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당 전당대회 무산으로 '3당 정책연합'을 통한 '강한 여당'의 '反昌연대' 정계개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무산의 주역이 '민주계'라는 점에서 혹시 YS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이로써 민국당 내 김 대표측과 '反金'측의 감정적 골이 더욱 깊어져 당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김 대표가 제기하고 여권에서도 적극적으로 받기로 한 'DJP+민국당 3당 정책연합' 추진에 많은 차질이 예상될 전망이다.
분당 위기에 빠진 민국당
지난 23일 민국당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김 대표 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전당대회를 열었으나, 김 대표 유임에 앞장섰던 최도열 사무부총장 지역구인 경북 고령·성주 지역구 대의원을 대신해 신원 미상의 남자가 대리투표를 하다 적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측이 투표 강행을 추진하자 '反金'측에서 투표함을 탈취하는 등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미 민국당 전당대회는 시작 전부터 주류인 김 대표측과 이기택, 장기표, 신상우, 김동주, 허화평 최고위원을 주축으로 하는 비주류측은 '3당 정책연합'을 둘러싼 노선싸움에 이어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격하게 치닫고 있었다.
이 와중에 부정투표로 인해 몸싸움까지 벌어져 그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양측의 격렬한 몸싸움 뒤 김 대표측이 오는 27일 오후 2시 전당대회를 속개해 재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으나, '反金'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反金'측은 대회 무산의 책임을 들어 김 대표의 퇴진과 '3당 정책연합안'의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어, 27일 재투표가 성살될지도 미지수다. 민국당은 비주류가 탈당할 가능성이 많아 분열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여권, '3당 정책연합' 통한 '강한 정부'구상 흔들
따라서 'DJP+민국당 3당 정책연합'에 많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윤환 대표를 중심으로 민국당이 모양새 좋게 여권과의 '3당 정책연합'을 선언, 힘있는 정국주도권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여권의 계획이 어려워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민국당 주류와 한승수 강숙자 2명 의원이 '3당 정책연합'에 모두 찬성하고 있어 여권의 '의원수 늘리기'에는 차질이 없겠지만, '3당 정책연합'에 의한 '영남흡수' 및 '反昌연대' 시너지 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불어 '3당 정책연합'을 통해 '강력한 여당론'에 더욱 가속 패달을 밟으려던 김중권 민주당 대표 등 여권진영의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재정파탄 위기로 '강력한 정부여당'에 큰 상처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갈기갈기 찢긴 민국당과의 '정책연합'으로 인한 소득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여권이 민국당과의 '정책연합'을 통해 DJP+∝라는 '反昌연대'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과는 달리 당분간은 정치권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민국당과의 '정책연합'으로 '영남후보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했을 김중권 대표의 이후 행보에도 약간의 차질이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김윤환 대표의 '3당 정책연합' 제안에 JP의 입김도 컸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런데 민국당의 '정책연합' 차질로 인해 김윤환 대표와 차기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던 JP의 계획도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다.
전당대회 무산의 주역, 민주계 - YS 언질이 있었나
한편, 민국당 내에서 신상우, 문정수, 김광일 등 YS가신그룹과 이기택, 김동주 등 부산지역을 근거지로 한 인사들이 대부분 '3당 정책연합'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의장을 맡았던 문정수 전 부산시장은 이날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YS 민주계 출신으로 지난 4.13 총선에서 YS의 지지를 얻기 위해 상도동 문턱이 닳도록 찾았다. 이때 YS는 애매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어디에도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지만 민국당 내 민주계와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시켜 왔었다.
때문에 민국당 내 민주계 인사들이 '3당 정책연합'에 극구 반대하는 것도 YS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은 게 아닌지 정치권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즉, YS는 어떤 방식으로든 DJ와 손잡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민국당내에 있는 '민주계의 강한 반발'이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민국당 전당대회 무산은 3당정책연합의 차질은 물론이고 거론되던 '신 3김연합'구상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폭력으로 얼룩진 전당대회-씁쓸한 국민
한편, 민국당 정당대회가 부정투표와 몸싸움으로 얼룩져 무산되는 모습을 보고, 또 일부 언론을 통해 전당대회 주변에 '깡패가 동원됐다', '각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는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매우 씁쓸해 하는 모습이다.
한 시민은 "정치가 아무리 구태를 벗어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세상물정 모르는 민국당은 사라져야 할 정당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