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민주당 최고위원은 『e윈컴』과의 인터뷰에서 "DJ정권이 성공할 때만 정권재창출은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당중심의 책임정치론"을 피력함으로서 당내 가장 큰 계보를 이끌고 있는 자신이 "DJ의 계승자"임을 부각시켰다.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정치 전문사이트 『e윈컴』과의 인터뷰에서 현 국정운영과 DJ정부의 미래에 대해 성경을 인용해 가면서 진솔한 심경을 토로했다.
의보재정 파탄 위기, 정권재창출 문제 등 전반적인 정국운영에 대한 방향을 포괄적으로 얘기함으로써 향후 여권의 방향을 일부나마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인터뷰 이후 미국 조지타운大에서 있을 예정인 '국민의 정부 3주년을 결산하는 한미학자들의 토론회'에서의 연설 때문에 곧바로 방미 길에 올랐다.

한화갑 최고위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대선출마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출마가능성'을 남겨두었을 뿐만아니라 차기 대선주자 요건으로 "DJ정책을 계승할 책임정치를 구현할 인물"로 보고 있었다. 특히 그는 "대의원이 차기대선 주자를 선택할 것"임을 강조하여 동교동계로 당조직력이 월등히 강한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는 듯 하였다.

또한 DJ인사정책등에 있어서 '책임정치'를 강조하며 동교동 가신정치의 비판여론을 염두에 두는 모습을 보이며 '개각방향'과도 연관된 발언을 하였다.

차기 대선주자들 행보에 우회적 비판

『e윈컴』이 "왜 정권재창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한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 역사상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루었고 개혁정책을 밀고 가는데, 다음 정권에서도 중단되지 않고 개혁정책을 계승해야만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개혁의 계승을 위해 정권재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 당에서 정권재창출 얘기가 나오는 데 저도 그걸 바라지만 방법에 있어 좀 차이가 있다"며 "차기 대선 주자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것이 정권재창출을 가능케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이 지역을 순회하면서 국정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뒷받침보다는 개인적 인기몰이에 전념하는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향후 대선 주자들의 합종연횡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내년 대선에서 당원과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보실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때가 되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차기 대선에 대해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음이 엿볼 수 있다.

의보재정 파탄 위기, 정부책임

또한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보재정 파탄 위기와 관련, "심사평가위원회에서 철저하게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의약분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 정부여당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는 한편, "여당, 야당, 국민 등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의약분업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야당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야당에 섭섭한 감정을 피력했다.

책임정치 강조, 개각방향에 암시

한편, 한 최고위원은 71년 대통령 선거 때 경남지역 조직을 맡았고, 97년 대선에서도 취약지역인 부산·경남지역을 자청해 맡아 활동했던 경력 때문에 민주당 내의 대표적인 지역화합의 전도사로 인식돼 왔다.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최고위원은 다음주 개각과 연관돼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는 "인사문제를 가지고 지역감정을 얘기하는데 과거 37년 간 누적된 인사병폐를 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어느 지역 사람이냐를 따지지 말고 팀웍 플레이가 되느냐 안되느냐를 따져야 한다. 미국 부시도 텍사스 사단이 전부 따라갔다"면서 "우리도 책임 정치 구현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책임정치론'은 가신정치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두면서 동시에 'DJ정치'의 계승자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최고는 "저희들의 경우 청와대도 안 가고 장관도 안 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대통령 밑에서 고생했던 분들이 저희들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저희들 경우 누가 오고 안 오고 불만이 없다."며 인사에 관련한 동교동의 원칙과 5,6공 인물에 대한 의견을 재차 강조하였다.

또한 여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최고위원의 역할과 위치로 보아 이번 개각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암시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DJ정치 계승할 당원이 뽑는 인물이 정권재창출에 적합

또한 '돈세탁방지법' 관련 천정배, 조순형 의원의 소신 행동 및 '정개모' 활동에 관해서도 당론과 배치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론을 강조하였다. 당의 중심에 서있는 한 최고위원의 위치를 짐작케 하는 말로 들렸다.

그는 "저는 솔직히 당론을 중시합니다. 어느 국가이든 민주주의 국가도 당론이 첫째"라며 "과거 억압정치의 권위주의 시대에서 인권을 위해 반대하는 것은 위대한 정치인이고 지금도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를 받습니다만 꼭 그것이 당론하고 관계시켜서 100%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한다." 며 당론과 배치되는 의원들의 행동에 매우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차기대선주자의 요건에서도 'DJ정책을 계승할 당중심적 사고'를 강조하였다.

그는 "우리 당에서 지금 정권재창출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걸 바라지만 방법에 있어서 좀 차이가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됐을 때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우리 당의 지지로 될 것이다."며 "논리적으로 말하면 정권재창출을 말로 할 것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이 업적을 남긴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것이 우리당이 이 다음에 또 여당이 되는 길이고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대선후보 결정에 대해서도 "누가 후보가 되느냐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대의원 전당대회에서 당원이 결정해야 한다"며 당원의 결정을 이례적으로 강조하였다.

한 최고위원은 시종일관 DJ 사람으로서 "DJ정부의 성공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책임있는 정치"를 강조했다. 이는 DJ의 가장 유력한 계승자이자 동교동계의 대표주자로서 향후 정국운영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임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책임정치와 DJ정부의 성공을 바탕으로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는 한 최고위원의 정국구상은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많은 도전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동교동계 대표주자로서 차기 대선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더 두고볼 일이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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