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경기둔화, 엔화가치 약세등 '해외발 대형 악재'로 수출부진, 물가상승, 주식급락 등의 사태가 초래되면서 구조조정을 겨우 마치고 경기회복 국면으로 들어서려했던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은 상태다.
이러한 해외변수에 수출부진, 물가상승, 주식급락 등의 사태가 초래되면서 구조조정을 겨우 마치고 경기회복 국면으로 들어서려했던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은 상태다.
경제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경제의 '봉괴'정도는 덜하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98년과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위기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이한동 국무총리, 진념 경제부총리 및 경제장관등이 참석한 ‘경제분야장관 오찬 간담회’에서 불안정한 현 경제여건에 대처하기 위하여 물가, 환율, 금리, 성장률, 실업률등 거시경제지표를 재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IMF졸업과 연이은 구조조정 작업을 마친 올 2월이후부터는 국내 경제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되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호언하며, 성장률 5-6%, 소비자 물가 상승률 3%대, 실업률 3.7%로 잡았으나 해외발 대형악재등이 겹치면서 이들 거시경제지표를 전면 재수정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11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의원들은 그 해법에는 서로 차이가 있었으나 현 경제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는 점에는 모두 인정하였다.
현재의 경제위기 현황과 그에 따른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본다.
성장률-물가-환율 '트리플 악재'
불완전한 구조조정으로 우리 경제가 아직 안정기조를 찾지못한 상태에서 환율불안, 미일경제 둔화등 외생악재까지 겹쳐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즉, 현재의 경제위기는 '환율상승-물가상승-성장률 하락'이라는 '트리플 악재'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원-달러환율이 엔-달러환율에 약 70%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환율시장 구조상 현재 '심리적 저지선'인 130엔대를 넘어서려는 위기상황까지 치달아, 한은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원-달러환율을 1300원대로 겨우 잡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하여 엔화약세기조를 잡기를 바라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본 정부의 개입은 미온적이다.
게다가 미국경기가 침체되면서 엔화약세와 더불어 우리 수출시장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성장률-물가-환율 '트리플 악재'① - 성장률 하락현상

IMF는 지난달 초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당초 3.2%에서 1.7%로 하향조정했고 상당수 민간투자기관은 1%대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보통 우리 경제 성장률이 0.6%포인트 정도 떨어진다고 볼 때 IMF의 전망에 따르더라도 우리 경제는 0.9%포인트 이상의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셈이다.
국내 민간연구소들은 이미 지난달 말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당초 5.8%를 예상했던 LG경제연구원은 4%대 후반으로, 5.5%를 전망했던 현대경제연구소는 4.8%로 낮췄다. 또 한국 개발연구원(KDI)도 4%대로 낮췄고, 특히 삼성경제연구소는 2·4분기 성장률이 1·4분기 수준인 2-3%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기관의 관측은 더 비관적이다. 올 1월까지만도 5%대의 전망치를 제시했던 외국 투자기관은 올해 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낮춰잡았다.
더 심한 경우는 '제로성장'가능성까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은 6일 '미국경기 하강과 우리나라 주가' 보고서를 통해 올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제로성장치인 0.5%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수출도 계속 감소 추세에 있고 외국인 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저성장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 비중이 61.4%나 되는데 3월 수출이 작년 3월에 비해 0.6% 줄어들어 23개월만에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재 수출업체의 71%가 해외 바이어로부터 주문이 줄어들었고 가격인하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증가율이 10%를 넘어야 올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1·4분기 증가율이 3.1%에 불과하고 1·4분기에는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박양섭 무역연구실장은 "최근의 수출감소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물건값은 싸졌지만 미·일의 경기 침체로 미국, 일본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에 판매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는 6일 "지난 3월 중 외국인 투자는 총 8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9.1%가 줄었으며 투자건수도 340건으로 지난해 3월 388건에 비해 12.4%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는 지난 2월 -47.5%에 이어 3월 -19%로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올해 1분기 중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작년 동기대비 무려 73.6%나 감소하였다.
외국의 투자비율 감소등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있는 반면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떠도는 시중자금은 232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44.7%에 이르는 기현상마저 낳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한은은 "미국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돼 경착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엔화약세 등으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불안해지고 금융상품에 대한 기대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없어 시중자금이 단기 부동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동부는 "성장률이 4%이하로 낮아지면 연평균 실업률은 4.2%에 달할 가능성이 많다."고 성장률 저하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전망했다.
당초 정부가 잡았던 성장률 5-6%를 전제로 추산했던 실업률 3.7%(실업자수 82만9천명)에 비해 0.5%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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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기자polyad@ewin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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