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정치인과 네티즌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통해 올바른 정치문화를 선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던 정치사이트들은 지금...

'한국정치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지난 4·13총선 전후로 정치관련 사이트 개설이 붐을 이루었다. 또한 사이트 운영자들은 한결같이 정치적 무관심과 냉대에 빠진 젊은 층들을 상대로 네티즌 정치, 인터넷 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인과 네티즌을 연결시키는 커뮤니케이션공간을 통해 올바른 정치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욕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4.13총선을 치루고 1년이 다 되가는 지금 전자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인터넷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 실현'을 내세웠던 정치사이트들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남았을까?

정치사이트 현주소...

우선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치사이트는 대략 15개 정도. 정치&선거 웹진 e윈컴(ewincom.com)을 비롯하여 정치증권 사이트 포스닥(posdaq.co.kr), 21c 정치커뮤니티를 내건 폴컴(polcom.co.kr) 등이 가장 의욕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사이트로 인터넷 투표 솔루션을 제공하는 Pibkorea(pibkorea.co.kr), 정치포탈&검색엔진 사이트 인터넷폴리틱스(internetpolitics.co.kr), k21사이버정치연구소가 운영하는 폴플라자(polplaza.com) 등 3개 사이트.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정치 사이트들 중 정치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한 사이버파티(cyberparty.or.kr), MIP, webpol, euiwon.net은 서버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배너를 클릭하여 정치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한 엔폴리틱스(npolitics.co.kr), 이마크러쉬(emocracy.co.kr), 일렉션(election.co.kr), 아이폴(ipol.net)은 현재 개편 중이거나 업데이트가 되고 있지 않다.

정치전문 웹진에서 21세기 정치커뮤니티를 내세우는 정치사이트까지

정치전문웹진을 표방하면서 선거정보DB를 제공하는 e윈컴의 경우, 국내 유일한 '정치전문 웹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정치인과 인터뷰를 통해 네티즌과 정치인이 함께하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또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와 대선을 대비 '열려라 정치'를 통해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까지 인물DB를 확대해 유권자와 지역구 정치인이 함께하는 공간을 마련중이다.

나아가 정치 사이트들이 갖고 있는 수익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포탈업체인 하나넷과 제휴하여 지방선거 및 대선사이트를 기획중이며 on-off를 통합하는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포스닥의 경우, 정치사이트의 컨텐츠 제공 및 정치인과 네티즌을 잇는 일반적인 특성에 증권개념을 도입하여 인기를 끈 사이트. 포스닥의 주요서비스는 정치인과 장관들을 인터넷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이를 네티즌들이 사고 팔도록 해 인기도를 측정하는 것이 주사업이다.

지난해에는 현역의원과 네티즌들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세인의 눈길을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는 한국신용정보(주)와 옥션, 이큐더스로부터 6억원을 투자받아 프리코스닥을 운영하면서 상장되지 않은 벤처 기업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를 오픈해 정치정보 서비스보다는 솔루션 업체로써 수익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픈하면서 정치 포털사이트를 내세운 폴컴(대표 윤경주)의 경우 국내정치를 속보로 내보내면서 '정치 페이스', '정당에 대하여', '정치발언대', '폴컴 여론조사' 등을 담고 있다. 또한 포스닥을 벤치마킹한 듯 '정치지수'를 매주 발표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상황을 주가 지수처럼 산술화한 프로그램이다.

또한 선거정보 DB를 구축하여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적 의도이다. 또한 기존의 정치사이트가 수익모델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폴컴의 경우 국회의원들의 홈페이지 제작을 통해 이를 메꾸고 있다.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살아나는 정치사이트

한편, 여야를 초월하여 '생활정치, 인터넷 정치'를 표방하며 네티즌들의 정책 대안을 현실정치로 연결시키는 21세기 정책네트워크를 지향하고 있는 보트코리아(대표 천호선, votekorea.net)가 3월 하순 베타버전을 오픈할 예정이다. 보트코리아는 현재 여야 국회의원 27명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로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보트코리아 백원우 기획실장은 "오는 3월 27일 오후에 국회 소회실에서 '정치인 홈페이지 운영원칙과 방식에 대해'라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며, "이미 참석의사를 밝힌 김영춘, 정장선, 정범구 의원 보좌관들과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대한 바람직한 활용방안에 대해 워크샵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이트를 개편중인 ipol정보통신의 대표 남근우씨는 "현재 askcharman이라는 새로운 사이트를 준비중"이라며 "현재 국회의원, 지구당, 지방자치의원들을 대상으로 db를 구축 중이며, 오는 4월 말 정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수익모델 측면에서 웹에이전시(web agency)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한국적 정치환경이 열악한 만큼 정치관련 사이트들과 제휴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정치정보은행을 내세운 Pib Korea 역시 개편 중으로 주 핵심내용은 다양한 정치관련 정보, 좋아하는 정치인/화제의 정치인, 선거구별 정치인 정보 등 서비스 준비에 내실을 기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보트시스템(eVoteSystem.com)' 솔루션을 개발하여 기존 투표방식과는 달리, 유권자 등록부터 투표결과 집계까지의 과정을 인터넷으로 하는 투표방식을 수익모델의 대안으로 찾고 있다.

거대담론보다 '내실 다지기' 나선 정치사이트

민경배(e윈컴 편집위원) 사이버 문화연구소 소장은 "인터넷 정치나 네티즌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거대담론보다는 실질적인 운영이 가장 시급하다"며, "관리자 측면에서 사이트 운영의 실질적인 지침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13총선 당시 선거정보를 제공하던 eclever(주)의 연구원 전재규씨는 "사실 정치사이트로써 수익모델을 기대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고, 선거철 외에는 네티즌들로부터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고 npolitics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정치사이트를 개편하고 있는 운영자들은 공통적으로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어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유사 정치관련 사이트와 제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e윈컴과 포스닥이 3월중으로 제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치사이트들의 생존적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네티즌가 커뮤니티 공간이 활성화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evoting, 주제별 토론방의 무관심과 냉대를 받고 있어 앞으로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정치인들과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로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긴 동면의 잠에서 정치관련 사이트들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즉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네티즌과 후보자를 잇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전자민주주의나 e-politics를 지향하던 예전의 정치사이트들은 이젠 네티즌 참여정치, 현실정치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홍준철기자(jchong2000@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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