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들어와서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불평등한 소득격차가 심화되는 가운데, 오늘날의 중산층 및 서민들은 인터넷 복권, 사이버 주식거래 등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인생대역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고래로부터 인간의 대박심리는 존재해왔다. 특히 요즘에 들어와서 경제사정이 악화되고 불평등한 소득격차가 심화되는 가운데 더욱더 대박에 대한 열망이 높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인터넷의 저변화로 인해 가정에서 직장에서 혹은 PC방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오늘날의 중산층 및 서민들은 인터넷 복권, 사이버 주식거래 등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인생대역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지난달 한 인터넷 무료복권 사이트에서 사이버복권 상 최대금액인 1억5000만원의 상금을 탄 주부가 나타나 화제가 되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허모씨(38)로 라이코스 로또리아(lottoria.co.kr)의 '내집 마련 행운 이벤트'에 응모하여 아파트 구입자금 1억5천만원을 받았다.

또 한국전자복권(korealotto.co.kr)은 최근 처음으로 제주도와 전자식으로 복권을 발권하여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즉석식 관광복권' 사업대행에 대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섰다.
오는 10월2일까지 5개월동안 400만장이 판매되는 복권은 성인에 한해 구입이 가능하며 판매가격은 1장당 500원이고 2장연속 구입시 1등 최고당첨금액은 6천만원으로 총상금은 10억원에 달한다.

사이버상에 대박의 꿈을 부추키는 것은 또 있다. 사이버 주식거래가 바로 그것.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오프라인에 비해 거래 수수료가 싼데다 모든 정보를 직접 보며 실시간에 매매주문을 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그 이용자수가 급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대우·대신 ·LG 등 5대 대형 증권사의 경우 거래소, 코스닥, 선물·옵션시장에서 차지하는 사이버 증권거래 비중이 올해 들어 72%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을 통한 대박 열풍, 인터넷 복권시장

현재 복권은 건설교통, 과학기술, 행정자치, 노동부, 중소기업청, 산림청, 제주도 등 7개 발행 부처에서 찬스, 체육, 기술, 관광, 복지, 기업, 녹색, 자치복권 등 8종을 발행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 상에서 서비스하는 복권만해도 한국전자복권 및 로또를 비롯해 20개사가 넘는 형편으로 인터넷 복권 열기가 여느 때보다 뜨겁다.

로또 사이트(lotto.co.kr)는 현재 고정 가입자만 해도 5만명을 웃돌고 있으며, 네티즌이 돈을 내는 대신 광고를 클릭하면 그 대가로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로또 회원에 지급된 금액은 복권(온라인&오프라인) 총 7억3천만원, 무료로 하는 대신 광고배너를 봐야되는 불편함도 있지만 가입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1등 당첨금은 누적되어 1억3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네티모아(netimore.co.kr)는 광고를 클릭하거나 이벤트에 참가한 네티즌을 대상으로 주간복권과 즉석복권을 제공하고 있다. 주간복권은 매주 금요일 발표하며 당첨금은 200만원. 역시 광고를 클릭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해야 복권에 참여할 수 있다.

그밖에 인터넷 무료복권 사이트 조이락(joyluck.co.kr)도 광고를 클릭하거나 설문조사에 응하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사이버복권을 무료로 배포한다. 매달 1억원의 당첨금이 걸린 월간복권과 1등 상금 2천만원의 주간복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또 복권나라복조리(bokjori.co.kr) 역시 광고클릭하면 실제 복권을 무료로 주고 있으며, 한솔CS클럽, 채널아이, 천리안 등 인터넷 업체도 복권코너를 마련해 서비스하고 있다.

관련업계들은 네티즌들의 대박 심리를 이용하여 이벤트 참여나 회원가입, 광고 노출을 통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터넷 복권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초단타 매매로 부자 돼보자'

사이버 주식거래 역시 인터넷을 통한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 사이버 투자를 하는 '단타족(Day Trading)'이 늘어나면서 여성들과 청소년들까지 사이버 주식에 합세하는 추세다.

증권협회는 올해 들어 사이버 주식거래 규모가 125조3719억권에 달해 전체 주식거래 중 66.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물론 증권정보사이트들이 초보자도 누구나 쉽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개설과 데이트레이딩용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HTS)를 개발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부추키는 면도 없지 않지만, 주식을 단순히 대박심리로 인식하는 개인투자가들의 투자심리도 한 몫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이버 상의 개인 투자가들 중에는 이른바 하루도 사이버 주식거래를 거르지 않는 스톡홀릭 신드롬(Stockholic Syndrome;주식투자중독증)을 앓는 환자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스톡홀릭 신드롬은 인터넷 사이버 공간을 대상으로 한 각종 병리현상과 비슷해 심각하면 정신적 고통은 물론, 자산상실과도 직결돼 가계파산-->가족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

■ 다음은 주식투자중독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로 8개 항목 중 1개라도 '맞다'가 나오면 사이버 주식투자 중독 가능성이 있다
1. 더 흥분된 거래를 하기 위해 투자하는 액수를 점차 늘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2. 틈만나면 사이버 주식거래 사이트를 켜보고 싶어하지 않습니까?
3. 사이버 주식거래를 위해 가족이나 직장상사에게 거짓말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4. 하루라도 사이버 주식거래 사이트를 열어보지 못하면 초조와 불안을 느끼십니까?
5. 사이버 주식거래 사이트를 끄려고 하면 망설여집니까?
6. 스트레스나 불안, 무력감, 우울함을 사이버 주식거래를 통해 해소한 일이 있습니까?
7. 주식거래에 몰두하다가 중요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친구 혹은 아내와 불화를 경험한 일이 있습니까?
8. 주식거래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가족을 속이고 돈을 빌리거나, 기타 부정한 방법을 취해본 적이 있습니까?

'20 대 80 사회', 상대적 박탈감이 부른 대박의 꿈!

지난해 한국 사람들의 욕망을 가장 잘 드러낸 화두는 '대박'이였다. 대박을 꿈꾸는 사회는 곧 많은 사람들이 요행주의와 결과주의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이런 시각은 주식과 복권 역시 사회적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문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IMF이후 벤처 열풍으로 젊은 2∼30대 사장이 속출하면서 대박의 꿈은 중산층, 고학력, 전문직 사람들에게 주식시장에 앞다투어 투자를 하게 만들었으며,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수십억원의 상금을 노리는 복권시장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런 대박의 꿈을 이루는 행운의 사람도 있다. 그러나 1명을 위해 9999명이 손해를 보는 주식시장과 복권시장 속성은 변할 수 없는 법칙이다.

게다가 100만 실직자 사회를 맞이해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든 주부들의 경우, 남편의 퇴직금을 가지고 객장에 나가는 대신 사이버 주식에 매달리다 가정 파괴에 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형편이다.

이런 '대박의 꿈'을 일각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무너져 가는 중산층 및 서민층의 반증이며, 그 심각성은 착실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20(고소득층) : 80(저소득층)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저소득층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반영하는 사회현상이 주원인이다는 주장이 타당성을 얻고 있다. 즉 구제금융이후 한국사회의 근간을 이루었던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소득불평등을 주식과 복권에서 만회하려는 사회적 심리현상의 하나라는 것이다.

대박의 꿈이 인터넷을 통해 붐을 이루고 있지만, 그 원인제공은 현 한국사회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관련기사보기==============================================
anti DJ 사이트-'DJ와 궁예' 게시물 삭제 거부
[4·13 총선 1년] ② 네티즌의 정치인 평가는...
『3.31 역사 왜곡 사이버 시위』-"피는 물보다 진했다!"
정치인 홈페이지는 박물관?-국회 보좌관 워크샵 열어
==========================================================================

홍준철기자(jchong2000@ewincom.com)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