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민생개혁 가장 잘못”
국민들은 김대중 정부 출범 3년동안 잘한 일로 ‘남북관계 개선’을 가장 많이 꼽았다. 47.1%가 ‘잘했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는 ▲경제위기 극복(12.7%) ▲외교분야(10.7%) ▲재벌·금융개혁(7.8%) 순이었다. 반면 일을 못한 분야로는 ‘의·약분업 및 민생관련 개혁’이 25.9%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경제위기 극복(21%) ▲정치개혁(14.3%) ▲지역감정 해소노력(9.3%) ▲부정부패 척결(9%) ▲재벌·금융개혁(6.6%) 분야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구체적인 분야별 국정운영 평가는 다음과 같다.

◇ 경제개혁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금융·기업·공공·노사 등 4대부문 경제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잘못했다’(60.1%)는 답변이 ‘잘해왔다’(33.9%)는 답변을 훨씬 앞섰다. 계층별로는 도시지역 근로자의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이트칼라 계층은 68%나 ‘잘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루칼라 계층도 62.5%가 부정적 평가를 내려 평균치를 웃돌았다.
연령별로도 왕성한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는 30대 중 66.8%가 잘못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50대 이상 계층에서는 49.6%가 불만을 나타내 차이를 보였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평가도 상당히 엇갈렸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는 71.1%가 경제개혁이 잘못됐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를 밝힌 응답자는 46.2%만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 남북관계 개선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분야는 현 정부의 확고부동한 치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남북관계 개선분야만 떼어놓고 볼 때 86%가 ‘잘해왔다’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잘못했다는 반응은 12.6%였다. 특히 냉전교육을 덜 받은 20대 젊은 세대는 92.7%나 잘해왔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지역별 조사에서는 광주·호남지역(96.5%)과 부산·울산·경남지역(76.3%)이 큰 차이를 보였다.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도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상당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정치개혁=현 정부의 정치개혁 성과는 낙제점을 받았다. 정치개혁에 대해 ‘잘해왔다’고 고개를 끄덕인 응답자는 16.5%에 불과했다. 75.6%나 ‘잘못했다’고 응답, 민심이 더욱 과감한 정치권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역색이 엷은 수도권에서 정치권 개혁에 대한 불만이 위험수위에 달했다. 서울(87.5%)과 인천·경기(80.7%)지역이 특히 높았다. 이밖에 고학력일수록 정치개혁 성과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김근철기자 kc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