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흠 진행자 얼마 남지 않은 미국 대선 이야기를 하겠다.
황장수 미국에서 ‘많이 따라 잡았다’, ‘막판에 모른다’, ‘스윙스테이트 6개 주의 상황이 바뀐다’ 온갖 이야기가 있지만, 일단 사전투표와 우편투표가 너무 많다. 이미 4천만 표가 넘었다. 과거 2016년 당시 힐러리는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민주당에서도 샌더스 지지층의 10%는 트럼프를 찍었다 할 정도였는데, 바이든은 색깔이 없고 힘도 없어 보이지만 가만히 보면 민주당 지지자들한테 크게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바이든은 2016년 힐러리보다는 낫고, 우편투표 포함해서 사전투표의 효과가 좀 있다. 반면에 트럼프는 확연하게 그때보다는 약해졌다. 그런 부분을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봤을 때 이번에는 좀 역전이 어렵다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 메케인 보선까지 포함해서 35개의 상원 선거를 한다는데, 이번에는 민주당으로 2석 정도 더 넘어가서 상원도 어려울 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과 대통령까지 다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김능구 4년전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된 데는 샤이 트럼프가 결정적이었다. 물론 미국 선거제도의 혜택을 본 거지만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유권자 층이 역할을 했다는 건데, 이번에는 부동층 자체가 8% 정도로 전보다 반 이하로 떨어졌다, 금방 이야기한대로 힐러리에 대한 극단적인 비호감 층들이 많았던 데 비해 바이든은 백인 중산층에도 상당히 무난한 이미지가 있다는 점도 지난 상황과는 다르다. 그리고 저는 가장 큰 게 코로나 영향이라고 본다. 지난 우리 총선도 사실 코로나 선거라고 볼 수 있는데, 미국 대선도 코로나 대응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 그레이 리볼트(Grey Revolt)라고 노인층의 반란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백인 노인층이 트럼프의 지지세력인데, 대통령인 트럼프가 국가적 위기를 저런 식으로 대처하는 걸 보고 전부 다 돌아섰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래서 4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겠는가 보는데, 어떤 전문가는 더 나아가서 랜드슬라이드(Landslide)라고 표현하는 압승의 여지도 있다고 얘기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후보들의 우세지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바이든은 22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고 트럼프는 1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한다. 경합지역 선거인단이 187명인데 트럼프가 몇몇 군데를 가져가더라도 지금의 구도를 역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미 ‘우편투표가 사기다’라고 했기 때문에, 현장투표 결과가 11월 7일에 발표되더라도 그것을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한다. 승복하지 않을 때는 대법원에 가게 되는데, 현재 대법원은 공화당 성향이 우세하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만, 제가 들은 바로는 미국 군부라든지 중심적인 지배 그룹에서 그런 사태를 보고 있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 1월 20일 취임식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의 혼란은 다들 장담을 못 하더라.
차재원 저도 바이든이 승리할 거라고 본다. 그 징후가 점점 농후해지고 있는데, 드러난 행태로 보면 미국 국민들 분노의 폭발, 그건 황 소장이 말씀하신대로 사상 최대의 사전투표 행렬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 또 하나는 적전분열이다. 공화당 내 주지사들, 공화당 내 상원의원 후보들이 트럼프를 비난하고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거다. 또 하나 미국의 경제지표도 썩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도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꺾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기존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는데,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다고 보는 것 같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서 계속 보도하고 있는 게 트럼프의 세금 문제다. 그걸 보고 있으면 나중에 끝나고 나면 감방 가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을 하면서 개인적인 재산 이득을 취한 것도 계속 나오고 있고, 자기 가족들을 고위공직 임명한 거, 거짓말 한 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또 하나는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를 심각하게 느끼는 것 같다.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해서 촉발된 인종 관련된 시위, 물론 폭력적인 양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여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씨앗을 더 키운 것이 트럼프 아니냐는 비판도 상당히 있는 것 같다. 위기의식에서 득을 보는 단계를 넘어서서 감점요인이 되면서, 이 상황에서 확실하게 응징을 하지 않으면 아까 김능구 대표 말처럼 미국에 큰 혼란이 생기고, 건국 아버지들이 만들어놨던 민주주의의 기초가 다 무너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위기의식으로 인해 이제는 한쪽으로 똘똘 뭉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변수가 남아있는 3차 TV토론인데, 여기에서 트럼프 쪽에서 헌터 바이든, 차남에 대해서 노트북 게이트를 이야기하려 한다. 노트북에서 온갖 관련된 기밀이 다 나오고 했던 모양인데, 지난번 대선 때 FBI가 힐러리의 이메일을 재수사하겠다는 발표를 해서 그게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이 부분에 대해서 바이든이 곧 감옥에 간다는 식으로 몰고 나올 것 같다. 신빙성 있는 근거를 제시하냐 못 하냐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차재원 뉴욕포스트가 그걸 보도를 했는데, ‘가짜다’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일종의 예방주사를 맞았다. 나올 만큼 의혹이 나왔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모르겠다.
홍형식 4년 전 선거에서는 숨어있는 보수표라는 게 분명히 있었는데, 이번엔 지금 드러나는 여론 조사에 대부분 보수층의 표는 다 반영이 되어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선거라는 건, 전략의 대결이고 결국 어느 진영이 어떤 전략적 카드를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막판 승부를 결정짓는 것인데, 제가 볼 때 차 교수가 이야기한 만큼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위의 패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야기 나온 대로 미국의 민주주의 논쟁으로 가면 바이든이 이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건 미합중국이 중국 공산주의에 의해서 코로나와 더불어 이런 상황까지 왔느냐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어서, 결국 이와 같은 프레임 논쟁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서 대선 승부가 나지 않을까 보는데, 결과가 아주 일방적으로 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느 쪽이 이기든 큰 차이는 아닐 것 같다고 본다.
김만흠 진행자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최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무기 전시가 있었고, 우리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의 후유증도 조금 남아있는 상황인데, 미국의 선거 결과가 남북관계에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중심으로 논의해 보자.
황장수 ‘문재인-트럼프-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구도는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문 정부는 미국 선거 전에 종전선언과 전시작전권이라는 두 가지를 얻어내려고 미국에 로비를 하고 옥토버 서프라이즈도 기대했지만 다 좌절됐다. 그래서 어쨌든 한국이나 북한에게 미국 선거 자체의 의미는 없어졌다. 제가 볼 때 북한은 일단 발을 빼고 바이든이 됐을 때 대비한 도발강도를 조절하고 있을 것이고, 바이든이 되면 바로 도발을 할 거라고 본다. 단기간에 SLBM을 쏘지 않을까 싶은데, 쏜 다음에 합의를 유도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바이든이 전략적 인내라는 민주당 정책으로 복귀하느냐, 아니면 또 북한에 대한 강경책으로 나오느냐 하는 문제인데, 바이든이 트럼프처럼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 정부로서는 이후 쉽지 않은,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될 거다. 지금 미국 국무부, 국방부는 올스톱된 상황이다.
차재원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과거 오바마 행정부처럼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것인가? 저는 아마 바이든도 그것이 실패한 전략이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정책 변화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북한의 김정은도 미국의 정권교체 기간 중에 SLBM 같은 신무기를 한 번 발사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겠지만, 그것이 갖고 올 수 있는 후폭풍을 냉정하게 계산할 거다. 결국 바이든이 승리하고 난 뒤에 나올 한반도 정책과 관련된 문제들을 보고 면밀하게 판단하려 하지, 무조건 도전을 하고 나서 뭔가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거다. 이번 열병식에도 보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그렇게 자극적이진 않았다. 상당히 절제된 행동을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본다.
김능구 바이든이 승리했을 경우 민주당은 ‘전략적 인내 시즌 2’로 갈 것이라고 본다. 바이든이 강령 등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통적인 미국의 대외 스탠스를 지키겠다’, ‘동맹을 복원하고 세계에서 주류의 위치를 지키겠다’, 국제 제도를 존중하고 방위비의 압박이라든지 터무니없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바이든이란 사람은 제도에 의한 정치를 자기 신념으로 해왔다고 보인다.
북핵 관계에서는, 트럼프가 이른바 탑-다운 방식을 취했다면, 바이든은 바텀-업의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실무진들이 지속적으로 조율된 외교를 전개할 것이고, 북한도 이걸 알고 있다고 본다. 황 소장은 도발을 하고 그 다음에 협상을 할 거라고 이야기했는데, 제가 볼 때 지금 시점에서 북의 도발은 이전의 북핵 실험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지난 열병식에서 업그레이드 된 무기를 보여준 게 쏠만한 힘이 있다는 시위였다고 하면, 향후 북한도 다른 방식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일괄타결로 완전한 비핵화를 몰아붙였던 트럼프에서, 조율된 외교라는 바이든의 접근방식에 맞도록 단계적으로 타결해가는 준비를 해 나가야 된다.
김만흠 진행자 그러면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종전선언 얘기했다가 쑥 들어갔다.
김능구 단계적 타결 방식으로 간다면 남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은 그전보다 더 커질 수 있다. 탑-다운 방식으로는 사실 북미 만의 일이었지만, 단계적으로 할 때는 그 모든 절차와 과정에서 남한이 빠진 상태로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한가지, 미국이 기본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는 제기할 거다. 북한이 거기에 대한 준비도 해야 되지 않나 본다.
홍형식 제가 이후 남북문제, 북미문제의 중요한 단초로 보는 게 우리나라의 국방예산 운영과 관련된 부분이다. 현 정부는 임기 내에 국방예산을 최대한 늘리고 다음 정부부터는 증가폭을 줄인다는 기조다. 그래서 내년은 우리가 러시아보다 국방예산이 더 커진다고 한다. 제가 볼 때, 현 정부가 국방예산을 이렇게 크게 늘리는 이유는 남북문제에 있어서 우리 의사결정권을 더 강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 협박에 대응해서 미국산 무기구입이 원인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트럼프하고 바이든의 유불리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당선이 됐을 때 남북문제에 있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큰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쪽은 트럼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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