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적합도 野 이회창, 與 이인제·노무현 선두그룹

먼저 여권의 후보 적합도는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고건 서울시장 순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실시했던 다른 여러 여론조사 결과들과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이는 대체로 대중적 인지도에 따른 결과로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김근태·한화갑 최고위원, 그리고 이한동 국무총리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의 경우 호남권에서 다른 여권 주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44%의 지지를 받은 반면, 영남권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약 10% 낮은 약세를 보인 점이 특이하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모든 지역에서 적합도가 가장 높으며 특히 출신지인 충청과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매우 높다. 이위원을 제외하고는 서울과 강원·제주는 고건 시장, 인천·경기와 부산·울산·경남은 노무현 장관, 대구·경북은 김중권 민주당 대표를 적합한 후보로 지목하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이인제 위원(33.6%)과 노무현 장관(16.9%)에 대한 적합도가 전체 평균에 비해 높으며, 이한동 총리는 자민련 총재임에도 불구하고 자민련 지지자의 적합도가 6.3%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야권의 경우 <표2>에서 보듯 이회창 총재가 다른 인물과 큰 격차

의 압도적 우위를 보여 타주자들이 경쟁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10%대,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박근혜 부총재 등이 7%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모든 지역에서 이회창 총재의 적합도가 가장 높은 가운데 이총재를 제외하고는 서울과 충청 및 부산·울산·경남은 정몽준 의원, 인천·경기와 호남은 김덕룡 의원, 대구·경북은 박근혜 의원의 적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이총재를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제치고 2위로 오른 데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의 선택과 민주당·자민련 등 여당 지지자의 지원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 시점에서 여야 후보 적합도는 언론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었느냐, 즉 인지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참고자료 이상의 과도한 의미부여는 무리지만 민주당 지지자의 33.6%만이 1위인 이인제 위원을 지목한 데 비해 한나라당 지지자의 61.7%가 이총재를 지목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즉, 여권의 대선 예비주자 중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만큼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