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중폭 개각 가능성이 무성하다. 의보재정 파탄 위기가 '강한 정부론'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어 이번 개각으로 민심을 수습하고 강한 정부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김 대통령도 '강한 정부론'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개각 방향 잡기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음주에 단행될 것을 보이는 개각 방향과 입각 정치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여권 핵심부는 의보재정 파탄 위기에 따른 '민심수습책'이냐, 아니면 'DJP+민국당 3당 정책연합'의 '정치개각'이냐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그동안 미뤄온 개각을 통해 정치적으로나 민심수습책으로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인들 입각을 위해 동분서주
일단 정치적으로는 정치인이 얼마나 많이 입각될 것이고 자민련 몫은 얼마나 될 것인가, 그리고 민국당에 대한 배려로 누가 어디에 입각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또한 이러한 정치적 배려와는 다르게 의보재정 파탄 위기로 나타난 국정난맥상 쇄신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주목된다.
김중권 대표가 오래 전부터 '책임정치를 위한 정치인 입각론'을 주장해온 바 있고, 자민련도 공동정권 몫으로 입각을 희망하며 약 10여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김원길 민주당 의원의 보건복지부장관 입각으로 '정치인 입각'이 현실화되면서 정치적 책임과 정치적 안배에 따른 정치인 입각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여권 핵심부에서는 민심수습 차원으로 당초 소폭의 '정치적 개각'에서 중폭의 개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청와대 쪽에서는 민주당 1명, 자민련 1∼2명, 민국당 1명 등 대체로 3∼4명의 정치인 입각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정·관계에서 나오고있는 다양한 하마평을 들어 보거나, 최근 여권 핵심부에서 인사문제에 대해 팀웍과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정치인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민국당 1인 입각은 정책연합 여부에 따라 변화될 수 있고, 민국당과 자민련 의원의 자질론이 거론될 경우 개각이 '나눠먹기'라는 비난 여론이 커질 가능성도 있어 매우 신중하게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여권의 입장이다.
개각의 관전 포인트 외교안보팀
이번 개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외교안보팀이다. NMD 논란, 한미정상회담의 준비 및 예측 부재 등에 따른 책임으로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의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또한 조성태 국방부장관은 23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가 연기되면서 정·관가에는 교체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외교안보팀은 김대중 대통령의 확고한 신임을 받고 있는 임동원 국정원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후임에 주미대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민국당 한승수 의원이 민국당 배려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고, 국방장관에는 김진호(전 합참의장) 민주당 안보특위장, 이준 전 1군사령관, 김진선 전 2군사령관 등이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사회·문화팀에서는 행자부장관과 법무부장관의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현 최인기 행자부장관은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유임설이 크지만 비교적 장수한 데다가 개각이 소폭에서 중폭으로 확대되면서 교체설도 만만치 않다. 후임에 지방행정조직을 총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민주당 인사가 선임될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 행자위에서 10여년간 활동해온 김충조 의원이 유력하며, 남궁진 청와대정무수석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길 법무부장관도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이지만 장수 장관이고 쇄신차원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에 신건, 조성욱 전 법무부차관이 거론된다.
경제팀 기조 유지 속, 자민련 배려 몫으로 누구누구 입각될까?
경제팀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게 확실하다. 진념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을 비롯한 현 경제팀을 교체할 만큼 경제상황이 심각하지 않고 무난히 구조조정을 수행해 왔다는 평이다. 또 임명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그래서 진념 부총리와 한갑수 농림부장관,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유임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건설교통부장관은 교체될 것이라는 게 유력하다.
특히 자민련이 이 3개 부서에 대해 자신들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능력과는 관계없이 나눠먹기식 차원의 입각이 유력시되기도 한다.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이적한 장재식 의원이 배려 차원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이 유력하며, 또 다른 자민련의 오장섭 총장도 거론되고 있다.
산자부장관에는 자민련의 조희욱 정우택 의원과 변웅전 대변인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나 현 신국환 장관쪽에서는 '유임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한편, 노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의 경질도 유력해 보인다. 김중권 대표에 대한 '기회주의' 발언과 '언론사와의 전쟁불사'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 때문에 여권 핵심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후임에도 자민련 인사가 배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던 노 장관의 경우 경질성 교체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대선 레이스 전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병엽 정보통신부장관은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매끄럽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후임에는 민주당 김효석 곽치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의약분업 총지휘자 이한동 총리 유임
한편, 야당은 의보재정 파탄을 책임질 전면개각을 촉구하면서 이한동 총리이 인책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의약분업을 총지휘한 이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이렇게 한나라당이 이 총리의 인책론을 요구하고 있는 배경에는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총리에 대한 흠집내기와 함께, DJP 공조의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총리의 경질을 통해 DJP 공조를 깨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도 이를 인식한 듯 이 총리를 겹겹이 보호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특히 JP가 이 총리의 유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약분업을 총 지휘했던 이 총리가 유임될 경우 여론의 향배가 어떨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정치적 고려를 통한 국정수습 방향-여론 향배가 관건
내주 중폭 개각이 유력해지면서 정·관가에서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권 핵심에서는 의보재정 파탄 위기를 맞아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고 '강한 정부론'을 계속 유지해 나갈 국정쇄신 차원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의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민련과 민국당에 대한 정치적 고려, 집권후반기 정책적 책임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능력 등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민련, 민국당에 대한 정치적 고려라는 측면과 정치적 책임을 중심으로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정치인이 입각될 경우 의보재정 파탄 위기로 인한 국민적 불신감이 더욱 커져 역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