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여야의원 27명이 참여한 '인터넷 국민제안센터' 보트코리아(votekorea.net)가 최근 의원 입법지원 시스템의 한 실험모델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강력한 대통령중심제에서는 행정부나 정당에 의회가 종속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의회정치 기능을 약화시키는 근본 원인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결코 단시일내에 극복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은 정치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 앞서 자신들의 입법활동에 손과 발과 머리가 되어줄 '입법 지원시스템'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 자원봉사자나 인턴 보좌관들이 몇몇 의원들의 입법기능을 보좌해 왔지만 극히 부족하였고 또 당의 정책전문위원들의 지원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의원들의 후원회에는 정책 후원회원제가 항상 있지만 제대로 가동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입법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여야의원 27명이 참여한 '인터넷 국민제안센터' 보트코리아(votekorea.net)가 최근 의원 입법지원 시스템의 한 실험모델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보트코리아는 네티즌의 정책참여와 인터넷 정책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인터넷 입법지원 시스템이며 네티즌 정책정치의 장이다.
네티즌 여론조사, 정책토론을 통해 '상가임대차보호법' 국회 제출
보트코리아는 '네티즌 정책제안-2,718명의 전문가와 네티즌 정책 여론조사-네티즌 토론'등을 통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민주당 송영길의원, 한나라당 김부겸의원 등 여야 소장파 31명이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안을 4월 국회에 제출하였고, 한나라당 김홍신의원의 '의료기관 평가제에 대해서는 보건의료분야 대학교수 등 3,64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보트코리아 천호선 대표는 "인터넷 인구가 2천 1백만을 넘어선 환경에서 국민과 정치인 또는 정책 결정자의 일상적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그 중심을 정파적인 다툼에서 국민 생활상의 요구로 전환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천대표는 "네티즌들과의 쌍방향성 자체가 상시국회체제가 가져오는 매너리즘에 자극을 줄 뿐만아니라, 네티즌이 직접 정책이나 입법안을 제안하고, 각계 전문가 및 네티즌들과 토론과 조사를 통해 정책을 만듦으로서 그동안 부족했던 의원들의 입법활동의 '전문성과 현장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 입법지원 기능의 효과를 설명한다.
더 나아가 그는 네티즌들의 단단한 뒷심이, 대중적 힘이 부족하여 정쟁에 휘둘리고 법안통과가 지연되는 의원들의 입법활동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회 상시체제가 되었고 의원들의 크로스보팅 체제도 갖춰져 가고 있는 현실은 의회 본연의 입법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하는 것 중 하나는 국회의원들이 만든 입법안 자체가 민의를 정확히 수렴하는 법안이 되기보다는 당리당략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에 민의를 수렴하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국회를 정쟁의 장에서 벗어나게 하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트코리아 천호선 대표 인터뷰]
◀1. 보트코리아가 내세우고 있는 것이 '인터넷 국민제안센터'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요? 또 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문제의식)는 무엇인지요?
==지금까지 정치인과 국민들의 관계는 항상 일방적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머리를 숙이고 표를 달라하고 선거가 끝나면 도대체 무얼 하는지 국민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국민들은 신문.방송에 나오는 내용만 보고 정치인들이 하고 있는 일을 짐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볼 수 있는 것은 주로 정쟁에 관련된 것입니다.
보트코리아의 문제의식은 이런 겁니다. 인터넷인구가 2천 1백만을 넘어선 환경에서 국민과 정치인 또는 정책 결정자의 일상적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자는 것 그리고 그 중심을 정파적인 다툼에서 국민의 생활상의 요구로 전환시키자는 것입니다.
우리 사이트는 네티즌들이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요구들을 제안하고 이중에서 좋은 의견은 공식적으로 '투표'라는 형식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국민제안센터이자 온라인 국민투표라고 할 수 있죠.
◀2.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에 어려움 중 하나가 실태파악에 있다고 합니다. 보트코리아가 지향하는 네티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 실태파악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또 네티즌들은 곧 일반 국민이지만 사실 20-30대 젊은 층 중심이어서 과연 국민들 전체의 필요와 요구를 다 반영한 것으로 보기에는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이점은 어떻게 보완하실 계획이십니까?
== 물론 그런 점이 있습니다만 저희는 보완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저희의 e-voting(인터넷 투표)는 다른 사이트의 라이브 폴과는 달리 회원 가입에 의한 일인일투표의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령, 지역, 직업별 상세분석도 가능하죠. 적어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네티즌의 범위내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고 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픈 한 직후인 현재 저희 회원은 1500명으로 이중 30대 46.5% 40대 47.5% 50대이상 5% 20대가 1.6%로 여론주도 연령층인 3,40대가 90%가 넘습니다. 이것도 다른 사이트와는 다른 현상이고 의미있는 여론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징후라고 분석됩니다.
또 하나 저희는 중요 이슈에 대해서는 각 분야별로 구축된 전문가 e메일 db를 구축해 전문가의 의견도 동시에 수렴합니다. 현재 10만명 정도가 구축되어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를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3. 이제 상시국회체제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 등 의정활동에 긴장을 풀수 없게 되었지만 매너리즘에 빠져서 그만큼 의정활동의 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보트코리아는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이십니까?
== 쌍방향성 자체가 이런 매너리즘에 자극되는 것은 물론이구요. 저희가 시민운동 단체나 다른 정치사이트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즉 정치인을 감시의 대상 또는 정보취재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책활동을 위한 노력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이를 돕는 것도 우리의 활동 중의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김홍신의원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제'에 대한 여론을 저희 사이트를 통해 수렴해 보았습니다. 이는 동시에 의정활동의 긍정적인 과정 자체를 네티즌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정치의 긍정적인 면을 알려나가는 것이 저희 사이트의 큰 특징중의 하나이고 이런 사례가 확대된다면 정치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4. 오픈식에서 송영길, 김홍신의원이 여론조사를 통한 입법활동에 대해서 발표했던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요. 또 앞으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전문가의 의견을 이메일 서베이를 통해 수렴한 것입니다. 의료기관 평가제에 대해서는 보건의료분야 대학교수 등 3,646명을 대상으로,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대해서는 경제학 법학 교수등 2,71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서베이를 보냈고 최고 20%가 넘는 응답을 받아냈습니다.
매우 적극적인 반응이고 논문에 가까운 참고의견을 붙여주신 분도 많았습니다. 전문가조사의 경우 이 정도면 상당한 신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또 단 이틀정도 만에 결과까지 분석되어 나오는 거죠. 이 부분을 앞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5. 다른 정치사이트와 제휴하여 인터넷 정치의 붐을 일으키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 물론 있죠. 아직은 정치 사이트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네티즌은 그 어느 나라의 네티즌 보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봅니다. 개별적으로 고군 분투하는 이런 사이트들이 서로 힘을 합해 나간다면 좀더 네티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특히 네티즌의 불신은 이제 철저한 무관심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는 그나마 정치를 자극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인터넷에서 봅니다. 네티즌 마저 고개를 돌리면 정치는 '그들만의 천국'이 되어 버릴테니까요. 네티즌과 사이트 운영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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