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1. 의원님을 포함한 민주당 교육위원들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시급한 교육개혁의 일환이고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월 임시국회에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올리는 것은 어려워졌고, 4월 임시국회 때는 하려고 합니다. 3월중에 당론을 모아야 하고 당론화 과정이 이번에도 무산되면 의원입법으로 낼 겁니다. 민주당 교육위원 전원이 몇 개월에 걸쳐 작업하고 의원총회까지 통과되고, 결정 과정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최고위원 몇 명의 견해가 다르다고 무산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월권이라고 생각합니다.
2. 당시 "최고위원회가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하겠다"고 발언했는데 '공개적인 문제제기'를 했나요?
성명서를 냈습니다. 최고위원회는 개혁입법 처리 과정을 가로막지 말라는 최고위원회의 자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3. JP는 대학총장 간담회 자리에서 자기가 "민주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막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종필 명예총재와 우리 당 최고위원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저는 모르고, 다만 민주당에서 처리됐던 과정을 생각하면 좀 지나친 얘기가 아닌가 싶은데요. 김종필 명예총재가 어떻게 생각한다 해서 그것이 민주당의 당론을 만들고 안 만들고 그렇게까지 영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4. 3주년 기념 만찬에서 JP는 "이 정권의 공과에 대해 공생공득이라고 하고, DJP공조가 이 정권을 탄생시켰으며 또한 여타 업적도 같이 이뤄냈다"고 말했는데, 대다수 네티즌들은 DJP공조가 이 정권의 한계가 아닌가 하는데요?
두 가지 다 옳은 얘기라 생각합니다. 현재 김대중 정부 정권 창출은 DJP공조로 가능했다 생각하고 또한 그 사실 때문에 현 정부나 민주당의 개혁성이 어느 정도 제지받거나 상당히 속도조절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게 된 것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5. 이 과정에서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 사회 보수세력들은 어떤 현안에 대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당이 그 부분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반면에 시민단체나 개혁세력들은 그러한 대응을 못 보이고 있다 지적했는데...
이런 얘기겠죠. 보수세력과 갈등이 야기됐을 때는 직접 표가 떨어지는 현상이 보이는데, 시민단체와 연대를 통해서는 표가 직접 올라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겠죠. 그것은 정치공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계산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기적인 계산인 것이고 결국 어떤 정당이 국민적인 지지를 획득하는 데는 자기의 정책에 따라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궁극적으로 지지가 획득된다 생각합니다.
2. 6.임 의원 같은 경우도 16대 총선에서 '바꿔' 열풍으로 입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의원연수에서 당의 개혁 색채의 후퇴를 우려했습니다. 그 원인과 대응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저는 민주당이나 현 정부가 기본적으로는 DJP공조 내지는 보수세력과의 연대를 통해서 정권 창출에 성공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혁성에서 한계를 안고 출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기본적으로는 민주당에 의해 주도되는 정부이고 현재 국민이 개혁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개혁을 하지 않으면 이 공동 정부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서 올해로 들어서면서 시민단체나 국민의 요구가 높은 3대 개혁입법 즉, 인권법, 국가보안법, 반부패기본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과 관련돼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저도 목소리를 높여 요구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요구했는데 당에서 상당히 지지부진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난 연찬회 토론회 때 대표가 들어오셨기에 바로 그 점을 지적했고, 지난 번 최고위원회에 대해서 성명을 통해 자성을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 저는 개혁만이 현 정부와 민주당이 갈 방향이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활로라 생각합니다.
7. 김대표나 이상수 총무는 "법안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그래서 여타 반대 세력이 있는 법안은 상당 기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개혁법안의 경우는 사실상 유보되는 게 아닌 가 보는데......
사회적 합의를 얘기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안 돼 있는 것도 있고 돼 있는 것도 있는 거죠. 전부 그렇게 미룰 수 없는 겁니다. 예컨대 국가보안법에 관한 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인권법이나 반부패기본법처럼 사회적 합의가 이미 돼 있는 법안을 유보하는 이유가 되지 못하거든요. 지금 인권법이나 반부패기본법, 사립학교법 같은 경우는 사회적 합의가 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어떤 법도 모든 세력이 합의가 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권력을 빌려주고 있는 국민적인 합의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국민들 8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법안들을 유보시키면서 그런 이유를 대는 것은 사실 온당치 못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어느 당이든 지도부 입장에서 예컨대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 국론분열보다는 사회적 합의 쪽이 맞지 않겠느냐 하는 점에서는 우리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그 역시 '폐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지라도 '개정'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들 80-90% 이상이 합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사실상의 자기 개혁성을 의심하는 데서 문제 원인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8. 지난 총선에서 386 정치인에 대해 엄청난 기대가 있었고그 중심에 서 계십니다. 일년을 돌이켜 보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많았고 많은 네티즌들이 "임종석 의원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나"라는 문제제기가 많은 데...
제가 생각해보자면 민주당 내 초선의원 모임이 언론에 부각될 때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을 수 있겠고, 또 하나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 외에 또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먼저 민주당 내 초선의원과는 16대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줄곧 같이 해 왔습니다. 다만 제가 좀 아쉬운 것은 함께 논의해 가는 과정에서 일이 제대로 진행되기도 전에 항상 꼭 누군가가 언론에 언론플레이 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힘들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보수적인 의회 안에서 혼자 힘으로 뭘 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같이 갈 수 있는 사람들과 뜻을 합해야 하는데, 그 뜻을 합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것이 조직화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가능성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물론 그 조직화되지 못한 원인 중 하나가 꼭 한두 명 개인이나 일부가 언론플레이로 바로 띄워버렸을 때 그 시점에서는 반짝하고 국민의 기대를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은 내부 불신이 쌓여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런 과정들이 지난 해 제일 힘들었습니다.
우리 국민들, 네티즌들이 기억하는 모든 일련의 일 안에 저는 늘 같이 있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조직적이고 일이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는 것이 제 생각이고 또 하나 국가보안법 폐지안에 대한 서명은 지금 개정 노력을 하면서 폐지안에 서명했던 분들이 일부는 철회하려고 하는 상황인데 국가보안법 폐지는 제 소신입니다. 밖에서도 그랬고 16대 국회 안에 들어와서도 그렇습니다. 본회의 대정부 질의에서도 얘기했고 TV 토론에 나가서도 저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폐지가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그래서 개정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개정 작업을 하고 있는 과정에 어떤 의원 한 분이 폐지법안을 만들어서 서명을 받기 시작했어요. 물론 아무런 상의도 없었어요. 국회의원 개인이 독립된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죠.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개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그것마저도 상당히 버거운 상태에서 폐지안을 돌릴 때 동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키고 지금 모두 개정 쪽에 힘을 모아도 본회의 통과 선이 될지 안 될지 굉장히 아슬아슬한 상황에 오히려 반대세력에 빌미를 준다고 할까요, 균열시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폐지안에 서명하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들이 불신을 줬을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9. 원칙을 지키다 보니 그런 오해도 있을 수 있다는 것 같은데 총선 출마 과정에서 정치에 입신하기 위해 운동권 스타가 운동을 팔았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정치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데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예상되는 데 그런 비난도 많았죠?
일부는 그런 얘기도 있었죠. 그렇지만 제가 지난 선거를 치르면서 제 운동 경력을 확대해서 선전하거나 자랑하지는 않았습니다. 글쎄요. 지금 사회에서 그것이 도움이 될 지 의문이고요. 오히려 그것 때문에 상대 후보한테 엄청난 비난과 사상 시비를 받았고 그 때 제가 운동의 정당성을 주장하긴 했습니다.
제가 시민운동을 하다 정치입문에 대해 한참 고민할 때 제 처가 그런 얘기를 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싫은 소리를 듣기 힘들어하는데 시민운동 할 때는 덮어놓고 50% 이상의 사람들이 참 좋은 일 한다 생각하지만 정치인이다 하면 5%도 안 된다는 겁니다. 이 간격을 견딜 수 있겠느냐 하는 얘기를 했어요. 지금도 저는 이 말을 자주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한국 정치에 대해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정치 개혁을 하겠다고 덤벼든 사람들이 안고 갈 짐이며 이것은 얼른 내려놓을 수 없는 짐이고 꾸준히 지속적인 신뢰를 통해서만 조금씩 덜어낼 수 있는 부담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그 부담은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사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간을 통해 증명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한두 가지 사건으로 그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10. 모 의원이 당근을 받아먹고 회유된 대표적 케이스로 의원님을 지명한 적이 있는데....
저도 그 인터뷰를 봤는데 '부총무' 그것도 당직이라면 당직이니까... 지금 전 당직이 없고 초선의원들 중 당직이 많은 사람도 있잖습니까? 그 분이 어떤 뜻으로 한 말씀인지 잘 모르겠고 앞으로 누가 더 책임 있고 변치 않는 개혁적인 모습으로 정치를 할 것인가는 하루 이틀에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4년의 성적표가 나올 때쯤이면 조금 더 명료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11. 혹시 '호남의 황태자'로 키운다는 말은 들어봤습니까?
우스개 소리로 가끔 기자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제가 고향이 호남이긴 한데 서울 온 지 25년이 넘었습니다. 서울사람이라 봐야죠. 다만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지역주의, 연고주의가 강하다 보니까 잊어버렸던 고향을 다시 들춰내는 과정에서 그런 농담 아닌 농담도 듣게 됩니다.
3. 12.「정치개혁의원모임」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고 한국 정치사에서 최초의 여야 모임이라 여기는데 「정개모」의 의미와 목표는 뭡니까?
「정치개혁의원모임」의 취지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상당히 순수한 마음의 발로라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에 모인 사람들이 현실 정치인이다 보니 그저 꿈을 팔 수 있는 위치에만 있지 않죠. 온갖 고난을 이겨내야 하는 현실 정치인들인데 아직 내부에 이해 수준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대화와 국민의 기대를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너무 욕심을 내면 자칫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기대만큼의 비난을 떠 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현재 지역주의라는 폐단이 엄존하는 조건에서 큰 선거를 두 번이나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이런 선거 과정에서조차도 이들이 같은 목소리를 냈으면 하고 바랄 겁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그런 선택이 있을 수 있는지, 제 3의 정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런 과정을 건너가야 되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 공조가 중요하고, 정쟁의 와중에서 놓쳐버리고 있는 개혁법안이나 민생사안들을 잘 꼼꼼하게 챙겨 하나하나 성과를 내는 이런 과정으로 당분간 신뢰를 쌓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그것이 깨지지 않는 희망으로 한 번에 다 국민들한테 내 놓으려 하지 말고 조금 더 안으로 다져 가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현재 여러 생각으로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태입니다.
13. 그러면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해 나가야 할텐데 현재 1차적 과제로 주어진 국가보안법은 너무 엄중한 과제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렇긴 한데 사실 제가 해 본 조직 경험으로 보자면 안건별로 모여 그걸 해결해 가는 과정에 신뢰가 충분히 쌓였을 때 그 모임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모임부터 만들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가보안법 개정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떨어져 있는데 어쩌겠습니다. 이것을 여야간 의견을 잘 모으면 의회사에 상당히 획기적인 실험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서로가 설득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보팅을 통해 개정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이런 작업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만약 실패한다 해도 그 과정의 노력을 국민들한테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한국 정치문화를 보여줄 수 있겠죠. 다만 내부 균열로 인해 시작도 하기 전에 무너지는 이 점만을 잘 경계한다면 실패하는 실험은 아니겠다는 생각입니다.
14. 일부 네티즌들은 소장파의원들이 정치개혁 및 개혁법안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은데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현실에 대해 네티즌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네티즌이나 정치에 희망을 갖는 많은 국민들은 이상을 이야기하고 정치인들은 현실 속에 있는 것이어서 그 간격은 너무나 큽니다. 다만 그런 이상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거울에 늘 자기를 비추어 볼 수 있는 훈련과 자성의 계기를 갖게 되는데 선거로 드러난 결과가 항상 이상을 반영하기에는 어려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우리 선거 때 여론 조사를 많이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뽑겠습니까?' 하면 '도덕성·청렴성·개혁성...' 하다가 학력·지역 이렇게 나옵니다. 선거가 끝나고 실제 보면 정확하게 거꾸로 나옵니다. 지역에 우선해서 찍고 그 다음 학력에 우선해서 찍고... 도덕성 청렴성은 저 밑이죠. 물론 지난 번 선거는 이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바꿔' 열풍에 따라 변화하는 유권자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은 부족하고 안팎의 힘을 같이 합쳐 진짜로 일할 수 있는 의회 구성을 유권자가 해 줘야 안에서 어려움을 견디며 개혁하려는 의원들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5.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소신을 듣겠습니다. 최근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3당 연정을 제안했습니다. DJP공조에서 민국당과의 3당 연정 혹은 정책연합에 대해 보수대연합 아니냐, 그 끝은 어디냐 하는데...
지금 DJP공조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힘에 의해 정권교체가 됐기 때문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혼란스럽죠. 정권 교체를 바라면서 한국정치 개혁을 바라는... 이것이 모순입니다. 정권교체는 됐지만 정권교체의 가장 큰 원천이 DJP공조였다는 것이 혼란이죠. 거기에다 민국당과 공조한다는 것은 혼란을 넘어서 회의가 들죠. 그러나 정치권이 그것을 하는 것은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죠. 이유는 그거 한 가지입니다. 합하고 싶어서 합하는 것이 아니고, 정체성이 흔들려서 합하는 것도 아니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거죠. 이것은 국민이 원하는 정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신들의 영역 문제로 보시는 것이 혼란을 좀 막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옳으냐 하면 옳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16. 다음 대선에서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십니까? 그것은 어쩔 수 없습니까? 정치인 각자의 결단과 행동이 요구되지 않습니까?
우리 정치 구조가 현재 정책정당으로 나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봅니다. 다음 선거는 지금까지 어떤 선거보다 심한 지역주의 기반에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느냐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생각합니다. 안타깝지만 아무도 막을 수 없고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합종연횡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거기에 엄청난 실망을 하겠지만 국민들이 선택해준 의원들 구조, 현재 정당의 구도가 그것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원치 않는 연대나 연합이 일어날 것이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옳으냐 한다면 기본적으로 정책정당으로 가야 된다는 점에서는 옳지 않지만 권력투쟁이라는 면에서는 어느 당이건 간에 그 싸움은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봐야 할거라 생각합니다.
4. 17. 작년 연말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던 국정쇄신의 열기가 현재 강력한 정부, 강한 여당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좀 뭐라 할까... 김중권 대표가 늘 '강한 여당이란 것은 국민들한테 신뢰받는 여당'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지금 국민은 개혁을 원하고 있고, 결국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평가하고 올 상반기 중에 그 동안 논란이 돼 왔던 개혁 사안들에 대해 종결짓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고 그런 점에 대해서는 강하게 목소리를 낼 겁니다.
18. 국민의 약 80%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찬성하고 있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운동가는 언론사 길들이기라고 비판하고 여당 내에서도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다소 문제가 있다 하는데...
원래 통상 5년만에 하게 된 것을 7년만에 하게 된 것인데 그 동안 사실상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성역시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언론의 영향력이 크고 특히 표를 의식하는 정권·정당은 언론 건드리기를 두려워해 왔습니다. 이번 세무조사를 계기로 언론도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받아 성역이 아닌 시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시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이것은 언론사 세무조사의 투명성과 이후 내용에 대해 밝힐 부분에 대해서 밝히고 앞으로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해 나가면서 이런 오해들을 불식시켜 가야 될 거라 생각합니다.
19. 집권 3주년이 지나면서대통령의 지지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극복이나 남북관계의 성과가 있는데도 민심은 돌아서지 않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제 어려움이라 생각합니다. 70-80%는 경제라 생각합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그 많은 추문 속에서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게 미국 경제의 호황인데 지금 남북관계 개선이나 노벨평화상도 하루 아침에 빛을 잃는 것은 역으로 경제 어려움이라 생각하고 너무 빨리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을 마치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선전했다는 것은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위기는 훨씬 더 심각한 중병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85년 이래로 65개 국가가 IMF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단 한 나라도 경제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70년대 말 영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아서 유일하게 일어선 나랍니다. 그렇게 되기는 십여 년이 걸렸고 국가기간산업을 전부 다 팔았다가 경제를 회복하면서 다시 사 들이고 이제는 유럽에서 좋은 경제 상황을 구가하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가 어려운 병에 걸려 있다 봐야 하고, 그만큼 정부가 계획이 없었고, 그만큼 국민이 80년대 많은 이익들을 흥청망청 했고 그 결과로 온 병인데 한두 해만에 딛고 일어설 수 없는 병이라 봐야 합니다. 그런 데에 따른 국민적 합의가 상당히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20. 작년 선거 때 피부로 느꼈으리라 보는데 서민층의 피해의식이 크다 봅니다. 언론에서는 20 : 80 사회로 돼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거 때나 지금이나 느낍니다만 사회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수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정보화와 세계화에 따른 경쟁 지상주의가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실업 증가, 노동시장 단절을 낳았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나라는 사회안전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OECD 국가 중 우리 나라 복지를 경제 수준에 비춰 볼 때 과연 복지가 있느냐 하고 반문해도 좋을 정도로 거의 꼴찌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 사회 과제가 된다 봅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병행할 수 있는 거냐는 것은 그만한 대책이 있지 않고는 말로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미국은 철저히 자국 이익을 위해 이것을 자국 성장 지상주의에 의해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면서도 일자리를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유럽은 재정을 통해 노동력 창출을 정책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살아나기 급급한 상태에서 현재 꺼졌던 불을 지피고는 있지만 윗목은 여전히 싸늘한 사회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무리 강조하고 재정을 늘려도 상당히 부족한 현실에 있습니다. 그것에 따른 정부, 언론, 사회 기득권 층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21.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파문에 대해 민주당은 너무 조용한 것 아닙니까?
지금 온 나라가 떠들썩해 가고 있습니다. 일이란 것은 만들어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한나라당 「미래연대」의원들은 즉각적으로 일본 대사관을 찾아가 항의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수많은 지식인이나 언론인들은 자기가 가진 도구를 통해 한 것이고, 저 역시 일본 지식인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대학·신문사·관공서·정당 등 200군데에 이메일과 편지를 보냈습니다. 마침내 오늘 아침(02.27)에 여야 국회 106명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중단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문'을 106명의 서명으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아마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식 결의안으로 채택하게 될 겁니다. 한 사람 두 사람, 그룹 그룹으로 크게 소리내서 만들어 가는 것이고 이것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22.임 의원의 정치적.사회적 기반이 젊은 세대를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젊은 층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추진하십니까?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젊은층의 네트워크입니다. 지금도 현실 참여를 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회를 떠맡을 수 있는 기회가 됐을 때 정말 역량을 발휘해야 되고,그러기 위해서는 네트웍이 필요하다 봅니다.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각 분야의 좋은 청년 지도자들이 그룹핑이 되고 그걸 네트웍 하는 작업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봅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벤처업계 쪽의 뜻 있는 사람과도 만나고, 언론 쪽 좋은 분들하고도 만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의 네트윅 그룹이 있다 하면 언제든지 교분을 쌓으려 하고 있습니다.
23. 「제3의 힘」 창립회원이십니다. 최근 「제3의 힘」이 '제3의 정치세력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사실 확인을 해 보니까 언론에 조금 확대 보도가 된 거 같더라고요. 젊은 층에서 그런 논의들을 해 온 것은 꽤 오래된 일이고 그럴 수 있는 안팎의 여건이 마련되느냐 하는 것은 모여서 판단해 볼 일이라 봅니다. 다만 그 취지에 늘 공감해 왔고 지금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런 노력을 통해서 지금의 지역을 볼모로 한 정당 구조가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구조로 개편되지 않는 한 우리 정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밖에서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모여 얘기해 온 것인데 딱히 그 사람들만이 아니고 그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는 제도권 안팎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때가 어느 때냐 하는 것은 실패하지 않도록 아주 면밀하게 판단해야 할거라 생각합니다.
24. 대통령 중심제에서 올바른 대통령 선출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정권 교체라는 절대선이 사라진 상황인데, 한국 정치의 향방을 가늠하는 내년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마지막으로 맹위를 떨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현실이다고 인정하기보다는 뭔가 새롭게 추구하실 의향은 없으신지...
정치 권력이란 게 그런 거 같습니다. 사실 제도 정치에 덤비는 한 이겨야지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자기 뜻을 전달할 수 있다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운동이 훨씬 유효합니다. 시민운동의 순수함과 열정에 대해 언론은 항상 말할 기회를 열어줍니다. 그러나 제도정치에 뛰어들어 패배한 사람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여전히 시민운동을 육성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음 대통령이 더 개혁적인 사람으로 실제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 이상 우리에게 그저 실험이 필요한가..... 저는 우리가 그렇게 낮은 수준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다음 대통령은 현재 정부보다 더 개혁을 선도해 갈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하고 동시에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런 후보를 뽑는 것, 그 후보가 누군가를 결정해 내는 과정에서 정말 몸을 던져서 노력해야 하고 또 하나는 현재 선거 표가 나오는 구도에 대해서 상당히 전략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같이 잘 해야만 더 개혁적인 대통령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저 개혁적인 사람만을 외친다 해서 현실정치의 역학구조는 그런 쪽으로 가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25. 마지막으로 임 의원에게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네티즌들에게 인사말과 함께 희망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16대 국회에 들어서서 지금까지 개혁에 관한 한 비껴 서지 않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워낙 많은 기대를 해 주시고 더 많은 활동을 바라시는 우리 네티즌들께서 '부족하다'는 비판의 소리를 해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보도되지 않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정치인 활동을 하면서 언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도 풀리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제가 진실하게 해 나감으로써 결국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서 일을 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꾸준한 관심으로 오늘만 보시지 마시고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연속해서 봐 주시면서 저의 작은 실험에도 참여해서 비판도 하시고 격려도 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임종석의원 e윈컴[열려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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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김능구(e윈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