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정수행 지지도 21.4%로 급락"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다시 임기중 최저치를 갱신, 10%대에 근접해 충격을 주고 있다. 4월 28~29일 양일간 본지와 한길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1.4%. 지난 3월 4~5일 조사에 비해 무려 8.2%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이다. ‘민주당 완패’로 기록된 4·26재보선의 결과가 ‘DJ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월 28.7%, 3월 29.6%에서 4월 21.4%로 올해 들어 아예 20%대로 급락하면서 ‘DJ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불신에에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쉽게 걷히지 않고 있는 데다, 의약분업 재정파탄 문제, 대우자동차 과잉진압 문제 등의 최근의 악재가 겹쳐 20%대 지지도가 구조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여성보다 남성 지지도 급락 =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추세는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20~40대 연령층, 대졸 이상의 학력층에서 두드러졌다.
남성의 경우 지난 3월 조사에 비해 13.0% 포인트 하락한 20.5%를 기록했다. 20대 연령층은 3월에 비해 9.2% 포인트 떨어진 25.9%, 30대는 8.3% 포인트 하락한 18.5%, 40대는 9.9% 포인트나 빠진 15.1%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의 학력층의 경우 11.7% 포인트나 떨어진 18.3%였다.
우리 사회의 여론주도층인 남성이나 20·30·40대 연령층, 대졸이상의 학력층에서 평균치 이상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정부여당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여당이 각종 선거에서 승부처로 삼고 있는 수도권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서울 주민의 김대중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3월 조사에 비해 각각 15.5%포인트 빠진 18.4%를 기록했다. 인천·경기도 7.1% 포인트 하락한 22.2%로 나타났다. 호남지역도 12.6% 포인트 떨어진 46.7%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4·26 재보선에서 서울과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당선자를 내지 못한 이유가 ‘객관적인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부산·경남지역은 4.5%포인트 하락한 13.8%, 대구·경북은 3.8%포인트 하락한 11.1%를 기록, 김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득표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남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정부여당 관계자의 우려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 민심은 정치권 전체에 염증 느껴=
물론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 급락을 정부여당의 실정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민심은 김 대통령에 대해 기대를 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지지로 돌아선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회창 총재의 야당총재역할 수행 지지도는 15.8%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그룹별 면접방식(FGI:Focus Group Interview)로 여론의 흐름을 쫓고있는 여권의 한 관계자는 “민심은 정치권 전체를 등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이 불신을 받는 1차적인 책임 역시 정부여당 몫임을 부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