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편에 서지 않은 건강보험을 반대한다.'며 여당의 건강보험 책임자였던 김성순의원이 전격 당직을 사퇴했다. 그의 사퇴로 민주당은 정부의 건강보험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다.

시민단체, 의사협회의 건강보험 대책안 반대집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한가운데서 여당의 건강보험 핵심 담당자가 정부여당안에 반발하며 사퇴한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의원 사퇴이유는 2가지. 하나는 '국민부담만 가중시키는 대책안'이라며 정부안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고, 또하나는 그 결정과정이 '일방적'이었다는 당내 시스템 문제를 비판하고 나서 건강보험안에 대한 여권내 갈등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그의 사퇴로 정부의 건강보험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또한 정풍 한가운데서 나온 당 결정과정의 시스템문제라는 지적이 당내 갈등으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야당이 건강보험 국정조사를 요구해놓은 상태라 야당의 대여공세 무기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당내 불안감도 있다.
"국민의 편에 서있지 않은 건강보험 반대한다."
김성순 의원은 정부의 건강보험 대책이 '국민의 편에 서있지 못하고 의약사들의 이익단체 이해를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정부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원칙과 방향에 대한 비판을 하였다.
김의원은 "정부의 대책은 국민 부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정부.여당의 건강보험 재정 대책은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가장 안이한 방법을 택했다" 며 사퇴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도, 복지부가 의사협회 등 이익단체들의 반발을 두려워 해 안이한 대책을 내놓았다”고 비판하며 "의사들의 허위 청구서는 철저히 막아야 하고 외국에서도 건강보험 대책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인데 제대로 안됐다" 며 "담배에 특별세를 부과하는 것도 결국은 다 국민세금" 이라고 지적했다.
김의원의 한측근은 "김의원은 작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될 것을 미리 알고 정부가 건강보험 대책안을 준비하기 이전인 작년 12월 28일부터 당 정책위산하에 시민단체, 학계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 기획단'을 구성하여 대책안을 준비해왔다."며 이번 정부안에 '건보기획단'이 제출한 건강보험의 핵심안건인 의보수가 인하, 본인부담금 인상 철회, 약물 오남용 대책 마련후 주사제 분업제외 등이 제외되었다는 것이다.
김의원은 지난 3월에도 "의약분업 이후 의보수가가 너무 많이 인상돼 의보재정의 지출을 확대한 요인이 됐다 며 의보수가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지난 2월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 상임위에서 통과시키려 했던 '주사제 분업제외'약사법 개정에 반발하며 상임위장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일방적인 의사결정은 안된다."
또한 김의원은 '당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였다. 김의원은 사퇴이유에서 “구멍난 건강 보험의 건전화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 왔지만, 복지부가 발표한 종합 대책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문제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더 내가 할 역할이 없다”면서 “더 이상 정부와 당의 의견을 통합, 조정할 능력이 없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누구의 잘 잘못을 얘기하지는 않겠다. 다만 내 소신을 밝힐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 사람에 의해 일방적으로 의사가 결정되어선 안될 것이다."며 당내 의사결정의 비민주적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가 말한 '일방적 의사결정'은 이해찬 정책위의장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의원 주변에서는 당직사퇴에 대해 "그동안 건강보험 문제와 관련해 이해찬 정책위의장과 계속되는 마찰이 폭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원의 한 측근은 "그간 모성보호법과 의료법, 특히 건강보험 건전화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해찬 정책위의장과 상당한 견해차를 보여왔다. 모성보호법 2년 유예에 대해서도 자민련과의 협상과정에서 정치적으로 타협해 버렸다."고 말하며 이의장과의 갈등이 오래되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김의원이 주장해왔던 의보수가 인하, 본인부담금 인상 철회, 주사제 분업제외를 추진할 경우 대책마련 등이 번번이 당론채택 과정에서 배제되어 왔었다.
또한 김중권 대표 중국방문 동행 전 김의원이 이의장에 제출했던 건보기획안의 핵심사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건강보험의 당론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5월 30일 최고위원회에서 김성순의원의 마지막 발언의 기회를 이해찬의장이 막았다는 것이다. 당시 김근태 최고는 김의원의 발언을 들어보자고 하였으나 이의장이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당직사퇴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김성순의원은 최고위원 발언 봉쇄이후 이해찬의장에게 구도로 사퇴의사를 밝혔고 정풍에 휩싸일까봐 정풍파문이 수그러 들었던 4일 사퇴서류를 제출했다.
정풍으로 연계될까 경계
그러나 당내 언로를 막고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당 정책결정 과정의 비판발언이 자칫 정풍으로 연결될 수도 있어 김의원도 당도 이번 사퇴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정책결정과정에 문제를 삼으려거든 중국방문을 하지 말고 당정협의회에 계속 참여했어야 한다."며 "그때는 참여하지 않고 결정난 후에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김의원 사퇴가 정풍과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당내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의원은 당직사퇴의 가장 근본이유인 '국민부담만 가중시키는 정부안'에 대한 기본 입장과 이의장의 일방적 결정과정에 대한 문제인식에 대해서는 변함없어 보인다.
그는 12일부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전국민 건강보장제도' 를 제안하고 건강보험 재정문제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피력하고 한편 의료법 개정안을 독자 발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김의원의 사표가 수리되고 잠시 파문이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나 정부정책안에 대해 여당의 건강보험 책임자가 당직까지 사퇴하며 전면 문제제기를 했다는 사실과 또 당시스템 문제를 동시에 제기 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