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들어서 초대 비서실장을 무난하게 수행해 한때 ‘왕의 남자’로 불리는 호남 사나이가 있었다. 바로 임종석 전 의원이다. 또한 전남도지사직을 버리고 총리로 발탁돼 역대 최장수 총리로 불리며 범여권 대선 후보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또 다른 호남 사나이가 있다. 이낙연 총리다.
반면 대통령 출마 준비만 했지 한번도 나서지 않은 호남 사나이가 있다. 국회의장까지 지내 정계은퇴를 보이지 않게 강요받고 있다. 바로 정세균 의원이다. 임 전 의원은 전남 장흥, 이낙연 총리는 전남 영광, 정 의원은 전북 진안이 고향이다.
대중적인 지지도면에서는 아무래도 이낙연 총리, 임종석 전 의원, 정세균 의원 순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문 정권하에서 권력서열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상황을 보면 거꾸로 된 느낌이다.
일단 임 전 의원은 정 의원 지역구인 종로 출마를 기대하고 있다. 이사까지 했다. 최근에는 정 의원이 후배 임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로 했다는 ‘카더라식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실상은 아니다. 정 의원은 스스로 물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대망론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일간지에서 정 의원을 포함시켜 ‘차기 정치지도자’를 묻는 질문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비슷하게 받왔다. 5%도 안될 정도로 응답율이 미비하지만 같은 처지에 놓인 후보군을 보면 박원순, 안철수, 유승민, 오세훈, 홍준표, 심상정 등이 포진해 있어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다.
정 의원이 종로에 출마한다면 임 전 의원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교통정리를 해 임 전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는다고 해도 정 의원의 조직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래저래 임 전 의원은 정 의원에게 잘 보여야 정치적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
이낙연 총리와 정 의원은 무관한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낙연 총리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총리직을 총선전에 명예스럽게 내려놓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세종이건 수도권이건 뱃지를 달고 세를 키워 차기 당권이든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그럴려면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야 한다. 한때 김진표 의원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 총리가 장수총리가 되고 있다.
이 총리 입장에서 정 의원이 총리직을 수용한다면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다. 호남출신으로 지방에서 선거를 뛰기보다 서울에 지역구를 갖는 게 낫다. 아울러 무거운 총리직도 내려놓을 수 있고 잠재적 경쟁자인 임 전 의원을 견제할 수도 있다. 한때 여권에서 돌던 ‘총리-종로 빅딜설’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국회의장까지 했는데...” 선뜻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 총리나 임 전 의원이 몸이 달수 밖에 없다. 정 의원이 종로를 물려준다면 승패까지 책임져 줘야 한다. 종로는 보수적 색채가 강하고, 자존심이 센 지역이다. 강경 좌파는 힘들다. 임 전 의원보다는 이 총리가 외연 확대측면에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다. 당 지도부가 교통정리를 하기도 힘들다. 전직 국회의장까지 지낸 인사다. 알아서 하길 바란다. 특히 이해찬 대표는 원죄가 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 탈락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또한 정 의원이 지지도는 미미하지만 꿈을 꾸고 있다. 바로 대권 출마에 대한 꿈이다. 결국 정 의원의 선택에 따라 호남 대권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 총리와 임 전 의원의 정치적 운명도 마찬가지다. 총선이 5개월 남짓 다가온 가운데 호남 정치권이 정 의원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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