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4% 미달" 절반 넘어

▼경기 기상도▼




각계 경제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경기 등 한국 경제의 기상도는 ‘여전히 흐림’이다.




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상승세이고 청와대측도 조심스럽긴 하지만 ‘경기 호전론’을 거론하고 나선 것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과 일본 경제 등 해외 변수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구조조정의 연착륙 여부 등 ‘지뢰밭’이 많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의 경기 흐름의 부분적 반전을 아직 구조적 안정으로 해석하지 않고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잠시 따뜻한 ‘인디언 여름’일 수도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조기 경기 회복에 회의적〓‘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시작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으며 6월까지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6%만이 동의했다. 하반기 중에도 3·4분기(24%)보다는 4·4분기(40%)쪽에 ‘무게 중심’이 훨씬 더 실렸다. 내년 이후나 돼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응답도 10명 중 3명이나 됐다.




특히 기업인들이 조기 경기 회복에 회의적인 점도 특징. 대기업 임원 17명 중 무려 14명이 일러도 4·4분기 이후에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중 8명은 내년 이후를 점쳤다.




벤처기업인 5명 중 4명도 3·4분기까지는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대학 교수와 연구소 관계자 가운데는 3·4분기 중에 경기 호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경기가 바닥을 쳤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도 흐름을 같이한다. ‘이미 바닥을 쳤다’는 대답은 10명 중 2명도 안됐다. 반면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시각이 10명 중 3명을 조금 넘었고 ‘아직 경기 저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유보적 답변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우울한 올해 경제지표〓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당초 정부가 예상한 목표치에 비해 올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제성장률의 경우 작년 11월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 당시 5%대가 다수였던 점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에 ‘성장 엔진’이 크게 움츠러들었음을 알 수 있다.




성장률이 4%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52%(26명)나 됐다. 또 4%대 전망이 44%인 반면 5% 이상은 4%에 불과했다. 특히 교수 6명 중 5명, 벤처기업 임원 5명 중 4명, 대기업 임원 17명 중 10명이 3%대를 전망해 가장 비관적이었다.




물가상승률은 10명 중 5명 가깝게 4%대 전반을 예상했다. 4%대 후반과 3%대 후반은 각각 10명 중 2명 가량. 6% 이상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4% 나왔다. 특히 금융기관과 벤처기업 임원들이 고(高)물가를 전망했다.




실업률을 연간 3%대에서 묶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도 회의적이었다. 4%대 전반과 4%대 후반이 각각 40%씩이었으며 5%대와 6%대 이상도 각각 10%와 8%였다. 3%대 실업률 가능성에는 단지 2%(1명)만이 동의했다.




특히 경제연구소와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심각한 고용불안을 전망했다. 올 경상수지 흑자액은 ‘50억달러 이상 100억달러 미만’과 ‘100억달러 이상 150억달러 미만’이 각각 42%였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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