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전의원은 정풍운동 세력에 대해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면서 "대통령과 집권당의 환골탈태를 통한 국민통합을 위해 모든 불이익을 각오하고 국민과 역사를 믿고 한번 해보세요"라고 격려했다.

결국 권노갑 전 최고의 구동교동계와 김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선에서 여권의 정풍운동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정리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소장파 의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정풍운동의 원조 박찬종-"의원직 포기를 각오해야"
이러한 여권 내 정풍운동 흐름에 대해 '정풍'의 원조격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박찬종 전 의원은 『e윈컴 정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장파들의 정풍운동은 국민 모두의 가슴에 있는 말을 대단히 겸손하게 한 것"이라면서, "불이익을 각오하고, 홀로서기를 각오하고 의원직 포기도 각오하고 끝까지 밀어붙여야지 주저앉아서는 안된다"고 격려했다.
박 전 의원은 "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 JP가 문제의 유신헌법으로 체육관 대통령을 추진"하려는 의도를 저지하다가 출당 조치됐다. 사실상 박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풍운동으로 공화당 권력핵심이 정권을 장악하고 공화당 체제를 유지시키는 것을 막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또 "87년 6.29 직후 YS와 DJ의 분열을 비판하면서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삭발투쟁"을 해 양김으로부터 배척받기도 했었다.
이처럼 과거 정풍운동이 주동자의 배척으로 끝났듯이, 이번 민주당 정풍운동도 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행동 없이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이미 정풍운동의 기본 방향이 되는 "당·정의 개혁과 국민중심으로의 국정운영 쇄신"은 청와대의 논의에서 사라지고, "당 우위 속 청와대와 당의 협력"에 국한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풍세력은 자신을 다 버리겠다는 각오와 의지 없으면 성공 어렵다
박 전 의원은 "국민들은 (민주당 소장파보다)더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주저앉아야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은 대통령과 집권당이 환골탈태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불이익을 각오하고, 역사와 국민을 믿고 한번 해보세요"라고 격려했다.
민주당 정풍파의 문제는 당정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의 결집에 있다.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당내 세력화를 적극 도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이는 대선 주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주자들이 국민과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고, 당내 소장파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도록 한다면 이 또한 정풍운동의 힘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당 소장파들이 차기 대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초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상 소장파들의 정풍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당내 힘의 역관계를 역전시키거나 대등한 상황으로 끌어올리고, 차기 대선을 둘러싼 힘의 세력게임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그만큼 권력핵심의 견제와 배척을 각오하고 뛰어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 전 의원이 말했듯이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리겠다"는 각오와 의지가 없는 한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박찬종, "정치인생 끝났다'면서도 새로운 의욕 보이기도
어떤 면에서 보면 박 전 의원이 79년 말부터 격변기마다 벌였던 정풍운동은 무모할 수도 있었다. 강한 뒷받침도 없이 정풍운동을 추진했고, 그때마다 주류로부터 배척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권 정치에서 누구도 과감하게 제기하지 못했던 '3김 청산' 문제를 제기 함으로써 당시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평가다.
이런 그가 "'박찬종의 정치인생은 비참하게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느냐"는 질문에 "비참하다는 말까지는 안 듣고 '끝났다'는 얘기는 듣고 있다. 사실상 끝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정치 재개 움직임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 유학시절에서 느낀 점을 책으로 출판했고, 젊은 인재에 대한 일본 연수도 추진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www.pcj21.com)를 개설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한다.
더욱이 "국민 통합의 길에 조언도 하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정치가 따로 있나요?" 라고 반문하며, "올 연말경에 중요한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