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가 대선공조까지 합의함에 따라 여권의 정계개편 기류변화가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영남후보론'에서 최근 DJP공조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2여 합당」의 '비영남 지역연대'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3당 연합'이니 '신3김연합'이니 하며 '영남후보, 영남흡수 전략'에 입각한 '반昌 정계개편' 논의가 무성하였었다. 그러나 이달에 들어서면서 영남보다는 '호남-충청'의 강고한 '비영남 지역연대'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송석찬의원, 이영작박사, 이인제 최고위원으로 이어지는 '호남-충청의 비영남 지역연대'론에 입각한 '민주-자민련 합당론'이 최근 힘을 얻고 있으며, 또한 3월 16일 DJP회동으로 차기 대선공조에 합의하였고 3월 개각이 'DJP공조 개각'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DJP가 차기대선 공조까지 합의한 상황에서 3월 개각이후 DJP공조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계개편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DJP 개각 공조'로 2여의 국정운영 시스템이 더욱 강화되고 또 '2여 합당'으로 DJP의 정치적 결합이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듯 DJP공조가 더욱 공고해 짐과 동시에'비영남 연대'의 정계개편설로 여권의 기류가 조심스럽게 변화되면서 이 흐름에 따른 여권주자들의 이해득실 계산 또한 분주하다.
혹시 이 조짐이 '영남후보론'에서 '비영남 후보론'으로 여권의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 여권주자들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3월 개각 = DJP공조 개각
3월 20일 경이 될지 아니면 민국당 전당대회인 23일 이후 3월 말이 될지, 아직 그 시기와 개각폭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3월 개각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DJP공조복원이후 처음있는 이번 개각은 당연히 'DJP공조 내각'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개각의 '핵심'중 하나인 이한동 국무총리는 그대로 유임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JP는 DJP 회동 전날인 15일 이한동 국무총리와의 만찬에서 "총리께서 정부에 오신지 9개월이라고 하셨는데 짧은 기간"이라며 "아직 더하셔야 하며, 우리 모두 뒷받침하여 총리께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을 돌보도록 부탁드린다"고 하여, 이총리의 유임가능성을 시사하였다.
개각이 구체화되면서 자민련 입각희망자들은 "최소한 원내 2명, 원외 1명은 입각해야 한다"면서 이날 청와대 오찬 회동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자민련 재선의원은 "인사공조를 둘러싼 자민련내 불만을 김 명예총재는 물론이고 김대중 대통령도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 공조를 튼튼히 다지기 위한 개각을 조만간 단행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번 개각에서는 청와대비서진, 외교팀, 경제팀, 사회복지팀에 대한 교체설등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그 폭과 대상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개각은 DJ집권 4년차의 국정운영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강한 정부'라는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맞는 개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DJP공조 강화와 3당 정책연합'의 '강한 정부'실현방안에 충실한 'DJP공조 개각'으로 전망된다.
DJP 대선공조 합의, 힘을 얻어가는 DJP합당설
이번 개각으로 DJP공조가 국정운영에서 튼튼히 다져질 것이 예상되면서, 'DJP합당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DJP공조가 강화되는 개각이 되면 합당설은 '설'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16일 DJP회동에서 대선공조까지 합의했기 때문에 2여 합당설은 더욱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지난 13일 자민련 송석찬의원의 '2여 합당촉구 서한'이 있었고 그 다음날인 14일 김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 박사의 '호남-충청-강원의 반영남 지역연합론'으로 이어졌으며 15일에는 이인제 최고위원이 '2여 합당론'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하였다.
특히 이영작 박사의 출판기념회에는 이인제 최고위원이 참석하였고, 송석찬의원은 자민련 입당시 '이인제 최고위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인물이어서 이번 '2여 합당론'에 대해 정가의 관심은 매우 비상하다.
특히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14일 "정치인들이 비전과 정책을 기준으로 두개의 큰 산맥(정당) 으로 재편돼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며 "민주당.자민련의 합당론을 제기한 송석찬의원의 생각에 공감한다" 고 밝혀 송의원과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여 합당론'에 대해서 JP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합당설을 부정하고 있고 또한 민주당 내 대권주자들 간에도 매우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의 '2여 합당론'의 지지는 'JP - 당총재, 이인제 - 대권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2여 합당이 성사되면 이최고는 JP와의 쌓인 앙금을 '당총재'로 풀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충청에서 '이인제 대세론'이 불어 '충청의 주자'로 확실한 위상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최고는 16대총선 전부터 2여 합당론을 줄곧 주장해왔다.
반면 2여 합당론에 적극적인 이 최고위원과 달리 김중권 대표는 매우 부정적이다. 그는 15일 자민련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 "공조를 통해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못할 뿐아니라 여건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합당논의를 깊이 해 본 일도 없다"고 그의 입장을 밝혔다.
여권의 '영남후보론'에 승부수를 둔 김대표로서는 이최고위원이 '충청후보론' 대세를 만들 수 있는 '2여 합당'에 당연히 부정적이다. 또한 '영-호남 지역화합론'을 들고 나온 한화갑 최고위원의 경우도 '반 영남 지역연대'전략에는 그다지 찬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영호남 지역연합'이냐 'DJP 반영남 지역연합'이냐의 문제는 동교동내의 갈등도 부채질 하고 있는 듯하다. 구동교동계 수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은 이인제 최고를 지지해왔었고 '반권파'의 입장에 섰던 한화갑 최고위원은 영남후보를 주장하는 김대표와 공조상태에 있다.
때문에 '2여 합당'문제는 여권내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DJP회동 '반영남 정계개편'으로 강력 비난
한나라당은 애초 '2여 합당'에 대해 '반영남 지역연합'으로 강도높게 비판하였고 특히 16일 `DJP 회동'으로 정계개편이 발화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격한 어조로 비난하였다.
DJP회동 전 '2여 합당론'이 제기될 때 한나라당은 여권분열로 대응할 계획을 세우며 '영남후보론'보다는 크게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2여 합당론은 공동여당간 갈등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차기 대선후보를 둘러싼 경쟁은 ‘강한 여당’과 '영남후보'를 표방해온 김중권대표 체제의 와해나 여권의 내부 분열 심화 등을 반사이익으로 챙길 수 있어 크게 손해볼 일은 없다고 판단하였다.
'2여 합당'에 대해 김중권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간의 균열을 증폭시키고, '합당 = 자민련의 와해, 붕괴'라는 논리를 전파하여 2여 합당에 최대한 쐐기를 박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여 합당이든 영남후보론이든 큰 범주에서 보면 「반창 정계개편」이고 DJP 회동에서 대선공조를 합의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대응 강도는 매우 세졌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다음 수순이 야당과 이회창 총재에 대한 공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송석찬 의원의 합당론 제기→이인제 최고위원의 가세 및 공론화→DJP 회동→민주당의 자민련 흡수 합당→한나라당 분열 수순의 시나리오가 있다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DJP회동후 권철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DJP 공조'의 이름으로 정권초기부터 모든 것을 망쳐온 사실만 기억하고 있다'면서 "사라져야 할 대상들이 다시 등장해 감언이설로 국민을 속이고 국가를 농단하기 위해 `고목에 꽃피우겠다'는 공개선언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성토한 뒤 "이제 모든 것을 접고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라"고 주장했다.
김기배 사무총장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영남후보론이 나오더니 또 영남을 포위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당 고위관계자는 "DJP가 이번 회동에서 선거공조나 권력분점 약속 등을 재확인하고 야당죽이기와 `3당 연합' 등 정계개편을 노골화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지금 정국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정계개편설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면서 계속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역시 '야당 죽이기'를 전제로한 여권의 정계개편 '설'에 좌우되면서 방어하기에 급급하며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여하튼 정계개편 바람은 봄이 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여야가 국정운영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보기좋은 모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