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분향소 옆 막말하는 ‘신자유연대’ 철수시켜달라”
“윤 대통령 사과? 49재까지 기다렸다...더이상 필요없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눈물 흘리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눈물 흘리는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0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국정조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질타를 쏟아내며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간담회 후 국조 특위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유가족 19명, 유가족 법률 대리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측 4명과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인 이만희, 박성민, 김형동, 전주혜, 조은희, 조수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20분간 진행됐다.

고 이지한씨 아버지인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예산안 처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결의한 거랑 국조와 무슨 관련이 있길래 ‘이거 주면 이거 할게, 이거 하면 이거 줘’ (라고 하나.) 애들 장난인가 국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조가 동네 이장회의인가.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뭐 하는 건가. 저희 희생자들이 협상 도구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간담회에 참석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한 명씩 호명하며 “제발 내일 당장이라도 국조에 복귀하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막말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이 대표는 “지금 2차 가해는 다른 국민이 하는 게 아니다. 어떻게 국힘 간판을 가진 분들은 전부 다 왜 입들이 그렇게 더럽나”라며 “김미나 시의원은 사람인가. 또 어제 국힘 내부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왜 번갈아 가며 우리들을 죽이려 하나”라며 “우리가 다 죽어야 당신들이 움직이나. 아니면 다 죽어야 그때서야 발 뻗고 잘 건가”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인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대해 “자식 팔아 장사한다는 소리 나온다. 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적었다. 지난 19일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이 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를 두고 “국가적 비극을 이용한 ‘참사 영업’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국민의힘 의원 한 명도 찾아오지 않은데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여당 의원은 왜 아무도 안왔나. 우리 아이들이, 이태원에서 희생되신 분들이 잘못한 건지 아니면 여기 국민의힘 의원들이 뭔가 도둑이 재발저린다고 뭘 무서워해서 못 오신 건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왜 안 왔나. 우리 지한이가 대표님을 좋아했었다. 왜 안왔나”라고 했다. 

현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 극우·보수단체인 ‘신자유연대’가 연일 메가폰으로 고성을 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철수 조치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김상진(신자유연대 대표) 작자는 인간이 아니다. 저희한테 계속 도발하길래 저희는 참았다. 근데 어제 ‘탤런트 지한이 새끼 엄마가 시체 팔아서 돈 벌라고 한다’고 얘기를 해서 지한이 엄마가 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대한민국 하늘 아래 있다는 것조차도 분해 죽겠는데 정치인, 경찰관들 도대체 뭐하나”라며 “수차례 용산경찰서 현장에 있는 경찰관, 정보과 형사한테 사정했다. 무릎 꿇고 빌었다.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자유연대 철수시켜달라”라며 “주호영 원내대표님 힘 있지 않나. 저희 소원 들어달라. 그 사람들 그 현장에서 없애 달라”고 절규했다. 

이 대표가 계속 울부짖자 주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 대표 곁으로 가 어깨를 어루만졌다. 이 대표도 일어나 주 원내대표 어깨를 붙잡고 “대표님 제발 부탁드린다. 우리 지한이 죽을 때 눈 못 감았다”며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 

고 이주영씨 아버지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여당 의원님들께서 저희 손을 적극적으로 잡아주실 수 알았다. 정부가 바뀌었지 않나. 새정부지 않나. 새정부면 더 적극적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고 국민들이 아파할 때 더 보듬어주고 토닥거려 줄 것으로 믿었다”며 “근데 정부나 여당이나 철저히 저희를 외면하더라.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그럼에도 여당에 계신 분들은 저희가 시민단체나 여러 반정부조직들이 결합해서 왜곡돼고 변질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말했다”며 “저희들은 정치 모른다. 저희가 어렵고 힘들 때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이 저희한테 최고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분들이 저희한테 무슨 소용이겠나. 정작 그런 것들이 염려스럽고 우려가 됐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줘야 됐지 않나”라고 했다. 

이 부대표 역시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저희 희생자가 158명 아깝게 목숨을 잃엇지만 그 가족들 500-600명이 모두 삶을 잃었다. 지금 현재 너무나 처참하고 힘들고 하루하루를 지옥같이 살고 있다”며 “그런 마음들 보듬어주지 않으면 정부가 왜 필요하고 정부·여당이 왜 필요한가. 그것을 위해 정부·여당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다른거 바라지 않는다. 저희 아이들이 어떻게, 왜, 무엇때문에 죽었는지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 부모로서 그것도 모른다면 아이들을 어떻게 쳐다볼 수 있겠나”라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국조를 해주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부대표는 “저희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면 저희들은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그러나 국조가 제대로 되지 않게끔 방해하거나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제 저희는 밖으로 나가겠다”며 “그때는 철저하게 여당에서 지금까지 얘기하던 그런 모습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2.20 [공동취재]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 아픔을 함께 이해해달라는 말씀이 많으셨고 녹사평역에 있는 분향소가 너무 춥다고 좀 따뜻하고 괜찮은 곳으로 장만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며 “국조에 참여해서 진실을 좀 밝혀달라는 부탁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만희 의원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참사 발생 50여일이 지나서 유가족 여러분을 만나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며 “유가족 분들께서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리가 마련돼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분향소 방문 계획에 대해 묻자, “지금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계획을 세운 건 없었는데 기회가 되는대로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내부 2차 가해 발언 제재 요구에 대해선 “창원시 의원과는 별개로 당 의원들 발언에 대해서는 유가족 분들을 향한 말씀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며 “유가족협의회 쪽과 관련된 여러 단체들에 대한 우려의 말씀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근데 그런 단체에 대해 유족들도 잘 모른다고 하더라. 어쨌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합동분향소 인근 ‘신자유연대’ 철수 요구에 대해선 “신자유연대라는 단체가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 않나. 우리가 설득하거나 얘기는 충분히 드릴 수 있는데 그건 제가 정확히 답변 드리기가 곤란하다”며 “어쨌든 그런 부분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유가족분들도 계셨고 장소 자체를 옮겨 주면 어떻겠냐 이런 말씀도 계셨다”며 미온적으로 답했다. 

이에 ‘설득은 해보겠다는 건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당연히 해봐야죠. 해야 안 되겠나”라고 했다.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당내 조치 진행 상황에 대해선 “도당 차원의 징계위원회에 회보된 걸로 알고 있다”고 하자 ‘중앙당 차원의 조치’에 대해 묻자 “현재까지 논의는 도당 차원에서 이뤄진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가족협의회 이종철 대표는 ‘대통령 사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더이상 윤석열 대통령 사과는 필요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 시한은 12월 16일, 49재까지였다. 더 이상 사과 따위는 필요없다. 이제는 저희 아이들을 고스란히 추모하는데 의미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장관에 대해서도 “파면이 되든 스스로 사표를 멋있게 던지든 신경 안 쓰겠다. 마음대로 사시라. 저희들도 갈 길을 가겠다”고 차갑게 반응했다. 
 
유족들은 국정조사 연장에 대해서도 요구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국정조사 연장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 드렸고 주 원내대표도 충분히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씀했고 상황에 따라 연장이 필요하면 연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만희 간사(오른쪽) 등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 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2022.12.20  ⓒ연합뉴스
▲ 이만희 간사(오른쪽) 등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 복귀를 선언하고 있다. 2022.12.20  ⓒ연합뉴스


국힘 “국조 특위 복귀 선언”

주호영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마치고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조특위 위원들의 사퇴의사를 반려하고 국정조사에 참여토록 권유했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일부터 복귀하는 것이냐고 묻자 “내일 아침부터 현장조사가 있다고 한다”며 “(국조 특위 위원들이) 수락할 거다. 제가 반려했는데 수락을 안 하면 모양이 뭐가 되나”라고 말했다.

곧이어 국민의힘 국조 특위 위원들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특위 복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의 정쟁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에 항의하며 국조 특위 사퇴 의견과 함께 이를 원내 지도부에 일임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 여러분의 애끓는 마음을 위로하고 무엇보다 유가족과의 지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권여당으로서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달라는 원내대표의 철회 권유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일방적인 국조로 인한 정쟁화를 막고 참사의 진상과 책임 규명,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라는 국조 본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국조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국조 특위는 오는 21일 녹사평 시민분향소 조문을 시작으로 참사 현장, 이태원 파출소, 서울경찰청, 서울시청을 현장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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