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대북관' 공방.. '자료 제출 부실'에 1시간 만에 정회
김 후보자, 과거 강경 발언과 거리 두는 모습.. 야 "장관되려고 전략적 변심"
청문회 자료 부실.. 野 "12년 의정 생활, 이런 경우 처음" 與 "이인영 때보다 낫다"
![김 후보자, 과거 강경 발언과 거리 두는 모습.. 야 "장관되려고 전략적 변심"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7/615229_416211_4238.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여야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극우 대북관'·'자료 제출 부실'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극우 발언을 문제 삼으며 통일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고 공세를 퍼부었으며,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시간 만에 정회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큼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극우 유튜버라고 지칭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으로서 부적합한 발언을 해 온 것을 문제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유튜브에서 '김정은 신병 이상설', 'SNS를 통한 북한·중국의 4·15 총선 개입 가능설' 등을 제기한 것을 언급하며 "극우성향 유권자들 입맛에 맞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말씀하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학자로서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란 취지로 해명하자 "학자로서 자유스럽게 이야기한 거고, 장관으로서는 (같은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 성립하냐"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년 동안 활동을 보면 교수나 학자라기보다는 극우 유튜버로서 정체성이 더 강하지 않았냐"리고 지적하자 "(자신을) 극우 유튜버라고 지칭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통일은 평화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김 후보자가 국무위원 후보자로 지명된 뒤 유튜브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이유를 묻자 "유튜브에서 한 내용을 책으로 낼 정도인데 유튜브 내용은 감출 게 뭐가 있겠냐"며 "계속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큼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가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건 "잘못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가 됐든 야가 됐든 의원들이 국회를 버리고 거리로 나선다는 건 국민적인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의회 내에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과거 보수 인터넷 매체 '펜앤드마이크'를 통해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체제 전복'에 비유하고 촛불집회를 주도한 이들은 '반(反) 대한민국 세력'으로 지칭한 바 있다. 또, 자신의 저서에서 촛불집회를 한국사회에 대한 북한의 전복 전략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 野, 과거 발언 문제 삼으며 맹공.. 김 후보자, 과거 강경한 발언과는 거리 두는 모습
반면, 여당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먼저 나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남북 관계는 적대적인 관계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은 맞서 싸워야만 한다는 것도 아니다(란 말에) 동의하시죠?"라고 물으면서 김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줬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북한 핵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된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과거 김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 "그 발언은 북한과의 핵 협상 무용론 이런 게 아니고 문재인 정부식, 매달리기식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과거 강경한 발언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북한 체제 파괴 등을 주장한 대북 강경론자가 북한과 대화·협력을 추진해야 할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의식한 모습이었다.
김 후보자는 "통일은 평화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계속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에 들어가게 되면 정부의 정책적 기조는 따라야 한다"며 과거 부정적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장관이 되기 위한 전략적 변심’이라고 비판했다.
전해철 의원은 "장관이 되기 위해 평소에 갖고 있던 가치와 철학, 사상까지 변심하면 안된다"며 "가치와 철학까지 부정하며 장관하려는 것은 아주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의원은 "말씀만 들으면 통일부 장관으로 적임자 같다"며 "학자로서 주장한 내용들과 이 자리에서 말씀한 걸 보면 그렇게 생각이 바뀔 수 있나. 장관이 되기 위한 전략적 시정인가"라고 비판했다.
■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두고 野 "12년 의정 생활, 이런 경우 처음" 與 "이인영 때보다 낫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 맞서면서 개회 1시간여 만에 정회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주식과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병적기록부, 과태료부과내역, 관세법위반내역, 건강보험료 부과내역 등 기초적인 자료도 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정상적인 진행이 어렵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자는 본인의 자료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의 신상 관련 정보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홍근 의원은 "12년 의정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후보자는 배우자와 자녀의 신상 관련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고, 본인 정보 역시 정보제공 비동의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협 의원도 "후보자는 오랫동안 유튜버 활동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유튜브 내용은 후보자의 정책 능력 소신·철학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라며 "유튜브를 폐쇄했다고 하는 것은 검증을 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인사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이인영 전 장관도 청문회 당시 자료제출이 미진했다며 반박했다.
김석기 외통위 여당 간사는 "이번에 오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서 후보자는 공식요구자료 1022건, 서면질의 자료 1124건 해서 총 2146건의 자료를 후보가 제출했다. 제가 따져보니까 권영세 장관 때 비해 자료제출 건수가 1.9배 많았다. 그리고 이인영 장관 때 제출한 자료보다는 2.5배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이인영 전 장관이 청문회에서 아들의 병역 면제·유학 체류비 의혹, 배우자 재직 재단의 서울시 지원 특혜 의혹 관련 당시 야당이 요구한 자료들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지만 청문회가 진행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태영호 의원은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가 기본적인 자료고, 이게 없으면 인사청문회 자체를 못한다는 건 좀 과도한 요구"라며 "김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을 여기서 직접 질문하고 후보자는 성실하게 답변하는 식으로 인사청문회는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김상희 "은폐하고 싶으면 사퇴하라".. 이원욱 "뒤가 구린 게 많으신 것"
민주당은 이후 재개된 청문회에서도 김 후보자의 서울 은마아파트 등 부동산 거래 세부내역, 유튜브 채널 경비 세부내역 등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자는 1998년 은마아파트는 전세금에 더해 은행 대출을 받아 구입했고 유튜브 채널 관련 세금은 성실히 납부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자료는 너무 오래됐거나 제3자가 얽혀 있어 제출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상희 의원은 "그렇게 자료도 내고 싶지 않고 숨기고 싶고 자기 신상에 대해서 모든 것을 은폐하고 싶으면 사퇴하시면 간단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은 김 후보자가 유튜브 사무실 임대 계약서를 '제3자 정보를 가리고 여야 간사에게만 비공개로 제출하라'는 제안도 거부하자 "뒤가 구린 게 많으신 거죠"라며 "지금 굉장히 많이 꺼리고 숨기고 싶은 게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중에 청문회를 진행하던 김석기 의원이 "(과거) 개인정보라든지 법률상 제출 의무가 없는 자료는 제출 안 한 경우도 많이 있다"고 엄호하자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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