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시장 골고루 지지 받아
“홍사덕 부의장을 상대로 민주당에서 고건 시장을 내보낼 경우 30대가 홍부의장 쪽으로 지지를 돌리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30대의 고시장 지지율이 38.4%인데 비해 홍부의장은 48.7%로 홍부의장은 30대 응답자들로부터 자신의 전체 지지율 39.8%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상대 후보가 노전장관으로 바뀌면 반대현상이 나타납니다. 30대 응답자의 홍부의장 지지율이 42.1%로 줄어든 반면, 노전장관 지지자는 무려 47.4%에 이릅니다. 민주당의 후보를 바꾸니까 홍전의원을 지지하던 30대 유권자의 일부가 노전장관쪽으로 지지를 바꾸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나더라는 겁니다.”
현시점에서 민주당이 서울을 수성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전장관, 고건 시장, 정동영 최고위원 등 대권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을 내보내야 한나라당의 선두주자인 홍사덕 부의장과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3명의 민주당 후보 가운데서도 고건 시장만이 전체 연령대에서 골고루 표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현직 시장으로 시민들을 상대로 출마한 적이 있다는 경력에서 온 프리미엄으로 풀이된다.
만약 민주당이 노무현 전장관이나 이해찬 의원,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개혁성향의 인물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낼 경우에는 고령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선거전략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후보들이 지지계층인 20, 30대 유권자들의 기권을 막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 후보군을 가시화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김덕룡 의원의 지지율(25.8%)이 한나라당의 서울지역 지지율 27.3%보다 낮게 나타난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병렬 부총재의 지지율이 28.7%에 머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별다른 홍보 없이 개인의 인지도만으로 여권 후보들과 대등하게 겨루고 있는 홍사덕 부의장의 약진은 서울 공략을 노리는 한나라당에 중요한 밑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들 외에도 민주당에서는 한광옥 비서실장이, 한나라당에서 박명환 맹형규 의원 등이 자천타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98년에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이명박 전한나라당 의원도 조건만 되면 언제라도 출사표를 던질 인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