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한 여당론', '개헌론' 등 여권의 공세에 방어적 대응만 해왔던 이총재가 '강한 야당론', '국민대연합론'을 들고 나오고, 친위세력 구축 및 대선 싱크탱크 구성으로 본격적인 대선가도에 박차를 가하는데...

그동안 '강한 여당론', 'DJP+∝', '개헌론' 등 차기 대선구도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국민우선정치' 등 포지티브한 노선으로 방어적 대응에 머물렀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최근 차기 대권 준비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총재가 '국민우선정치'를 선언한 이후 '국민대연합', '강한 야당론', '국가혁신위' 구성 등 잇슈를 잇따라 제기하는 한편, 지난 7일에는 무소속으로 남아있는 김용환 한국신당 대표 및 강창희 의원과 골프회동을 갖고 외연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특히 한나라당의 보수적인 중진들 30여명은 별도 모임을 결성 당 내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로 해, 이총재의 친위부대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렇듯 이총재는 대선 준비를 위해 친위조직을 구성함과 아울러 '대선 싱크탱크' 및 '反DJP연합' 강화에 적극 나서는 등 대권레이스에 몸을 적극적으로 담기 시작했다.

국가혁신위-차기 대선의 '싱크탱크'

제1당이며 야당 총재로서 현재 차기 대선 주자군들 중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이총재에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 '국가적 비전'을 제시하는 '대안 정치'를 펴지 못하고 '反DJ노선'으로만 정치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돌려놓기 위해 이총재가 제안한 것은 '국가혁신위' 구성이다. 지난 6일 당무회의 의결을 거쳐 출범 채비를 갖춘 '국가혁신위'는 국가비전위, 통일외교위, 매래경쟁력위 교육발전위 민생복지위, 정치발전위, 문화예술위 등 7개 분과위로 나뉘어 있다.

'국가혁신위'는 이총재가 임명하는 60인 이내의 위원은 당내외의 사회각계 인사를 망라해 구성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예정인데, 이 기구가 차기 대선에서 당의 '싱크탱크' 역할은 물론 집권에 대비한 '새도 캐비닛'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대두되면서 당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가혁신위'에서 논의·합의된 안건을 내년 대선의 공약으로 활용할 계획인데, 이총재 측에서는 그동안 이총재에게 쏟아졌던 "야당 총재가 반대만 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정균환 민주당 총재특보단장이 중심이되어 여권이 2002년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 대규모 싱크탱크인 '대선전략연구소'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은 '국가혁신위' 구성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비주류에서는 유명무실화된 지난해 뉴밀레니엄위원회를 상기시키며 "기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또한, 민주당은 "대대적인 대권놀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한심스럽기만 하다"고 비난했다. 또 장전형 부대변인은 "이총재가 예비내각까지 임명한다는 소리에 아첨과 물밑 눈치보기가 치열하다"면서 "갑옷도 입기 전에 전리품 챙길 궁리에 바쁜 작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 야당='反DJP연합' 외연 넓히기 전략

더욱이 이총재는 당 체제를 정비하는 것과 함께, 김용환 한국신당 대표 강창희 의원과 같이 골프회동을 가졌다. 시국문제에 대해서 폭넓은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이들 두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총재와 김-강 두의원과의 회동은 '3당 정책연합'에 따라 137석으로 과반 의석을 넘기려는 여권에 대항하기 위해, '133+2'라는 '강한 야당' 만들기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강한 여당'에 이은 '3당 정책연합'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권이 한나라당을 몰아붙임에 따라 한나라당이 대응수로 '국민대연합론'과 '강한 야당론'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보수수구 세력으로 방어벽을 치는 이총재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중진 의원 15명이 모임을 갖고 당면 현안에 대한 당내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기로 했다. 모임을 결성할 경우 참여 의원도 약 30여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총재의 활동을 측면 지원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병렬 부총재와 김종하 박관용 유흥수 김태호 김용갑 등 이들 의원들은 "당이 소장파 의원 등 소수의 목소리에 휘돌리고 있다"며 당내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표현해 소장파 및 개혁진영의 조직적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속셈이다.

이들은 이총재의 '중진급 친위부대'로 이 총재 측근들의 참여를 배제면서 개혁세력 등 비주류의 이총재에 대한 비판 움직임을 적극 제어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측면에서 이총재를 돕는 조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이들은 이총재의 보수적 시각과 정책을 유지시키는 데 압력도 행사할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의 보수적 색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들 보수적인 중진 의원들의 모임 결성으로 한나라당이 보혁논쟁에 휩싸여 내부갈등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이총재의 대선 구도-친위세력 강화, 反DJP연합 강화, 대선 싱크탱크 구성

이총재를 중심으로 하는 일련의 움직임은 이총재가 차기 대권레이스에 돌입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게 아닌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혁신위'는 이총재의 대선공약을 생산해 내는 '씽크탱크'의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며, 보수적 중진들의 모임은 이총재에 대한 당내외의 공격을 측면에서 방어할 수 있는 방패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총재가 김용환 강창희 의원의 협조를 얻어 '3당 정책연합'으로 '反창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여권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국민대연합론'과 그에 따른 '反DJP 연합' 강화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총재에게는 여권의 '反창연대' 강화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해야하고, 당내 비주류의 비판을 무마시키기 위한 대책도 세워야할 처지에 있다. 또한 '반DJ 정서에만 의지한 채 대안 없는 비판에만 머물러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킬 필요성도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총재는 그동안 '국민우선정치'라는 방어적 전술에서 적극적인 대권레이스에 돌입함으로써 대여전략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국정난맥에 따라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는 그동안 방어적 수준에서 DJP 공동정권에 반대만을 앞세우며 '국민우선정치'를 주창한데 이어, 조직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반DJP연합'을 공세적으로 들고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술 기자newflag@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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