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국정수행지지도 22.9% 바닥다지기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의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 4월 조사에 비해 7.1% 포인트 떨어졌다. 확고한 김대중 지지층인 호남지역 여론도 겨우 1.3% 포인트 상승한데 그쳤다. 안 전장관 파문과 민주당 내홍에 대한 책임의 일단을 김 대통령 몫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결과는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본지와 한길리서치가 전국 만 20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 남성, 30·40대 연령층이 버팀목 =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버틴 데에는 남성, 30·40대 연령층, 고학력층에서의 반전이 일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왔다.
남성층의 경우 4월 조사에 비해 4.9% 포인트 오른 25.4%를 기록했다. 30대 연령층은 4.7% 포인트 오른 23.2%, 40대 연령층은 6.2% 포인트 오른 21.3%로 나타났다. 전문대 졸업층은 5.7% 포인트 상승한 26.0%, 대졸 이상 학력층은 2.7% 포인트 오른 21.6%를 기록했다.
이들 계층은 지난 4월 조사 당시 김 대통령 지지도를 급락시킨 ‘주범’들. 그런 만큼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 지지도를 버티게 한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는 20%대를 DJ 지지도의 바닥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변함없이 김 대통령에게 애정을 보내는 층이 더 이상의 지지도 추
락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추락을 거듭하던 경제상황이 지난 4월 이후 약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 한나라당과의 재벌개혁 논쟁에서 확고한 개혁노선을 폈다는 점 등도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직접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남성층이나 30·40대 연령층, 실물경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비스업종 종사자들(7.2% 포인트 상승)이나 무직층(6.6% 포인트 상승)에서의 반전현상이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계의 한 인사는 “최근 주식시장이 활성화 된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특히 무직층의 지지도 상승은 <기초생활보장법> 시행으로 하위소득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여권 내홍이 관심 돌린다 = 여권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내홍사태가 오히려 정부의 실정(失政)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4월 지지도 급락은 건강보험 재정파탄, 대우차 폭력 진압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이번 조사는 오히려 민주당 내부의 내홍에 관심이 쏠려 김 대통령 지지도에 대해서는 방어망이 쳐진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일 ‘권노갑 2선후퇴 파문’ 이후 DJ 지지도는 더 떨어지지 않고 멈췄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지지층이나 대구·경북, 부산·경남지역 주민 등 ‘DJ 지지’와 거리가 있는 계층의 ‘동정심’도 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반전시키는데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경우 지난 4월 조사에 비해 5.7% 포인트 오른 13.1%를, 부산·경남권의 경우 1.3% 포인트 상승한 13.1% 포인트를, 대구·경북권의 경우 3.7% 포인트 오른 14.8%를 기록했다.
남봉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