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가상대결, 이회창 앞서간다

차기대선 경쟁구도와 관련한 <한겨레>의 4월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여권의 유력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조금 더 벌린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에 이 총재 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의 가상대결은 이회창 45.7% 대 이인제 38.1%로 7.6%포인트의 격차가 나타났다. 지난 달에는 두 사람간 격차가 3.3%포인트로 미세한 오차범위 이내에 머무른 바 있다.




이 총재 대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구도는 47.8% 대 34.4%로 역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달에 두 사람은 40.5% 대 33.8%로 오차범위 이내였는데 이번에는 오차범위(±4.4%)를 넘어섰다.




이러한 결과는 보기를 들어주지 않고 여야를 망라해서 `다음 대통령감이 누구냐'라고 한 물음에 대한 응답 추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3월 조사의 이 문항에서 이회창 12.3%, 이인제 10.2%로 나타났던 것이, 이번 조사에선 이회창 17.3%, 이인제 12.9%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두 조사 사이에선 특히 `모름'과 `무응답'의 합계가 69.8%에서 61.4%로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는데, 이는 부동층이 조금씩 이회창 지지로 옮아가는 등 반여세력의 결집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총재의 상승은 반대로 여권 주자들의 하락이란 결과를 가져왔는데, 그 배경은 역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당 지지율의 정체와 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을 연쇄적으로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여권 내부 경쟁 측면에서는 노무현 고문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대신 고건 서울시장이 부상한 점이 눈에 띈다.




고 시장은 이회창 대 고건 대결구도에서 44.3% 대 34.3%로 나타나, 미세한 차이지만 노 고문을 다소 앞섰다. 민주당 인사들만을 놓고 대선후보 적임자를 조사한 항목에서도 지난달 이인제 28.3%, 노무현 15.1%. 고건 12.6%에서 이번에는 이인제 32.2%, 고건 18.1%, 노무현 10.9%로, 2~3위간 순위 바뀜이 나타났다.




이는 고 시장쪽에 특별한 호재가 없었던 점에 비춰볼 때 노 고문이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중도에 물러나면서 약세를 드러낸 데 따른 반사이익이 고 시장에게 돌아간 결과로 해석된다.




야당 내부에선 이 총재의 우세가 여전한 가운데 박근혜 부총재가 추격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한나라당 인사들만을 놓고 다음 대선후보 적임자를 묻는 항목에서 3월에 이회창 47.3%, 박근혜 11.3%, 손학규 4.8% 등으로 나타났던 것이, 이번에는 이회창 48.1%, 박근혜 14.7%, 김덕룡 5.9%로 조사됐다.




박창식 기자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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