재 홈페이지

박근혜 부총재 홈페이지(http://park.f14.net)를 보면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차기 대권후보 거론자로써 유일한 여성후보인 박근혜 부총재의 환한 얼굴사진이 메인에 잡혀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는 다소 시의성이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실한 박근혜, 대정부질문서 1위로..."라는 2월달 기사와 박근혜 부총재가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보도가 메인 화면의 반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가 전반적으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후보치곤 별반 일반 국회의원들과 차별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역시 대통령이 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메뉴에서 그 차이를 엿볼 수 있다.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박 총재가 겪었던 '퍼스트 레이디'경험과 현재 진행중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과 건립', 박근혜 영어이름을 도메인으로 하는 '박정희 전자도서관(http://parkchunghee.or.kr)', '박정희 대통령 인터넷 도서관(www.516.co.kr) 등을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에서 부각시키고 있다. 또 새마을 운동과 어감도 비슷한 '새마음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부총재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메뉴구성이 두드러진다.

홈페이지가 故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작사·작곡한 '새마을 운동'과 '나의 조국'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데에 이르면, 네티즌들은 유일한 대권 여성 후보인 박근혜 부총재에 대한 이미지보다 박 전대통령의 홈페이지를 둘러본 기억만 남아 아쉬움이 남는다.

'북방 프런티어, 디지털 세상을 선도한다'- 정동영 최고위원 홈페이지


정동영 최고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 위원으로 IT산업과 정보통신사업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던 의원. 또한 네티즌과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주도적으로 하는 의원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한 정동영 최고위원은(www.dy21.or.kr) 좌측에 큼지막하게 사진을 게재하고, 오른쪽에는 요즘 정치인 홈페이지에서 유행인 플래쉬 효과를 주어 '북방프런티어 2001, 미래의 비전을 향해 뚫고 나갑시다'라며 '디지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DY 투데이', 'DY뉴스' 메뉴를 통해 정동영 최고위원의 이니셜을 사용한 인물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정치인 홈페이지 구성 부문 1위 뽑혀', '차기대선은 국가경영전략 즉 미래에 대한 설계도를 갖고 경쟁하는 과정'을 담은 e윈컴과의 인터뷰, '정동영 의원, 『네티즌이 뽑은 올해를 빛낼 인물들』정치분야 3위' 등 인기도를 반영하는 내용으로 네티즌과 친숙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여타 후보의 홈페이지와 차별화 전략으로 '정보통신마당'과 '명예기자클럽'을 통해 IT사업과 정보통신사업과 네티즌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래산업을 주도하는 디지털 맨'으로 이미지 메이킹하고 동시에, '21세기는 디지털세상이고 정동영 최고위원이 디지털 세상을 이루는데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가 그의 홈페이지에 곳곳에서 다분히 느낄 수 있었다.

'대선 후보는 선진국 진입의 비전과 능력이 기준돼야'-박상천 최고위원 홈페이지

최근에 홈페이지를 개편한 박상천 최고위원(http://scpark.or.kr/) 홈페이지를 보자. 우선 플래쉬 효과를 좌측배너에 '힘있는 여당, 정권 재창출'을 캐치프래이즈로 '정직하고 능력있는 정치인, 박상천'을 네임 슬로건으로 강조하고 있다. 여당 프리미엄에다 인물을 강조한 전략적 화면 구성이다.

메뉴를 보면 '박상천의 Vision21'을 통해 '경제회복과 재도약', '지식정보사회 대비', '남북간의 화해와 통일'을 주장하고 있으며, '13-14代 국회활동', '15代국회 원내총무', '법무부장관활동', ' 집권당 원내총무'활동을 동영상으로 제공하면서 그의 화려한 정치경력을 내세우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선 후보는 선진국 진입의 비전과 능력이 기준돼야'라는 헤드라인으로 시작하는 대선후보 릴레이 인터뷰(박상천 최고위원편)를 담은 정경뉴스 3월호를 하단에 배너처리하여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따로 '이멜클럽'이라든지 '천사모(박상천을 사랑하는 모임, www.club1004.net)'를 운영하고 있는데, 다소 네티즌들에게 낯익은 메뉴와 화면구성으로 노무현장관의 '노사모' 홈페이지와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텍스트와 동영상을 통한 인터뷰 내용을 자주 볼 수 있는 박상천 최고위원의 홈페이지는 화려한 경력과 더불어 인물 홍보 중심의 메뉴구성이 눈에 띈다.

21세기 첫 번째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비대선 후보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나타나는 공통적 특성이 있다.

첫 번째 단순한 홈페이지 운영을 통해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언론매체로서의 화면 및 메뉴구성으로 객관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움직이는 플래쉬 효과와 동영상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의 강점과 기회요소를 네티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셋째는 동호회 및 메일 클럽을 활용한 네티즌 후원회를 결성, 네티즌과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로를 마련하고 나아가 깨끗한 정치자금의 모금을 추구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정치, 네트워크 정치에 2002년을 뛸 예비대선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강점(strengthness)·약점(weekness)·위협요소(threateness)·기회요소(opportunities)를 최대한 활용한 컨셉을 바탕으로 네티즌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평가와 실험, 그에 따른 홈페이지의 개편은 이젠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이번 1, 2차 대선후보 홈페이지를 보면서 정치인들도 변화된 디지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는 구태의연한 동굴 속 캠페인 전략으로는 더 이상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인식 전환의 결과이다.

물론 몇몇 대선 후보들은 커뮤니케이션 공간만 마련하고 '볼테면 보라'는 식의 일방적으로 안일하게 운영하는 홈페이지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은『21세기 첫 번째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홈페이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즉, 지난 15대 대선에서 TV선거가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번 2002년 대선에서는 인터넷 선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대선 후보들은 깨닫기 시작했다. 유권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네티즌을 외면하는 정치인에게 미래는 약속되지 않는다'는 시대적 명제 또한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관련기사보기================
홈페이지 '꽃'단장에 나선 대선주자들-①
===========================================

홍준철기자(jchong2000@ewincom.com)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